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C 서울의 이장수 감독은 모두가 서울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는 아무도 서울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원치 않으며 자신들이 '공공의 적 1호'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이장수 감독의 말도 일리가 있다. 열성 축구팬들은 이 팀이 2004년 초 안양에서 서울로 옮겨간 것을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FC 서울은 사람들이 그 사실에 대해 잊어버리기를 기대해야겠지만
축구팬들은 기억은 꽤 오래간다. 며칠 전에도 얘기했던 것이지만, 몇몇 토트넘 팬들은 아스날이 1886
년 울위치 아스날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언급하고 있다. 울위치 아스날은 1913년에
런던 남부에서 북부로 본거지를 옮겼으며 그 이후로 아스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어떤 팀에게도 사람들로부터 받는 미움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FC서울의 문제점은 그들이 사람들에
게 미움 받는 이유가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이 FC서울을 싫어하는
이유가 안양의 연고지 이전이 아닌 그 밖에 다른 이유들이었다면 이장수 감독은 행복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어떤 팀이 다른 팀을 싫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라 전체의 팬들이 한 팀의
실패를 원하고 있는 그런 상황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의미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 팀이 잘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갖고 있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팀들은 자국의 축구팬들에게 미움을 당하고 있으며 맨유를 제외하고는 각국의 축구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은 각각 29회와 (바르셀로나는 18회), 20회의 우승을 (뉘른베르크는
9번) 이끌어냈다. 유벤투스도 27회 (AC 밀란 17회)의 우승을 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사정이
다르다. 맨유는 13회의 우승으로 리버풀 (15회)에 이어 잉글랜드 프로축구역사에서 두 번째로 성공적
인 팀이다. 하지만 최근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은 맨유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맨유는 축구팬들이
좋아하지 않는 팀이었다. 심지어는 26년간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그 시절에도 사람들은 맨유를
싫어했다. 내가 전에도 썼던 것처럼 맨유가 이뤄낸 지난 20년간의 성공은 축구팬들의 그러한 감정을
더 심화시켰을 뿐이었다.
관련 칼럼 보기 : 영국인들이 맨유를 미워하는 7가지 이유
왜 FC서울은 다른 팀과 그 팬들이 자신들의 실패를 바란다는 사실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FC서울은 현재의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해야만 한다. 이러한 감정들을 이용해 선수들에게
동기의식을 불어넣어야 하는 것이다.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피포위 의식' (siege mentality)라고 부른다. 훌륭한 감독들은
팬들과 언론이 자신의 팀에 대해 갖고 있는 반감을 팀워크를 만들어내는데 이용한다. 또한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간에 자신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자세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모두가 우리의 적이니,
우리는 뭉쳐야만 한다'라는 것과 같은 경우로 이해될 수 있다.
리 딕슨은 헨리 윈터에게 "피포위 의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잉글랜드 축구
칼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윈터의 칼럼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매우 훌륭한 칼럼니스트이다.) 딕슨
은 이어 "아스날, 맨유, 리버풀 모두 과거에 '피포위 의식을 갖고 있었다. 빅 클럽에게는 이러한 것들이
따라다니기 마련이다"라고 '피포위 의식'에 대해 설명했다.
요즘은 첼시가 그러한 상황에 놓여있고 과거 맨유가 갖고 있던 '잉글랜드에서 가장 미움 받는 팀'의 왕
좌를 물려받기 직전에 있다. 어떤 이들은 이미 첼시가 가장 미움 받는 팀이 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문제는 다른 기사에서 또 언급하도록 하겠다.
"모든 이들은 존 맥켄로를 끝장내고 싶어했지만 그는 굉장한 테니스 선수였다."
맥켄로는 매우 재능있는 테니스 선수였으나 코트 위에서 보여줬던 안 좋은 기질로 인해 논란거리가 되
었던 사람이었다. 대중들은 그를 미워하는 것을 즐겼다.
K리그는 언제나 너무 착하다. 약간의 논란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내는데 좋은 효과가 있
다. 리그에 한 두 명 정도의 악당이 있다면 리그 전체가 도움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올해 초에 벌어졌던 히칼도의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보자. 히칼도는 수원 팬들 앞에서 했던 골 세레모
니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 받았었다.
