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엄청난 눈 이 내린 길을 벌써부터 예매를 해놓고
손 꼽아 할머니와 논다는 일념 하에 기다린
손녀들 손을 잡고 공연장에 왔다.
눈이 온 길을 나도 참 오랫만에 나서보니 신이 나기도 한다.
어제 그제 반복해서 외출을 했으므로
몸을 쉬어 주여야 함에도
오늘은 진즉에 약속이 되어 있으니 어쩔수 없는지라
나야 마음을 내면 되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남편에게는 조금 미안함이 든다.
하지만 손녀들이란 든든한 핑계가
나를 그래도 덜 미안함으로 이끈다.
'팥죽할멈과 호랑이'
내용은 다 아는 것이라고 큰 손녀가 말하면서
재미없을지도 몰라 라고 자못 입을 삐죽거린다.
짜~아식, 무슨 건방진...^^
하여튼....
두 꼬마는 벌써 다음 공연을 보려고 팜플렛을 거두고 있다.
에효~ 할머니 밝힘증 좀 고치거라~~
히히..할미라는 게 실은 엄청 좋은면서도
가끔 피곤도 하니 요런 엄살도 부립니다.
공연장 들어서기 전 눈 내리는 풍경 앞에선 두 공주님
음~ 각색과 연출이 뛰어난 수준 작이더군요.
더우기 전래동화인 만큼 음향효과를 완전히
우리악기로 채워 북과 피리등 전통적인 소리와 박자로
장단과 음의 고저를 만들고, 마치 마당놀이 판처럼 풀어 나간다.
그동안 우리는 서양의 문화에 중독되어 있었는데
이제부터라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물 흐르듯 저런 장단과 춤사위, 마당놀이의 해학과 풍자 등등이
믈처럼 스며 든다면
더없이 좋은 일 이란 걸 느낀다.
각색 연출 하신 젊은 분들께 절로 박수가 주어진다.
공연장 밖은 눈으로 완전 놀이 마당이다
공연장에 갈 때는 정장을 하고 가야 한다는 예의로
오늘 멋진 원피스를 입는 바람에
더 신나게 놀지를 못함이 아쉽다고
아이들이 서운해 한다.
음~ 꼬마 아가씨들 자제 하는 법도 이런 때 배우는 것이라구요 ^^
갤러리 마당에 세워진 양의 무리들
눈 속에 정말 양을 풀어 놓은 듯 하다.
공연장 열은 갤러리다.
마침 '베니스 판타지아 글라스' 전을 전시하고 있다.
온 김에 여기까지 들렀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시작한 유리공예
그것은 천년의 전통이 되었고.
그 혼이 담긴 예술 작품을 베니스 유리공방의 가문( 스키아 본)에서
계승 발전시켜 이제는 하나의 멋진
예술 작품들이 탄생 되고 있는 것이다.
갤러리엔 미대 아르바이트 생들이 있어
설명 해주는 걸 열심히 듣고 있다.
마치 그림물감으로 터치 해 놓은 것 같지만
유리를 구을 때
이미 저런 멋진 색의 조화가 이루진 형태다.
왼쪽의 작품에서 표현 하고자 한 의미를
알아 맞추는 손녀의 작품을 보는 눈 높이에 감동도 했습니다.
(나 팔불출 ㅋㅋ)
정말 이 작품이야말로 유화물감을 칠한것 같지만
실은 이것도 마차가지의 과정으로 빚어진 작품이다.
동물 모양도 유리로 형상화 되어 있다.
삐에로 모형들
마치 화석 같다.
유리속에 생물을 넣고 어찌 구었을지...신기한 작품이다.
이것은 소리를 실험하는 체험 과정이다
손가락에 물을 묻혀 컵위를 문지르면 각각의 소리가 들린다.
음악이 되어 연주가 된다.
신기해 하는 공주들.
뒤의 그림은 이 작품들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도 보여는 것의 일부다.
이탈리아에서 온 유리공예 작가.
직접 작은 공에품들을 만드는 시연을 한다.
작은 아트숍에서는 직접 구운 구슬을
마음에 드는것을 골라 즉석 목걸이를 만들어 준다.
두 아이가 고른 구슬의 색감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작은 아이는 밝은색 계통의 구슬인데 비해
큰 아이는 약간 어둡지만 남들이 고르지 않는
독특한 색들을 고른다.
한편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
아직 밝은 색에 심취해야 할 나이가 아닌가라는
분별심이 슬쩍 올라온다.
그러나 어느것도 다 ~ 괜찮다.
내가 밝으니까.^^
구슬을 만지고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들어보고
촉감까지 느끼게 한다음 갤러리를 나섰다.
첫댓글 짱이님 파일 작업 하시느라 너무 수고 하셨기에 잠시나마 흐믓하게 해드릴려구 가져 왔습니다. 팔불출인 저의 손녀들이랍니다 ^^ 그리고 제가 생로병사 퍼 갔습니다. _()_
아이들을 위한 팔불출은 얼마든지 더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훨 자신 있게 살아 갈 수 있다고 믿기에...
에공
부럽습니다...
전 아직도 멀었으니...
세세유전으로 할머니의 영민함을 이어갔으면 좋겠군요...
아직 멀으셨어요? 이크~ 약 좀 올려야겠네요.^^ 얼마나 이쁜지요. 자식 키울 때는 모르던 재미 아주 쏠쏠하답니다. ㅋㅋ
고만 애끼시고 어여 시집 장가 보내시지...
할머니하고 놀면 이렇게 다양한 놀이들이 많으니 손들이 따르는게 당연하겠습니다.
놀이는 이렇게 오감이 다 동원될 수있도록 해야 재미있겠군요.
다음 프로그램 미리 고르는게 기특합니다.
그러니깐요 다음프로그램 고르고 언제 갈꺼냐고 조르니 에궁.. 팔불출 죄송합니다. ^^
손녀들과 같이하는 할머니가 너무 부럽읍니다. 저도 할배지만. 또 그놈들과 같이 있는시간도 즐겁고...
니쿨스님 안녕하셔요? 있을땐 시끄럽고 소리도 지르지만 눈앞에 없으면 그저 보고싶고 그렇네요 ㅎㅎ 건강하세요_()_
유리 공예작품들도 예쁘고 아이들도 또리 또리하고요.
거저 배우고 놀고하는 것 보면 흐뭇해 집니다.
네이버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아이나 그저 다 이뻐서 저는 그게 병이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