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동 문학상을 받고
이평균
수영 기초반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두 팔을 머리 앞으로 쭉 뻗어서 수영판(킥보드, kick board)을 들고 두 발을 찼다. 잘 뜨고 앞으로 빠르게 달린다. 놓치면 큰일이다. 수필을 배운다고 지난해에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 창작반을 찾았다.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내 삶에 얽힌 사연들을 중얼거려 보고 싶어서다. 늦게 시작한 게 큰 흠이지만 그래도 지금이 하루라도 가장 젊은 시기이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봄에 효동 문학상을 받았다. 평생에 글을 써서 받은 첫 번째 상이다. 좋은 상을 받았으니 수영판처럼 꼭 잡고 더 좋은 글을 쓰라는 격려이고 당부임을 안다. 김효동 선배님께서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잘 쓰라는 채찍이기에 기대에 꼭 부응할 작정이다.
지금까지 주당 한 편씩을 써서 내 글 40여 편을 발표했다. 잘못 쓴 것에 대하여 부끄러움도 크고 반성도 되지만 안 써 본 것보다는 너무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해 준다. 그래도 세상만사를 깊고 넓게 들여다보고 또 아름다운 안경으로 비춰도 보고 또 남의 좋은 글을 읽으면서 작가와 같은 마음을 나누어도 보는 싶은 작은 변화가 생겼다.
수필을 공부하려면 수필 창작반을 찾는 게 정답이다. 수필반의 수업은 재미있다. 글을 한 편씩 써 와서 발표하고 토의를 한다. 서로의 의견을 나눌 때 남의 의견들을 들어보고 다른 문우들의 생각도 이해하고 또 내 글을 그렇게 보는구나 하는 경각심도 갖게 된다. 이게 큰 힘이 된다. 교수님께서는 세세하게 지도해 주신다. 지적이 날카롭다. 지적은 다 맞다. 특히 독자를 의식해야 함은 지당하다. 잘한 점을 찾아서 칭찬해 줄 때는 은근히 우쭐해지지만 글로 남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는 않다. 글은 참신하고 호기심이 가는 소재 선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 문학, 철학, 역사, 고전 등에 폭이 넓고 속이 꽉 차야 진국이 우러나올 수 있다. 또 변화와 호기심을 불러내 주는 문단 구성, 적절한 문장의 표현이나 단어의 선정 등이 잘 어우러져야 독자들의 호기심을 차지할 수 있겠다.
매주 안 빠지고 수필반에 참석한다. 아무래도 많이 쓰면 더 났겠지 생각한다.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꼭 건강에 좋을 리는 없지? 허지만 지겹다고 그만 써오라고 할 때까지 주당 무조건 한 편씩 쓸 작정이다.
내가 좋은 글을 쓰지는 못한다. 그래도 글을 쓰면 행복해진다. 하루만 건너뛰어도 불안하다. 거의 날마다 두세 시간 정도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쓰고 나서 읽어보면 엉뚱한 얘기만 늘어놓는 게 걱정이다.
까페에는 보물이 가득 들어있다. 교수님이 좋은 글을 찾아다 심어주신다. 글 쓰는 방법도 들어있다. 내 글도 올려본 다. 글 평도 달아주고 다듬어도 준다. 너무 고맙다.
좋은 상을 주신 김효동 선배님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