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ㆍ개국약사 코멘트로 본 ‘굿 인테리어’
약국가에서 인테리어 변화를 통해 약국 문턱을 낮추고 약국 내에 휴식 공간을 마련해 환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또 드럭스토어 약국은 아니지만 약국의 일부 공간에 매대나 진열장 마련, 고객이 직접 물건을 고를 수 있는 개방형 약국으로 변화하고 있다.
숨 디자인 김미혜 실장은 “약국 인테리어 의뢰가 3~4년 전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약국의 변화는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 내부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외관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약국도 있다.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멜론약국은 독특한 외관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멜론약국 이선효 약사는 “병원은 턱이 높은 반면 약국은 환자들이 편하게 문을 열고 들어와서 얘기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커다란 창에 빨간색으로 ‘약’이라고 쓰는 대신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약사는 벽돌이나 나무, 고전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소품으로 정감 있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멜론약국은 일반약 판매가 거의 없는 처방 조제전문 약국이었는데 제품 문의 및 상담이 많아졌고 일반약 판매가 2배로 늘었다고 한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참좋은온누리 약국은 주 고객층인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직장인들에 맞춰 약국을 인테리어했다.
참좋은온누리 약국의 리병도 약사는 “주변에 카페나 레스토랑 등이 있어 거리의 성격상 젊은 감각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요구됐고 큰 기둥 때문에 생긴 애매한 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휴식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점심시간에 잠깐 들린 약국에서 차를 마시거나 가끔은 회사 동료들끼리 회의도 한다고 한다.
리 약사는 “인테리어를 바꾼 후 옆 약국과 비교해 고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특히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며 “약 30% 정도 매출 상승 효과를 보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약국 인테리어 형태는 드럭스토어 약국이 아니더라도 고객들이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약국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숨 디자인 김미혜 실장은 “최근 드럭스토어 형태를 부분적으로라도 도입하는 약국이 늘고 있다”며 “무관할 것 같은 조제 전문 약국일수록 오히려 공간을 할애해 고객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픔엠디자인 박기준 과장도 “약국이 처한 환경마다 다르겠지만 폐쇄적인 약국보다 고객에게 제품을 부각시키고 개방하는 약국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대기업 드럭스토어의 의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시도하는 약국도 있다. 코엑스 지하에 위치한 코엑스 약국이 편의점과 약국을 접목한 드럭스토어형 약국이다.
이 약국을 디자인한 숨 디자인은 “젊은 층이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시원하고 세련되게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참좋은온누리 약국은 휴식 공간과 셀프 코너를 모두 갖춘 약국으로 리병도 약사는 “병원 갈 시간도 좀처럼 낼 수 없는 직장인들을 위해 한 곳에서 편하고 빠르게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로 화장품, 생필품 및 미용, 케어 용품 등을 취급하고 있다.
숨 디자인 김미혜 실장은 “자신의 약국이 처한 환경과 주 고객층을 파악해 적절한 인테리어 업체 선택해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또 김 실장은 “하지만 다른 업종들이 편안한 서비스 공간을 마련하고 사람들은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 흐름을 맞춰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약국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