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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살풀이(상)
-120년 전과 너무 비슷하다-
강 병 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지금 한민족은 마지막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고개를 잘 넘으면 평화롭게 광명의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되겠지만, 넘지 못하면 사상 유례가 없는 참화를 겪게 될 것이다.
참으로 간절한 마음, 천지신명님께 기도하는 마음, 천지굿, 천지살풀이를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1894, 갑오년 여름...
2014, 갑오년 올해로부터 120년 전 이맘때인 1894년 7월 25일, 조선의 아산만 풍도에서 일본군은 청나라 함정을 공격해 1200여명의 청군을 수장시키고, 이후 1년여의 전쟁 끝에 일본은 전쟁에 승리하여, 그때까지 지속되어 오던 중국의 패권은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름하여 '청.일전쟁'...
이 전쟁으로부터 중국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일본은 한반도의 강점과 함께 동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해나가게 된다. 대륙 침공, 동남아 침공, 태평양전쟁...
그로부터 120년 뒤인 2014년. 중국은 G2라는 거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동아시아에서의 패권을 다시 회복하려 하고 있고, 일본은 이에 대응하여 다시 노골적인 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당장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그동안 급속도로 늘어난 한.중 양국의 경제교류를 바탕으로, 청일전쟁과 임진왜란까지 거론해가며, 과거 양국의 협조관계를 복원하고, 항일전쟁 승리와 광복 70주년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치르자면서 한국을 중국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2014년 7월 3일과 4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헤정부는 그런 중국과 함께 끈끈한 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중 정상회담 바로 이틀 전 2014년 7월 1일 일본의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여 일본은 또다시 스스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그리하여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날로 세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중국,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에 이어, 결국 동북아에서의 군비경쟁의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다. 일본 우익 세력은 “중국과 제2의 청일전쟁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말까지 거리낌없이 내뱉고 있다.
2014년 올해는, 1894년, 한반도를 가운데 두고, 미국.러시아.유럽이 관여하고, 중국과 일본이 한 치 양보 없는 승패를 겨루었던 당시의 상황과 너무나 닮아 있다.
2013년에 이미 미국은 도쿄에서 열린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승인하여, 동맹국 방어를 명분으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고, 방위비 증액, 북한 핵에 대한 한.미.일.호주의 공동대응, 센카쿠 분쟁의 일본 입장 지지 등을 천명했다.
오바바 정부는 경제 위기로 인해 군비증강이 어려워지자, 날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그동안 묶어 두었던 전범국 일본의 재무장과 전쟁 참여를 가능하도록 해 준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과거 여러 나라에 큰 피해를 주었고, 아직까지 반성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야만스런 사냥개를 풀어 놓은 것이다.
전통적인 역내 동맹관계도 흔들리면서 동북아시아 정세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미·일을 한축으로 하고 북·중·러를 또 다른 한축으로 하는 남·북방 삼각동맹은 그동안 전형적인 세력구도로 인식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열강이 으르렁대는 상황에서 청일전쟁·러일전쟁의 전쟁터가 된 끝에 식민지로 전락한 상처를 안고 있는 한반도로서는 끓는 가마솥과 다름없는 주변정세가 달가울 수 없다. 아베 일본 총리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활짝웃으며 악수하고 있는 장면.
그러면서 미국은 한편으로는 한국에 대해 한.중간의 관계 강화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속적인 경고와 압박을 가해오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 박근혜정권 등장 이후, MB정권까지 잘 진행되던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에 갑작스런 위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데, 이는 박근헤정권이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며 동북아시아에서 다자간 중재자로서의 외교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박근헤정부와 중국간의 밀착을 견제하기 위해 국무장관과 부통령까지 방한하여 모종의 협의를 했지만 결과는 별로였고, 나중에는 오바마까지 한국을 방문하여 세월호사건 위로의 제스추어와 함께 한국정부를 설득하지만, 그마저 신통하지 않아, 새 주한미대사를 한참 등급이 낮은 관리로 임명하는 식으로 불만을 표출하게 된다. 그러면서 10월까지 한.미.일 군사동맹을 완결하도록(한.일군사협정까지 포함해서) 여러 차원으로 재촉을 하고 있다.
지금 동북아의 형세는, 미국과 중국이 국익과 패권을 두고 벌이는 한 판 큰 소용돌이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은 미국에 의해 사방으로 고립된 현재의 상태를 뚫고 나가기 위해, 뒤로는 러시아와 협조하면서, 앞으로는 어떻게든 한국을 한.미.일 공조에서 빼내어 우방으로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고(그만큼 급박한 상황이기에 혈맹인 북한조차 뒤로 미루고 한국부터 먼저 찾아온 것임), 미국은 동북아에서의 패권 유지에 일본의 군사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다, 한.미.일 공조에 실패하면 기본구상 자체가 흔들리게 되므로, 어떤 식으로든 한국정부를 압박하여 자기들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 할 것이다.
