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30. 쇠날
[맑칠무산 몸놀이한마당의 부활]
네 학교(맑은샘, 수원칠보산, 무지개, 산울) 어린이들이 과천 관문체육공원에 모였다. 몸놀이한마당이다. 나는 연수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보내준 사진으로만 보니 많이 아쉬웠다.
네 학교 모두 올해 대안교육기관법에 따라 경기도교육청 등록대안교육기관이 되었다. 코로나로 3년만에 다시 하니 정말 오랜만이다. 2013년 수원 만석공원에서 세 학교가 할 때가 떠오른다. 처음 두 학교로 시작해 세 학교가 번갈아가며 주최하다 네 학교가 되었다.
큰 변화는 역시 사람이다. 과거 250명에서 300여명이 모였는데 이제 150여명이다. 학생과 교사 수가 줄어든 까닭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둘레 환경 변화에 따라 대안교육기관 신입생도 감소하고 있다.
어쨌든 함께 하는 놀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신발던지기, 줄다리기, 달리기로 신나게 노는 풍경이 참 보기 좋다.
2022. 9. 29. 나무날
[과학관 나들이]
과학관에 간 어린이사진이 텔레그램 방에 올라왔다. 과천과학관은 가까워서 자주 가는데 이번에는 특별한 초대로 갔다. 과학관에 참여하는 공모사업 덕분이다. 노학섭 선생님이 애를 쓴 덕분에 어린이들이 재미난 수업을 한다. 연수로 함께 하지 못한 터라 그 재미가 그립다.
2022. 9. 28. 물날
[어린이 장터의 뜻]
해마다 두 차례씩 열리는 어린이장터는 교과통합이 일어나고 즐거움이 넘친다. 연수로 사흘동안 학교에 없는 터라 과거에 쓴 어린이장터의 뜻을 다시 읽는다.
장터
장터에 가면 눈과 귀와 입이 즐겁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르지만, 어쩌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겐 사람들의 웃음소리, 먹을거리, 볼거리, 사고 팔 물건들, 흥정하는 사람들, 푸짐한 인심이 있다. 맑은샘학교 어린이 장터도 그렇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먹을거리가 가장 인기가 많은데, 아무래도 집에서 미리 재료를 챙겨주고 만들어주신 부모님들 도움이 크긴 하다. 어린이장터 물건 사는 재미는 참 좋다. 말하지 않았는데도 먼저 깎아주고, 좀 깎아달라면 바로 깎아준다. 보통은 흥정을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마음이 따듯하고 정직하고 동정심이 많은 어린들이라 그렇다. 장터에서 번 돈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는데, 역시 기부하는 사람이 얼마를 기부할지 정해서 넣는다. 남은 돈을 모두 다 기부통에 넣는 어린이가 많고, 쓸 데가 있는지 얼만큼 나누어 기부하는 어린이도 있다. 모두 자기 뜻대로 정하지만, 물건을 사고 팔며 생긴 돈은 모두를 위해 쓸 몫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배우고 한마음이 된다. 고마운 마음이다. 개인 욕심을 부리지 않고 모두를 위해, 더욱이 장터에 내놓은 물건들은 부모님 정성임을 알도록 이야기를 자꾸 나눌 필요가 있다. 돈 벌려는 장터가 아니라 모두가 어울리고 기뻐하는 장터이자, 기분 좋은 나눔과 장터를 여는데 도움주신 부모님들과 물건을 만든 노동자, 농부들을 함께 생각하도록 아이들과 공부 계획을 줄곧 잡을 몫이 선생들에게 있다 싶다.
