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노천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기던 관광객들이 난데 없는 물총 세례를 받았다. 2800명 정도로 불어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항의시위 참가자 일부가 관광객들에게 물총을 쏘아대며 "집에 가라"고 외쳐댔다.
시위 참가자들은 바르셀로나 거리를 점령하고 치솟는 전세가 때문에 이 도시가 "살 만하지 않은" 곳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영국 BBC가 입수해 다음날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시위대원 일부가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쏘며 "집에 가라"고 외쳐댄다. 시위에는 150개 이상 시민단체가 참여했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레스토랑과 호텔에 출입 금지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지중해 기후에다 독특한 문화에 매혹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다. 지난해 바르셀로나를 찾은 관광객은 1560만명, 주변 일대까지 포함하면 2600만명 가까이 된다고 바르셀로나 관광감독청은 밝혔다. 몰려드는 관광객들은 바르셀로나 경제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해주는 것은 물론인데 주거비를 상승시키는 정반대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와 수도 마드리드 같은 관광 도시들의 임대료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달 18%나 상승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에 "우리 시가 관광객을 위한 도시로 전락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시민들을 위한 도시이며 관광객들을 모시는 도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는 레스토랑이나 호텔은 돈을 벌어 좋겠지만 일부 주민들은 "살아가기에 충분한 돈이 없어 아주 곤란한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민은 AFP 통신에 "관광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데 여기 바르셀로나에서 우리 시를 살 만하지 않은 곳으로 만든 관광 과잉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바르셀로나 시장, 시 경찰청, 관광청 등의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관리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오버투어리즘을 제한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지난 4월 관광세를 올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달 단기 임대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우메 콜보니 시장은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하루 아침에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로 우리는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해에도 많은 관광객들을 한꺼번에 쏟아지게 만드는 크루즈 유람선들이 터미널들 가운데 한 곳에 정박하지 못하게 막았다.
Anti-tourism protesters soak diners with water pistols in Barcelona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