여기서 장차 동북아의 정세는 제2차 청.일전쟁의 가능성에다, 미.중전쟁의 가능성까지 겹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독자적으로 생존할 만한 힘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 있지 않으면, 어느 괴물한테 당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다시 120년 전, 1894년으로 돌아가보자.
당시의 동북아 상황, 한반도 상황은 오늘날의 상황과 본질적으로 빼닮아 있다.
각국이 자국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던 120년 전의 상황은, 소련 및 동구 공산주의의 붕괴 이후 그동안의 이념적 연대가 해체되면서, 다시 노골적인 자국 이기주의로 돌아선 작금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18세기 중엽 일본은 미국의 페리 함대에 의해 개항하여, '미일화친조약'을 맺은 후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키며 경제.군사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일본은 미국이 일본에 한 것처럼, 운양호를 몰고 와 조선과 '강화도조약'을 체결하고 조선을 강제 개국하게 하는데, 그 후 개화파가 득세하여 신식군대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차별에 불만을 가지게 된 구식군대가 '임오군란'이란 반란을 일으킨다. 그 과정에서 '흥선대원군'과 대립하던 '명성왕후'는 청에 원병을 요청, 3천명의 청군이 들어왔고, 일본도 자국민 사망배상을 요구하며 제물포조약을 체결하는등, 이때부터 청.일은 본격적으로 조선에 개입하게 된다.
이후 청이 프랑스와의 전쟁과 국내문제 등으로 조선에 대해 관심이 약해진 틈을 타, 일본 메이지유신을 모델로 조선의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모색하였던 김옥균의 '갑신정변'이 있었으나 3일만에 실패하고, 이후 한반도에서의 청.일의 각축전은 더욱 심해졌다.
1894 갑오년, '탐관오리의 척결'과 '새로운 세상의 건설'이라는 기치로 '동학혁명'이 일어나 전국적인 봉기로 확산되자, 명성왕후는 또다시 청에 진압군을 요청하고, 일본도 자국민보호라는 이유로 군대를 파견하여, 이듬해까지 2년여에 걸쳐 조선 각지의 수많은 동학인들이 정부군과 일본군에 의해 학살을 당하였다. 한양인구가 20~30만 정도였던 당시, 우금치전투에서만 5만명, 전국적으로 30만에서 40만의 엄청난 인명의 죽음... 뒤이어 일어난 청.일전쟁... 그때부터 조선의 국운은 급속히 내리막길을 달리게 되었다.
청일전쟁 당시 전투 장면
일본군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청.일전쟁 결과, 일본이 승리하여 '시모노세키조약'과 함께 청나라는 조선에서 완전히 배제되었으며, 일본은 조선에서의 패권을 굳히고, 이후 명성왕후 시해사건까지 일으키게 된다.
그 후 일본은 영국과의 동맹 등에 힘입어 러.일전쟁에서도 승리한다.
일본은 이어 미국과 이른바 '카쓰라-태프트 밀약'으로, 미국은 필리핀을 지배하고, 일본은 조선을 지배한다는 밀약을 서로 승인하게 된다.
이후 전개되는 격동의 역사...
1909 안중근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처형, 1910 한일합방, 1914 1차세계대전, 1929 세계대공황, 1937 중.일전쟁, 1939 2차세계대전, 1941 진주만공습, 1945 원폭 투하 및 일본 항복, 그리고 해방...
이상 개략적인 역사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지금 각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사활을 건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데, 말이 좋아 외교전이지 총성 없는 전쟁이나 마찬가지이고, 현재의 추세를 볼 때, 총성 있는 전쟁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여진다.
미국은 재정문제로 시달리는 등, 예전 같이 독자적으로 세계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동북아에서 일본의 힘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동아시아 각국이 화평하지 못하고, 서로를 견제하며 대립.충돌하는 양상이 유지되어야, 그들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기에, 일본이란 야만적인 나라에게 다시 총을 들리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도발과 핵개발을 빌미로 이 지역에서의 주둔과 중국에 대한 견제를 해 올 수 있었는데, 그 정도만으로는 버거울 정도로 중국의 힘이 커지는 바람에, 이제는 일본까지 재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있었던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에서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승인해 준 것은 흡사, 미국이 필리핀을 지배하는 대신 일본은 조선을 지배할 수 있도록 상호 승인했던 '카쓰라 패프트 밀약'을 떠올리게 한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일본 대신 한국에 진주하게 된 미국은, 6.25전쟁이 터지자(전쟁 자체가 미국 등 강대국들의 2차 대전 후 경제부흥을 위한 기획이었다는 말도 있지만) 이 지역에서의 그들의 이익과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결코 변방의 가난한 나라 한국을 도와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 군대와 유엔군까지 동원하여 막대한 인적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곳을 지키게 된다.
