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서현 2단(오른쪽)이 최정 9단에게 첫 승리를 거두고 크라운해태배 16강에 올랐다. 최정은 85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강자이다.
2020 크라운해태배 본선 토너먼트 1회전
한승주는 디펜딩 챔피언 송지훈에게 승리
새해를 맞은 국내 바둑계가 벽두부터 이변의 연속이다. 전날 KB리그에서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96위 문민종 3단에게 이변의 희생양이 됐고, 4일에는 85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여자 13위 허서현 2단에게 잡혔다.
허서현 2단은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 크라운해태배 본선 1회전에서 최정 9단을 맞아 161수 만에 불계승했다. "약간의 느슨함은 있었지만 큰 실수 없이 좋은 내용을 보여주었다"는 백홍석 해설자의 평이 있었다.
▲ 강적을 꺾고 대회 첫 16강으로 올라선 허서현 2단.
대마 공격으로 극단적인 승부를 건 최정 9단에 대해서는 "상대가 복잡한 전투를 피하면서 안정적으로 두니까 조급함이 동하면서 무리수가 나왔다"며 "형세판단을 잘못했는지 몰라도 물러서면 반집승부였다"고 해설했다.
공격을 받았지만 허서현 2단의 흑대마는 잡힐 돌이 아니었다. 1시간 30여분 만의 종국. 최정 9단은 18년과 19년에 1승씩 거둔 바 있는 허서현에게 첫 패점. 또한 1월 1일 KB리그에서 원성진 9단에게 패한 데 이어 새해 들어 2패째를 안았다.
▲ 새해를 2패로 출발하고 있는 최정 9단. 지난 5년간 여자기사 다승 1위를 차지해 왔다.
허서현 2단은 크라운해태배 첫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는 문유빈-김채영 전의 승자를 만난다. 2018시즌에는 불참하기도 했던 최정 9단은 세 번 모두 32강에서 멈췄다. 여자기사를 상대로 이어온 17연승도 끊어졌다.
이어 열린 젊은 강자 간의 대국에서는 랭킹 27위 한승주 7단이 23위 송지훈 6단을 155수 만에 불계로 꺾었다. 두 기사는 프로 활동을 함께하고 있는 기간이 6년이나 됐지만 이번이 첫 대결이었다.
▲ 같은 날 열린 또 한 판에서는 한승주 7단(오른쪽)이 전기 우승자인 송지훈 6단의 이름을 대진표에서 지웠다.
송지훈 6단은 디펜딩 챔피언. 앞서 전전기 우승자인 박하민 8단이 탈락한 데 이어 역대 우승자들이 32강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한승주 7단은 상대전적에서 2승으로 앞서 있는 13위 설현준 6단과 16강전을 벌인다.
2017년에 닻을 올린 크라운해태배는 만 25세 이하(이번 기는 1995년 이후 출생) 기사들의 경연장. 참가 자격을 가진 기사 중 신진서 9단,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우승상금은 3000만원.
▲ "계속 만만치 않다가 중앙을 들여다본 수가 실수여서 백이 응징했으면 나빠질 뻔했다"는 국후의 허서현 2단. "마지막에 백이 상변을 받아놓았으면 엄청 미세했다"는 감상도 전했다.
▲ 한승주 7단은 톡톡 튀는 기풍의 천재형 기사이다.
▲ 송지훈 6단은 전기 크라운해태배에서 입단 후 첫 우승을 이뤘다.
▲ "이길 줄 몰랐는데 너무 좋고요, 다음 판까지 이겨서 이변을 만들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