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밭(뒷밭이라고 부름) 가장자리 안 쪽의 감나무들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몇 년 동안 흉작이었는데 올해는 풍요로움을 보이는 감나무들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단감과는 다르게 깊은 맛을 주는 단감도 다닥다닥, 곶감이라든지 감말랭이 만들면 좋을 중봉도 다닥다닥, 대봉은 다닥다닥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풍요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어떤 감들은 일찍 홍시가 되어 땅에 떨어져서는 흙과 한 몸이 되어갑니다.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계시므로 추석 전부터 본가에 내려와 아버지 식사 차려 드리면서 어머니의 일을 제가 다 해내고 있습니다.
< 호두 말리는 시기에 비가 내려 방 전기매트에 말림. (건조기 작동을 몰라서) >
호두알 떨어지는 시기엔 마당 앞밭에 심은 들깨숲을 헤치고 장대에 맞아 떨어진 호두알을 주어 씻은 다음 건조하였고, 스스로 뛰어내린 알밤을 틈틈이 주어들였고, 며칠 전에는 어머니가 뒷밭에 빼곡하게도 심은 들깨를 사흘 동안 베어 밭에 늘어뜨려 놓았습니다. 잘 드는 낫으로 베노라니 까탈스러움 없이 잘 베어지더군요.
<동글동글 알밤이 요렇게도 예쁩니다.>
들깨를 베다가 들숨 날숨 거칠어지면 밭에 가져다 놓은 의자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감나무에 달린 주홍색 홍시가 눈에 들어오면 다가 가, "홍시여 나의 내부로 들어가렴! 갈고리 막대기로 잡아 당겨 따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모과나무 아래로 가 팔 뻗어 모과 한 알을 살짝 만져 보았는데 아, 글쎄! 내 손안으로 똑, 떨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손 안에 쏙 들어온, 아직 연두색 일색인 모과를 코에 대보았는데, 여무는 중이어서 그런가, 향이 약하더군요.
<상처 투성이 모과>
과일가게 망신은 모과가 다 시킨다는 말이 있는데, 누가 가당치 않은 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과가 익으면 오묘한 노랑색을 띠며, 거기다가 모난 데 없이 동글동글하여 거실 한 편에 여러 개놓아 두면, 모과만의 독특한 향기를 거침없이 내뿜고, 무엇인가가 함부로 대들지 못할 단단함을 가졌고, 거기에 타 과일 보다 긴 명을 가졌고,, 한기 몰러오는 겨울 날엔 향긋하기 짝이 없는 모과차가 되어 주는 존재인데, 하여 내겐 어여쁘기만 한 존재인데. 저러한 말을 만들었다니....... 마냥 달콤하고 부드러우면 좋은 것인가!?
그러고 보니,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할 속담들이 몇 있다고 여깁니다.
올해는 들깨농사가 흉작이어서 몇 말이나 수확할지 모르겠습니다.
<감나무에 오른 오이>
어제는 잠시 멈춤도 없이 비가 내려 방콕할 수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아 이 시간 이후 서서히 개인다면, 장대 들고 뒷밭으로 가 감을 따리라, 마음 먹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저녁 식사 후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실 테고 나는 따온 주황색 감들을 내 방에 쏟아 놓고 저녁 내내 손으로 깎을 예정입니다. 그런 다음 건조기에 건조하여 곶감이든 감말랭이를 만들려고 합니다.
중봉감으로 곶감과 감말랭이를 만들면 우리 가족이 먹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양이 될 것이므로 늦가을 또는 초겨울 알음알음 판매하거나, 아니면 오일장에 가지고 나가 판매를 해 볼 꿍꿍이에 있습니다.
지나간 장날(14일) 호두와 알밤을 가지고 장에 갔었습니다. 실로 몇십 년 만에 장에 가보았는데, 아주 많은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수확한 농산물들을 펼쳐 놓고 평화로이 판매를 하더군요. 저도 그 한 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호두 5kg과 밤 두 봉지를 판매 하였답니다. 그런데, 오고가는 사람들 구경과 농산물 판매가 은근히 재밌지 뮙니까.
어제(19일)가 장날이었는데, 판매할 단감을 60개 정도 준비했었습니다. 그러나 비가 내려 장엘 가지 못했습니다. 다음 장날(24일)을 기다리고 있는데, 자연이 주신 선물들이 잘 팔렸으면 합니다. ~ 🤗
첫댓글 응원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응원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
풍성한 가을 풍경 최고입니다
저 역시 풍경은, 가을 풍경이 으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곶감으로 한접 구매 가능한가요
오늘 오후에 반접 넘게 따왔습니다. 손에 들고 몇 발자국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 짊어지고 왔답니다. ㅎ
가져와 무게를 달아 보니 12kg이더군요.장대로 딴 감을 다 가져올 수 없어 한 접 넘은 감을 들깨로 덮어두고 왔습니다.
가져온 감을 지금 깎으려고 대야에 옮겨 담았는데요. 곶감이 되기까지 얼마 동안의 시간이 필요하니, 곶감으로 완성되면 자유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판매 게시판에 올려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해동 님.
가을,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계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나뭇잎이 붉고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면, 자연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선물들을 건네 주죠.
수고하셨습니다
인간에게 형형색색, 다양한 선물을 건네 주는 가을(자연)에게 고맙다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ㅎ
풍성한 가을 한아름 담았네요
잘 보았어요
잘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
가을의 정경과 외로이 익어가는 삶의 모습이 조화로움은 가져다줍니다 감 깍다가 힘드시면 한박스 보내주세요 제가 감말랭이 만들어볼께요 물론 공짜로 달란 소리아니죠~마음이 정겹습니다
어젯밤 감말랭이든 곶감이든 만들어 보겠다고 반접 넘게 감을 깎았는데,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낍니다.
오리무중 님, 혹, 생감 반접이나 한접 구매하실 의향 있으신지요? ㅎ
농약 안 치고 비료 주지 않은, 유기농 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감이랍니다. 크기는 대봉감 크기 보다는 작습니다. 홍시를 몇 개 먹었는데, 제 입에는 깊은 단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