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냉혹하고 교활한 전략전술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일본은 헌법을 임의로 해석하여, 올해 7월 각의에서 '집단적 자위권'을 통과시켰는데, 주 타깃은 결국 한반도에서의 군사개입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보듯이 그들은 '동맹국 보호' 또는 '자국민 보호'를 구실로 얼마든지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오랜 경기 침체로 내부적 어려움에 처해 있고, 밖으로는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대국이 부상하여 패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한국마저 노골적으로 중국일변도의 외교로 돌아서고 있어, 나름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있다. 게다가 후쿠시마 대지진과 원전사고의 후유증은 이미 일본이라는 나라의 명운이 다 할 정도로 치명적이라 하니, 그들로서는 아마 죽느냐 사느냐 할 정도의 상황일 수도 있다. 여기에 언제 터질지 모를 대규모 지진이나 화산폭발, 추가적인 원전사고가 또 한번 일어나게 되면, 그때는 아마 일본인들은 열도를 탈출하여 보트피플로 떠돌아야 하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은 어쩌면, 과거처럼 단순히 동아시아의 패권 추구 정도가 아닌, 살아 남기 위한 생존의 본능까지 더하여 다시 군사대국의 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연재해에 취약한 열도를 탈출하여, 보단 안전한 한국이나 중국 등 내륙으로 이주할 것 까지도 염두에 두고...
만약 그렇다면 일본은 처음부터 판단을 그르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에게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여 우호 선린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 국토가 위험에 처할 때, 이웃나라의 구원의 손길도 기대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게도 그들은 또다시 과거처럼 군사력으로 밀고 나가는 길을 택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실패하게 될 것이다. 주변 나라들이 과거처럼 부실한 나라가 아니고, 남한도, 북한도, 중국도 모두 나름대로 막강한 나라들이 되어 있는데...
아마도 일본은 남북전쟁이 다시 일어나길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상태로는 과거처럼 일방적인 정복은 어렵지만, 만약 남한과 북한간에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자국민보호를 구실로 자위대를 한반도에 들여보낼 수 있을 것이고, 전쟁이 격화되어 한반도가 초토화되면 일본은 쉽게 한반도를 접수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잘 하면 한반도 전체를, 아니면 미국, 중국 등과 함께 분할하여...
현재 동북아에서의 외교적 고립에 처해 있는 일본은 그 돌파구로 북한과의 교섭을 서두르고 있다. 경제난에 처해 있는 북한을 상대로 달콤한 미끼를 내 놓으며 열심히 접근 중인데, 북한은 일본의 속내를 잘 판단하여 활용은 하되 말려드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한다, 일본은 절대로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남한과 북한이 대립 끝에 끝내 충돌하여 전쟁으로 가게끔 할 수 있다면,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리 할 수 있는 저열한 속성을 가지고 있음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과거를 돌아보면 일본은 항상 한반도의 내부 분열을 부추기고 이용해 왔다. 대원군과 명성왕후의 분열, 개화파와 보수파의 분열, 좌파와 우파의 분열, 지금은 그런 분열의 극대화인 남한과 북한의 분단을 교묘히 역이용할 방도를 찾고 있을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으로부터 포위 당해 있는 상태를 뚫고 나가기 위해, 남한과의 관계 증진을 밀어부치고 있지만,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면, 틈만 나면 조선을 침략하여 예속시키고자 부단히 시도해 왔다. 지금도 과거 강대했던 고조선과 고구려를 자국의 역사로 둔갑시키는 역사조작을 계속 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좋은 관계는 유지하되, 지나치게 친중국 일변도의 정책으로,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망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돌아가신 도학계의 큰 스승 봉우선생께서는 때가 되면 중국은 지역별로 여러 나라로 갈라지게 되는데, 그때 동북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고토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언을 남긴 바 있다. 크게 내다보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지금은 120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는 역사의 변곡점, 우리는 어떻게 하여 그동안 외세에 휘둘리고 짓밟히게 되었는지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또다시 처절한 망국의 역사를 되풀이한다고 하였다.
무엇이 잘못이었는가?