어린이 장터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활동이고, 경제 교육을 자연스레 할 수 있는 꼭지이다. 대안화폐를 공부하는 기회도 된다. 돈의 개념, 셈과 경제 개념은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장터를 하며 공통으로 배우는 가치가 있다. 자본 사회에서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이미 돈과 소비는 삶이다. 더욱이 대중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건사라는 광고 홍수, 물신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나눔과 아껴쓰는 것의 귀한 가치를 가르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부자를 꿈꾸고, 더 많은 소비를 꿈꾸는 어른들을 보고 아이들도 어느새 더 비싼 장난감과 명품을 알아간다. 그것이 취향과 개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소비의 지표가 되어버린 현실이니 오죽할까. 소비문명의 맛을 배워버린 뒤 생산의 기쁨을 배우는 것은 더 어려울 수 있겠다.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를 생각하고, 죽어가는 바다와 강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고쳐야 할 버릇 하나라도 찾아보고, 석유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 힘을 쓰다보면 우리 삶의 방식이 조금은 변하지 않을까. 인류의 멸종을 피할 방도를 알고 있지만 이미 멈출 수 없는 욕망으로 끝내 파국과 절망으로 달려가는 어른들을 보고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까. 경제 성장을 멈추면 더 행복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하면 미쳤다 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아나바다 운동이나 쓰레기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누리는 편안함과 안락함 뒤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간이 무슨 짓을 벌였는지, 오늘도 태평양으로 쏟아지는 후쿠시마 핵방사능과 내가 타는 자동차가 만들어낸 기후변화에 절망한다. 그래서 미안함과 불편함을 마음에 담고 산다. 그것 마저 없으면 자연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도시 문명에 길들여져 살지만 불편하게 사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깨어있게 함을 날마다 알아간다. 많이 걷고, 조금 먹고, 쓰레기를 줄이고, 자립을 꿈꾸며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이 절망과 안락함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인데... 우리네 삶이야 늘 그렇듯 나와 내가 속한 우리의 행복에 적당히 안주하고 어쩔 수 없음을 변명하며 살아가더라도, 잠깐이라도 이 세상이 돌아가는 구조와 이치를 되돌아보고 다시 반성하고 생활을 다시 조직하는 것은 내 건강에 좋고 모두를 위한 일이다. 시나브로 생명을 살리는 삶의 방식대로 살아가길, 자연처럼 살아가는 버릇을 가진 인간으로 거듭나길 꿈꾼다. 그러다 내일 차를 버릴 수 없는 까닭을 찾고 또 살아가겠지만. 아이들이 여는 장터 때문에 마음을 다잡게 되니 또 좋다.
2022. 9. 27. 불날
[장터와 고물상]
내일 어린이장터 때 쓸 이삭(맑은샘학교 어린이장터 화폐)을 벌기 위해 저마다 부모님 도움을 받아 가져온 고물을 분류해 모둠마다 무게를 재는 날이다. 1킬로그램에 100원을 매기니 무게 재는 게 아주 중요하다. 김우정선생님이랑 1학년이 재는 모습을 봤다. 고물상 다녀오느라 노학섭 선생님이 애를 썼다. 2년이나 1년 반 동안 고물상 다녀 모은 돈으로 태양광발전기와 빗물저금통 설치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어린이장터와 고물상 가기는 이제 한 몸이 되어간다. 해마다 두 차례씩 열리는 장터는 교과통합이 일어나고 즐거움이 넘쳐 모두를 설레게 한다.
2022. 9. 26. 달날
[기후학교와 맑은샘꿈의학교 민화수업]
우면산에서 낮은 학년 기후학교 수업이 있었다. 과천시 푸른과천환경센터 찾아가는 기후학교 수업은 해마다 맑은샘 교육밑그림에 반영되고 있다. 또 오전에는 김장 채소 북주기하는 어린이 농부들 손길이 바쁘다.
대안교육형 꿈의학교 맑은샘꿈의학교 민화수업 2차시는 토끼 그리기다. 임영희 선생님 덕분에 꾸준히 민화로 예술 감성을 기르고 있다.
2022. 9. 24. 흙날
[주말에 흘리는 땀]
학교시설를 유지 관리하는 일을 위해 주말에도 땀을 흘린다. 경기도교육청 등록대안교육기관이 되었지만 재정지원 없는 대안교육기관법이라 교육시설 재정 지원은 없다. 평상시 청소부터 급식, 급한 시설 번개모임으로 쉼터 천장에 데코타일을 붙이고, 묵은 살림을 정리하고, 전등을 보수하는 일을 부모와 교사가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땀흘려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간이 교육 기관을 꾸려갈 수 있는 건 교육공동체의 보람과 헌신 덕분이다.
아침나절에는 일놀이꿈의학교 적정기술 에너지 수업으로 햇빛저금통을 만들었다. 기후위기시대 생태전환교육은 교육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농사와 요리 적정기술로 구성된 일놀이꿈의학교의 교육철학의 한 축은 생태전환교육이다. 오늘 곳곳에서 열리는 9.24 기후정의행진을 응원한다.
2022. 9. 23. 쇠날
[고마운 복지카페]
비 때문에 중간에 관악산에서 내려와 과천평생학습축제에 갔다. 관악산 둘레길을 용마골쪽에서 시작해 걷다가 비 때문에 중간에 관악산에서 내려왔는데 비가 올 때 어린이들을 위해 과천교회 카페에서 밥 먹을 곳을 내어주셨다. 과천교회에서 운영하는 복지카페 분들이다. 정말로 고마웠다.
