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들아, 가을을 따라잡을까? | |
벽골제~동진강 제방길~정읍 황금빛 출렁이는 들녘 ‘바람’ 삼아 동학혁명의 기운 ‘페달’ 삼아 코스모스 손잡고 달리는 자전거길 | |
드넓은 황금들녘을 은륜이 달려나간다. 나날이 푸르러 가는 가을 하늘과 맞닿은 호남평야에는 수확을 앞둔 벼 이삭들이 온통 누런 옷을 갈아입었다. 저멀리 지평선이 바라다 보이는 들녘에는 바람이 불 때마다 황금빛 물결이 천천히 출렁인다. 호남의 곡창 김제의 호남평야 길은 요즘 자전거 여행으로 그만이다. 가족들과 혹은 연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가을의 풍광 속으로 패달을 밟아보자. 황금빛 들녘을 가르는 도로 옆으로 흰색, 자주색, 연분홍색의 코스모스 꽃길이 끝없이 펼쳐져 자전거 여정이 더욱 풍요롭다. 김제의 삼한시대 수리유적인 벽골제에서 동진강 제방 길을 따라 동학혁명의 고장 정읍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길은 호남평야의 풍요로움을 엿볼 수 있다. 벽골제에서 오른편으로 조정래아리랑문학관을 둔 채 코스모스꽃으로 단장된 29번 국도를 타고 10킬로미터쯤 가자 화호 3거리가 나온다. 차량 소통이 그리 많지 않아 한적한 느낌이 든다.
화호 3거리에서 오른편으로 꺾은 뒤 옥정 3거리에서 고가도로 아래 오른쪽 샛길을 따라 들어가자 아담한 군포교가 나타난다. 군포교를 지나자마자 왼쪽 수풀 사이로 한갓진 길이 나오는데 길을 따라 들어가자 동진강 제방 길로 올라선다.
10킬로미터 속도로 달려가자 가을빛이 완연한 동진강을 사이에 두고 드넓은 논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추석이 끝나고 난 뒤 본격적으로 추수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넋을 놓고 가을 들녘을 달리다보니 어느새 만석보와 만석보유지가 나타난다. 동학혁명의 불씨가 되었던 만석보터다. 정읍천대교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덕천면 황토재로 잠시 여정을 옮겼다. 3킬로미터 가자 동학혁명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황토현전적지가 나타난다. 정읍천대교로 되돌아와 정읍천 제방길을 들어서니 들판을 가로질러 제방길로 들어서는 한 무리의 자전거 대열과 만난다. 정읍시생활체육자전거협의회 회원들이다. 30~50대 회원 50명으로 구성된 자전거 모임은 1주일에 2차례 34~35명이 모여 1~2시간씩 자전거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주말을 이용해서 한달에 한번씩 정읍시 외곽을 도는데 동진강변 녹두다리에서 동진강 제방둑을 거슬러 초강까지 가기도 한다. 조금자(45) 회장은 “동진강 제방길을 달리면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가을 들판에서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전거 여행은 여행의 즐거움과 운동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으므로 대표적인 웰빙여행”이라고 자랑한다. 긴 꼬리를 물고 황금빛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자전거의 물결이 그림같다. 김제·정읍/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
첫댓글 지난주 토요일에 자전거로 다녀왔습니다 정말 좋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