첫째는, 세상 돌아가는 판세를 읽지 못하고 뒤늦게 움직임으로서 근대화의 기회를 놓쳐버린 뼈아픈 대목이다.
둘째는, 부귀와 권세에 눈이 멀어 나라와 민족은 팽개친 채, 자신들의 영달만 추구한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층... 당시 명성왕후를 구심으로 하는 민씨 일가의 전횡과 전국적인 탐관오리들의 수탈과 폭정으로 민초들의 삶은 고난과 절망에 빠져 있었다.
셋째는,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 나라를 사분오열시키고, 외국의 군대를 끌어들여, 새 세상의 건설을 외치며 일어선 자기 나라의 수많은 백성들을 죽음으로 내 몬,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 명성왕후의 죽음은 법적으로는 일본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본인으로선 나라의 지도층에 있는 자로서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죄악에 대한 응보이기도 하다.
여기서 지금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 보기로 하자.
지금 우리는 흡사 120년 전에 있었던 역사의 데자뷰를 보고 있는 것처럼,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자국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외세 열강들의 움직임은 이미 고찰해 본 그대로다.
그런데 우리의 내부적인 모습조차 그때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고 우왕좌왕하는 정부...
여와 야, 동과 서, 좌와 우, 남과 북으로 분열된 사회...
국민 통합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기득권만 추구하는 지도층...
널리 인재를 구하지 않고, 연줄에 따라 자기 편만으로 꾸리는 인사...
무능과 부패를 일소하지 못하고, 적폐에 묻혀 헤어나지 못하는 관료들...
IMF로 나라 살림이 거덜나고, 양극화에 중산층은 무너져, 경제난에 허덕이는 수많은 국민들...
중심을 못잡고, 이 나라, 저 나라에 휘둘리는 외교...
자주적 국방력을 갖추지 못하고, 외국군대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
탐욕에 빠져 타락한 기성종교들과 신흥종교들...
다행히 우리에게는 몇 가지 희망적인 사항이 있다.
하나는, 지금의 상황을 비춰볼 수 있는 120년 전의 경험이다. 지난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의 난국을 헤쳐나가는 지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분단상황이다. 남북으로 분단되어 각자의 체제로 굳어져 있기에, 역설적으로 주변 강국 어느 나라도 쉽게 옛날과 같은 전략을 쓸 수 없게 하고 있다. 게다가 남한은 경제강국이고, 북한은 군사강국이 되어 있다. 120년 전과는 다른 게임이어서, 누구도 일방적으로 밀어부칠 수 없고,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느라 속절 없는 세월만 흘려보내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오히려 남북한을 지켜주는 섭리로 작용하고 있어, 남북한이 지혜를 모아 협력하면 얼마든지 주변 강국들을 리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지금은 지나간 과거시대와는 진동수가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시대는 분리와 대립의 패권시대여서, 일단은 돈 많고 힘 센 나라가 유리했지만, 지금부터 펼쳐지고 있는 새 시대는 조화와 통합의 시대로, 사랑과 평화로 온 세상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나라에 우주의 힘이 실리게 되어 있다.
이런 점들이 120년 전과 오늘을 다르게 만든다. 드러나는 모양은 비슷해 보이지만, 우주는 이미 시대의 주파수가 달라져 있어, 우리가 정신만 제대로 차리면 120년 전과는 반대로 역사의 주체로서 나아갈 수가 있다. 가운데 있기 때문에 강대국들의 힘의 완충지대로 전락하는게 아니라, 가운데 있기 때문에 오히려 주변 강대국들을 하나로 조화하고 통합하여 이끌고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잘 잡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역사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쳐도, 지도자와 국민의 마음 속에 '주권', '통합', '소통', '신뢰'가 살아 있고, '지혜", '균형', '유연성'이 발휘된다면, 과거처럼 한스런 일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한민족이 넘어야 할 마지막 '아리랑고개'도 거뜬히 넘어, '광명'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을 가지자!!!
(하편으로 이어짐)
출처: http://cafe.daum.net/sinmunmyung/hNoN/228 (신문명)
첫댓글 좋은 깨우침 감사합니다.
여러 동지님들과 '아리랑고개' 함께 함에 감사합니다. ^^
분석을 참 잘 하셨네요
우리 함게 일군으로 나가야죠 ^^*
오랜만에 뵙네요^^
이미 진동수차원에서 함께 하고 있다고 봐요. 화이팅 합시다.!
지도자와 국민의 마음 속에 '주권', '통합', '소통', '신뢰'가 살아 있고.... 될까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맞습니다.
시간이 약인데, 우주 진동수가 달라져, 바로 그 약의 시간이 코 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아주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