2022. 9. 22. 나무날
[드디어 열기구를 탔다]
드디어 성공이다. 봄학기 임시 담임할 때 열기구 실험을 하며 과학공부를 한 뒤 여름학기 타러갔다가 바람때문에 타지 못했더랬다. 그 뒤 두 차례 역시 바람 때문에 운행하지 않는다는 전화통화로 어린이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그래서 더 좋은 가을 하늘 날씨 덕을 봤다. 계류식 헬륨기구를 타지만 어린이들은 그때 실험과 선생이 들려준 몽골피에 형제의 열기구 실험을 기억했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이 된 언니가 맑은샘 3학년 때 같이 탔는데 이제는 동생이 4학년 때 타서 자매가 탄 셈이라며 웃었다. 미국에서 맑은샘으로 잠깐 유학을 온 인하도 처음 탄다며 신이 났다. 다들 기분이 좋고 날이 참 좋아서 하늘로 껑충 뛰어올랐다.
2022. 9. 21. 물날
[알찬샘 음식 수업]
알찬샘 2,3학년이 음식수업으로 학교 점심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다. 부지런한 한주엽선생님 덕분에 어린이 요리사들이 칼질, 뒷정리까지 척척이다.
저녁에는 미래교육을 실천하며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경기꿈의학교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 양성과정 제 4강 강좌를 진행했다. 김성원 선생이 제작 공방과 미래교육공간의 혁신을 주제로 열강해주셨다. 아낌없이 자료를 나눠주시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는 정성에 늘 감탄한다.
2022. 9. 20. 불날.
[마을의 현실]
낮에 연구자 한 분이 찾아왔다. 과천지역 시민단체와 마을활동을 연구하는데 필요한 인터뷰다. 마을에서 꾸준히 함께 한 세월 덕분에 나눌 이야기가 제법 많다. 안타까운 과천지역 단체 현황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좀 그렇다.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존경스러운 분들이 하나 둘 과천을 떠나는 것도 안타깝고, 마을 역량이 흩어져 또 다른 출구를 열지 못하는 현실도 우리 형편이다. 지역에서 공동체를 가꾸는 많은 분들이 힘내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2022. 9. 19. 달날
[종일 미술 속에 빠졌다]
아침 나절, 맑은샘꿈의학교 민화그리기 첫 수업은 못생긴 호랑이 그리기다. 예준이준어머니 임영희 선생님 덕분이다. 낮에는 고흐, 마티스, 모네, 김환기, 샤갈에 이어 여섯 번째 명화 수업으로 호안미로를 만났다. 과천시 사람책 김영숙 선생님 덕분이다.
2022. 9. 16-18. 쇠날-해날
[과천축제 체험장 운영]
미래교육을 실천하며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경기꿈의학교 과천꿈의학교 성장나눔 과천축제에 사흘동안 참여했다. 과천꿈의학교학습공동체 대표이다 보니 사흘 줄곧 땀을 흘렸다. 첫 날, 첫 시작은 맑은샘꿈의학교가 체험장 운영을 시작한다. 앞으로 과천축제 사흘 동안 과천 18개 꿈의학교가 차례로 성장 나눔을 한다. 북작북작그림책공방우리가예술인꿈의학교, 무지개농부네상점꿈의학교, 몸플학교, 어린광대꿈의학교가 차례로 과천시민들을 만났다. 이틀째는 일놀이꿈의학교, 생활공작소꿈의학교, 북작북작그림책공방우리가예술인꿈의학교, KDS환경뉴스방송국꿈의학교가 차례로 과천시민들을 만났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비오듯 흘렸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날이 선선했네요. 사흘 동안 비 오듯 땀흘린 과천꿈의학교 꿈지기님들과 학생들 모두 애썼다.
2022. 9. 15
[땀 흘리는 선생님들]
천연염색 수업, 물들이기 재료는 어린이들이 먹은 포도의 껍질이다. 물들인 천으로 필요한 생필품을 만든다. 색이 잘 나왔다~ 염색수업은 교사가 앞뒤 채비를 많이 하게 된다. 박경실선생님과 이예지선생님이 땀을 많이 흘렸다.
2,3학년이 버려진 나뭇가지로 나무곤충 작품을 만들며 곤충을 배운다. 교과통합의 보기다. 높은 학년은 거의 다 스스로 톱질해서 만들도록 돕지만 낮은 학년은 교사 품이 많이 들어간다. 나무곤충 만들기로 일놀이 교과통합 활동을 많이 해본 터라 그 수고로움을 아는데 우리 주엽선생님 톱질하느라 땀 많이 흘렸겠다.
2022. 9. 14. 물날
[신기하게도 오디가]
학교 가는 길에 본 집앞마당 뽕나무 가지치기한 곳에 새 줄기와 잎이 나오더니 신기하게도 오디가 다시 열렸다. 지난주에 가을에 꽃을 심는 교장 보고 어린이들이 꽃을 심는 멋진 선생님이라고 칭찬해준 게 떠올랐다.
대안교육형 꿈의학교인 맑은샘꿈의학교 에너지 2차 수업은 햇빛저금통 만들기다. 대안교육기관과 경기도교육청이 함께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며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간다. 어린이모임 이끄미들과 교사회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