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울한가요? 책 읽고 밝게 웃으세요
정신과 전문의 추천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
선정위원 3인 좌담
“책 몇 권 읽는다고 마음의 병이 치료되는 건 아니죠. 하지만 기초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질병을 이겨낼 수 있듯이 독서도 마음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2008 책 읽는 대한민국’의 세 번째 시리즈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이 28일 문을 연다. 최근 인기 연예인이 우울증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한국 사회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부각되고 있어 정신과 전문의가 추천하는 정신건강도서 30권을 골랐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 소속된 의사 3000여 명이 직접 선정한 책들을 선보인다.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전문의들이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마음의 병을 고치고 행복을 찾아가는 데 길잡이가 될 만한 책들을 추천했다.
이 시리즈에 맞춰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는 전문의 3명이 도서 선정 배경과 목적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신영철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와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과 교수, 이명수 서울시광역정신보건센터장이 참석했다.
▽신영철 교수=먼저 시리즈 의의부터 얘기해 보자. 정신건강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막상 제대로 대처하는 이는 많지 않다. 한국 사회도 우울증 등으로 자살하는 이의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남의 얘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이번 시리즈가 정신건강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바란다.
▽이명수 센터장=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다가갈 필요는 없다. 정신질환에 대한 자신의 무지를 깨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가볍게 생각을 바꾸고 생활습관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이번 책들은 그런 일상생활의 전환점이 되어줄 것이다.
▽이동우 교수=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6년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보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트러블을 한 번이라도 겪은 국민이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하지만 치료율은 불과 11.4%에 그친다. 감기에 걸리면 곧장 병원을 찾으면서 정신건강 문제는 90% 정도가 그냥 방치한다는 뜻이다. 마음의 병도 신체의 병만큼 치료가 필요하다.
▽이 센터장=자연스러운 접근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리즈 책을 고르면서 크게 4가지 면에 주목했다. 먼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불안 분노 등을 제어하는 ‘감정 다스리기’, 자신을 돌아보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하는 ‘자기 사랑하기’, 가정과 직장에서 대인관계를 푸는 ‘타인과 소통하기’, 마지막으로 마음을 다스려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인 ‘행복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선정했다.
▽이 교수=물론 책만 읽는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헬스클럽에서 몸 만드는 일에는 집착하면서 왜 마음의 건강 훈련은 내버려두나. 정신건강 역시 관심을 갖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얻어진다. 이번 책들은 그런 기초 투자가 될 것이다.
▽신 교수=스트레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부적 요인의 스트레스와 내부적 요인의 스트레스. 외부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대처가 어렵지 않다. 요인 자체를 없애거나 해소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는 내부 스트레스다. 현대인들은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인색하다. 책을 읽는 행위는 그런 자아 성찰의 기회를 준다. 특히 경쟁·성취 지향적인 사회에서 자존감에 상처받기 쉬운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 센터장=이번 시리즈는 치료하는 의사라기보다 좋은 친구의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혼자서 고민했던 문제를 들어주고 충고하는 오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함을 느끼는 분들은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길 바란다. 마음의 병도 오래 묵힐수록 깊어진다. 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이 교수=꼭 이번에 소개된 책들이 아니더라도 독서 자체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지녔다. 실제로 신경정신과에도 불면증 치료법으로 가벼운 독서를 많이 권장한다. 현대사회는 TV나 인터넷 등 뇌기능에 너무 자극적인 도구가 많다. 하지만 독서는 그 자체로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게 한다. 하루에 10∼20분이라도 그런 시간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신 교수=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신건강은 자기 혼자 끙끙 앓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 닥친 문제다. 마음을 열고 관심을 가지면 행복은 멀지 않다.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은 그 출발이 될 것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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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 1번책 불안의 저자 이름이 웃기네요..알랭 드 보통....형이름은 알랭 드 곱배기...ㅋㅋ
알고보면 정신과의사들 지들이 정신과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