사실 히칼도가 그러한 요구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수원팬들에게 포르투갈어로 편지를 썼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히칼도는 그러한 것들은 게임의 일부라고 편지를 통해 이야기
했다. 그가 옳았다. 수원 팬들에게는 그라운드로 물건을 던지고 심판에게 소리치는 것이 낯선 일이
아니다. 수원 팬들이라면 긴 머리의 포르투갈 출신의 미드필더가 자신들의 골대 앞에서 세레모니를
하는 것쯤은 감당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만약 수원 팬들이 히칼도가 수원과의 경기에 나설 때, 야유를 보낸다면 그건 괜찮다. 그러한 것들은
서울 팬들이 히칼도를 더 좋아하고 응원할 수 있게 만든다.
이와 같은 작은 일들은 축구를 더 흥미롭고 맛깔 나게 만들 수 있다.
영화에서 그렇듯이, 축구에도 악당과 영웅들이 필요하다.
서포터도 열린사고가 필요하다." 플리쓰 오픈 유어 마인드 "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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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사람 참 좋네 ㅋㅋㅋㅋ
멋진분.. ㅋ 공감합니다.
개인적으로 악동과 악당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당연한 이야기라고 받아들여짐 ㅎ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워낙에 순둥이들이 많은지라...
이렇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괜찮지만 아까 케톡에 어떤 분의 글처럼 인위적인건 문제가...
전혀 공감이 안됩니다. 맨유,레알,유벤투스 처럼 잘나가서 미움을 받는다면, FC서울 등장전까지 리그 공공의적이었던 수원삼성을 들 수 있죠. FC서울은 잘나가기때문에 미움받는게 아니라 연고이전을 했기 때문에 미워하는 겁니다. K리그에서 보통 3팀(서울,제주,수원)이 미움을 많이 받는데, 서울과 제주는 연고이전을 했기 때문에 미움을 받은거고, 레알,맨유처럼 잘나가서 리그 공공의적이 된 경우는 트리플크라운당시의 수원과 리그3연패당시의 성남입니다. 어디다가 레알,맨유에 서울을 갖다 붙입니까. 전혀 다릅니다.
근대 사람들은 제주보다 서울을 더싫어하죠.. 왜일까요?? 님이답변해주시면좋겠네요
님은 제주보다 서울을 더 싫어하시는 군요. 전 아닌데요.
제가보기에는 사람들대부분 서울이 연고이전해서싫은것도있지만 요즘 잘나가서 싫어하는경향이 없지않아있습니다.
그건 님 생각이구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서울이나 제주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연고이전때문에 그렇죠. 물론 저는 유빠지만, 연고이전이 잘못된 개념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분들처럼 그 팀들을 욕하고 그런건 아닙니다. 하지만, 잘나간다고해서 시기한다 라는 표현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연고이전에 관해 비판하시는 분들의 생각을 잘나가니 시기한다라고 폄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행동인건 맞고 받아들일껀 받아들여야죠.
여기서 연고이전정당화가 왜나옵니까. 님이나 저나 다른사람생각을어찌알겠습니까? 다만 님은 연고이전해가지고싫은것뿐일테고 다른사람은 연고이전+잘나가서 싫을수도있짢습니까???
서울이 맨유,레알,유벤투스 처럼 잘나가던가요? 저 글에서 그 팀들하고 비교하는 거 자체도 안맞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정도로 리그에서 잘나가지도 못하는 팀인데.. (성남이나 수원이면 모를까..) 연고이전해서 싫어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텐데, 잘나가는 팀은 시기받기 마련이고 서울도 그렇다는 듯한 의미로 들리니 공감이 안된다고 한 것입니다.
서울팀이 제주보다 욕먹는 이유는 성적보다는 팬들의 반응이나 여러가지 사건때문이 아닐런지... 제주는 상대적으로 팬들이 적으니 다른 팬들의 비난에도 반응할 팬들이 적으니 그리고 제주분들도 솔직히 연고이전해온 sk를 반가워하는것 같진않은듯..
제주보다 연고이전한 서울이 욕을 더 먹는 이유는 지금 댓글 게시판만 봐도 알수있지 않나요? 제주팬들은 찾아보기도 힘들어요. 연고이전 초창기부터 연고이전 환영 이런분 본적도 없구요. 반대로 연고이전상암홈팀 생각해보세요. 구단과 섭터가 일심동체해서 환영메시지 날리고 연고이전 연대서명까지 했죠. 그이후에 끊임없이 정당화시키고 현실론 들이밀면서 분란일으킨적이 한두번이 아니죠. 도대체 미워안할수 있는 이유를 좀 알려주세요. 잘나가는건 올해들어 일시적 현상일뿐이죠
수원이나 성남이 잘나갈때 리그팬들에게 미움을 받은건, 제발 그 팀의 포스가 무너지기를.. 우리팀에게 패배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 안양,부천팬들이 서울과 제주를 증오하는 마음하고는 전혀 다르다고 봅니다. 시기심하고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는 것하고 어떻게 같을 수가 있습니까? 연고이전이라는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는 것을 어떻게 시기심따위로 취급할 수가 있는지?
