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1장 쫓아내지 못하였으므로 ...
---(팟캐스트 방송)---
http://podbbang.com/ch/10726?e=22389177
---(감우(甘雨) 라디오/TV)---
http://gamwoo.tv/천수답의-새벽묵상-사사기1장/
사사기를 누가 기록하였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혹자들은 사무엘이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누가 되었던지 간에 사사기의 역사는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기록된 것이다. 사사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삿 1:1)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여쭈어 이르되 우리 가운데 누가 먼저 올라가서 가나안 족속과 싸우리이까
여전히 산지와 평지에는 가나안 족속들이 남아 있었고 저들도 자신들의 터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죽기 살기로 버텼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런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다. “가나안 족속이 결심하고 그 땅에 거주하였더니“(삿1:27b)
때론 한두 지파가 연합전선을 구축하였지만 대부분 각 지파에 분배된 땅으로 나아가서 자신들의 거처를 구축하기 위하여 남아 있는 가나안 족속들을 스스로 물리치고 터전을 잡아야 하였다. 하지만 사사기1장에서만 “좇아내지 못하였더라”는 구절이 9번이나 기록되었다.
(삿 1:19) 여호와께서 유다와 함께 계셨으므로 그가 산지 주민을 쫓아내었으나 골짜기의 주민들은 철 병거가 있으므로 그들을 쫓아내지 못하였으며
(삿 1:21) 베냐민 자손은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지 못하였으므로 여부스 족속이 베냐민 자손과 함께 오늘까지 예루살렘에 거주하니라
계속되는 실패의 기록들은 향후 사사기 역사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예견 가능한 복선처럼 들린다. 어떤 경우는 쫓아내지 못하였고 어떤 경우는 쫓아내지 아니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건 쫓아내지 못한 그들은 언젠가 저들의 옆구리의 가시가 되고 저들이 믿는 신들은 이스라엘의 올무가 될 것이었다.
마음속에 남겨 둔 죄는 단 하나라도 그것이 마침내 올무가 되고 가시가 된다. 교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우리가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세속적인 것들은 손톱 밑에 가시처럼 언젠가는 우리를 괴롭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약할 때는 노역자들이 되겠지만 때론 오히려 강해져서 지배자들이 될 것이다. 죄라는 것도 처음에 선택할 때는 마치 내가 선택하고 버릴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습관이 되고 강력해지면 오히려 우리를 지배하는 존재가 된다. 우리가 죄의 종이 되는 것이다. (요 8:34)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랬다. 그들이 쫓아내지 못한 주변국들이 결국 저들을 공격하여 지배하고 괴롭혔다.
하지만 사사기의 역사가 꼭 실패의 역사만 기록된 것은 아니다. 그들의 실패는 또 다른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방편이 되기도 하였다. 인간의 실패를 회개의 역사로 이끄는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의 기록이 사사기이기도 하다. “그것은 반복되는 죄와, 계속하여 새로운 구원의 방법을 고안해 내는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이다.”(성경주석, 삿)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절대적인 완전에 도달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영역 안에서만 그분을 의지함으로 상대적으로 완전할 뿐이다. 상대적 완전이란 끊임없이 완전에 대한 굶주림, 모자람이 상존한 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 우쭐하지 않고, 절대 자랑할 수 없다. 계속해서 배고프고, 더 갈급해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죄인의 완전이란 회개의 깊이와 비례한다.
때론 그런 생각을 한다. 내 안에 존재하는 여전한 불안함과 부족함이 나를 더 주님께 의존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실수하고 잘못하는 나를 볼 때마다 “너는 예수 없이 살 수 없는 존재구나”하고 자신의 위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실패의 기록인 사사기는 오히려 은혜의 책이기도 하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허점투성이인 내 삶을 오늘부터 사사기의 두루마리 위에 올려놓고 하나님이 주시는 음성에 귀 기울여 봐야겠다.
하나님 아버지!
아직도 끝내지 못한 숙제를 남겨 둔 것처럼
개운치 않는 우리의 삶에 오로지 주님 한분만 모시면 말끔히
해결되는 사실을 사사기를 통해 배우고 싶습니다.
세상의 이런저런 유혹에 물들고 넘어져서 만신창이가 된 영혼들을
어떻게 구원하시는지 그 역사를 읽어 나가게 하시고
우리들의 삶에 바르게 적용하여
주님의 명령을 청종하며 사는 즐거운 자유가 있게 하소서
주님께 더 가까이
주님을 거 간절히 사모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