어떤 팀에게도 사람들로부터 받는 미움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FC서울의 문제점은 그들이 사람들에게 미움 받는 이유가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이 FC서울을 싫어하는 이유가 안양의 연고지 이전이 아닌 그 밖에 다른 이유들이었다면 이장수 감독은 행복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서울이 성적이 좋아 미움 받는게 아니라는 내용인듯한데요..
히칼도에게 수원팬들이 사과하라고 했던건.. 경기 중에 볼보이를 밀쳤기 때문인데..
연고이전은 씻을 수 없죠. 정말 잘 못 된 일입니다.*(이런 말 해도 강등 당하려나?;;)* 근데 듀어든씨 칼럼을 상암팀을 좋게 본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어쩌면 축구에서는 악당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참..;;;;;;
악동과 악당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데 이 기사는 그 말을 하려 하는 게 아니고 서울 싫어하는 너네 미친 거 아니냐 이 말을 하고 있음 기사를 잘 읽어보기 바람 언제부터 저렇게 된 건지 듀어든 요즘 싫어하는 사람들 많음
푸하하 이렇게도 해석이 되는구나 님정말 능력이 대단하시네요 ^^;; 근데 내주위엔 듀어든 싫어하는사람 못봤는데
그랑블루들이 듀어든 엄청 쌍욕 부모욕하죠
그 동안 듀어든씨 써온 걸 보면 결코 연고이전 옹호하는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을 텐데... 축구가좋은것같...님의 말씀은 거의 차원을 넘어선 확대해석입니다-_-
그러니까 듀어든씨께서 하고픈말은 더 오픈마인드된 서포터가 필요하다 이거지.. 히칼도의 도발세레모니도 일종의 축구의 묘미이자 아트 이고 이런이벤트때문에 케이리그가 더 재미있어진다 이거다 그러니까 너무 과민반응해서 도로 팬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지 말아달라 이건데 뭘 그리 싸우나
히칼도 도발세러머니를 생각해본다면 그것에 대해 야유하는 것은 괜찮다고 봅니다.(로날도가 루니사건때문에 당한것처럼) 다만, 물병을 던지거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건 좀 오바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때마다 히칼도가 공잡으면 야유하는 재미도 쏠솔할텐데 굳이 사과를 요구할 필요는 없지않았나 생각되지 않나요?? 그리고 볼보이 밀친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고요.. 민족성인가?? 한국은 너무 예의를 중시함.. 이번 이천수 사건에서도 도가 넘는 징계수위와 엄청난 비난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은 유교문화가 뿌리깊다는 걸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사람이면 흥분해서 억제가 안되어 욕도하기도 하는데 절대금기로 못박고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게 한국의 전체적인 분위기죠...뭐 조금씩 변해가겠죠.
그래도 볼보이를 미친건 아니죠... 이천수 사건만 봐도 진짜 루니와 비교해보면 딱인듯.. 우리나라가 너무 신사적이길 원하는듯 토고전에서의 시간끌기도 보기않좋다고 하질않나...
음...서울이 제주보다 인기가 많아서 더 미움받는게 맞는것 같은데...
서울이 제주보다 더 미움받는다는 느낌이 드는건, 그 팀이 인기있으니까 더 꼴보기 싫어서.. , 뭐 그런거보다도 제주가 서울을 모티브 삼아서 연고이전 한듯이 보이는건 물론이며 서울이 매스컴에 너무 자주 보인다는 점 입니다.. 제주가 리그중 언제한번 스포츠 신문 1면과 스포츠뉴스 첫기사로 나온적 있었습니까? 서울이 언론에 너무 비쳐지는 모습이 보기싫어서 더 싫어하게 되는거죠...
일단 연고지 이전으로 포화를 "제대로"(이전에도 연고 이전이 있었지만 지금같은 분위기가 아니라서 그냥 넘어갔죠..)맞기 시작한 첫 팀이고, 박주영 때문에 언론의 조명(긍정적으로)을 엄청 받았습니다. 연고지 이전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인 건 사실이지만, 박주영으로 인한 동반 인기와 올 시즌의 좋은 성적 또한 맞물려서 더 약오르게(^^; 마땅한 표현이..) 보이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