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 흙날
[주말마다]
주말마다 일놀이꿈의학교 수업이 있다. 오늘은 텃밭 농사다. 물주기, 왕겨뿌리기, 고구마순 껍질 벗기기, 갓 솎기, 글쓰기로 구성된 세 시간 수업이다. 교육은 아이들에게 땀 흘려 일하는 기쁨을 돌려줘야 한다.
2022. 10. 2. 해날
[마을살이 재미]
공동주택 청소하는 날이다. 식구들과 땀 흘리고 난 뒤 함께 저녁을 먹었다. 여름이면 아버지들과 가마솥에 불을 때서 어머니들을 위해 백숙을 차렸는데 코로나로 못하고 더워서 못하고 한동안 그냥 넘어갔다. 이번 여름 몸보신은 오랜만에 동네에서 가을 백숙을 먹는 걸로 대신했다. 큰 아이들 빼고는 다 모이니 즐겁다. 어느새 쑥 자란 우리 아이들이 골짜기에 탑을 쌓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2022. 10. 4. 불날.
[이야기마당]
화요일 저녁, 과천동주민센터에서 열린 과천시장과 주민의 이야기마당에 다녀왔다. 날이 차가웠지만 진지한 소통의 장으로 충분했다. 과천동 주민들에게는 하수종말처리장 위치 이야기가 큰 주제다.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이 해결의 열쇠일수밖에.
2022. 10. 5. 물날.
[나들이]
1, 3학년은 박물관 나들이를 가고, 4학년과 6학년은 양재천에 자전거를 탔다. 5학년은 양재천 길을 따라 걸으며 해파랑길 자람여행 채비를 했다. 가을 햇볕을 실컷 맞았다. 나는 5학년 걷기 여행을 보조했다. 어린이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놀이는 끝이 없다. 양재천 길을 걸으며 과거 안골에 학교가 있을 때 날마다 양재천 길을 따라 걷던 많은 추억이 떠올라 즐거웠다.
2022. 10. 6. 나무날
[홍보 영상]
마을 꽃밭을 가꾸었다. 주민자치위에 참여하는 꾸준하게 하는 활동이다. 낮에는 학교 홍보 영상을 촬영했다. 알림일꾼이 애쓴 덕분에 새로운 수준의 학교 영상이 만들어질 듯 하다. 저녁에는 넓힌운영모임이 열렸다.
2022. 10. 7. 쇠날.
[회의하는 날]
한글날 공부를 했다. 오전에는 꿈의학교 정책자문단 회의가 있고, 저녁에는 법인 회의가 있었다.
2022. 10. 12. 물날
[마을이 학교가 되려면]
미래교육을 실천하며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경기꿈의학교 대안교육형 꿈의학교 맑은샘꿈의학교 발효 수업으로 깍두기를 담았다. 웃거름 주는 어린이농부들이 달려왔다. 웃거름 주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텃밭 일은 늘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저녁에는 미래교육을 실천하며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경기꿈의학교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 양성과정 제 5강 강의를 진행했다. 현장 참가+온라인으로 진행됐고 <마을교육공동체와 마을교육자치회>를 주제로 김태정 선생님이 열강을 해주셨다.
제 2기 5강 강좌를 끝으로 수료증을 발급하는 차례가 남았다. 6월부터 달마다 한 번씩 강좌가 열렸는데 참여한 분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주었기를, 마을 교육주체들이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는 기회가 줄곧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10월 28일 국제교육포럼과 11월 과천마을교육공동체신문이면 올해 과천꿈의학교 학습공동체 활동도 마무리되겠다.
내년에는 경기꿈의학교가 경기이룸학교로 바뀐다. 지역사회와 학교의 협력, 마을교육공동체, 교육자치와 주민자치, 민관학 협치는 모두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위해서다. 마을이 학교가 되기 위해서 할 게 많다. 꿈이 이루어지는 이룸학교이기를~
2022. 10. 13. 나무날
[막걸리를 빚는 학교]
걷기 여행을 떠나는 5학년과 막걸리를 빚었다. 과학 공부로도 하고 걷기 여행(자람여행 자연속학교) 경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뜻도 있다. 학부모님들이 후원의 뜻으로 사주신다. 어린이들이 막걸리를 빚는 학교가 어디에 있을까 싶다.
숙성시켜 병에 담는데 손끝이 야무지다. 냉장숙성 시키면 점점 더 맛있어진다. 되도록 20일 안에 드시면 된다. 이번 이양주(전통부의주)는 40일 발효를 거쳤다. 보통 27일 안팎으로 발효가 완성되는데 비해 이번 부의주는 날이 갑자기 차가워져서 더 길게 발효되어 훨씬 숙성도와 발효 맛이 좋다. 날이 추울수록 막걸리 맛은 더 맛나다. 고급쌀누룩(이화곡 이라 부름)과 유기농찹쌀로만 빚은 아주 귀한 수제막걸리다. 맛이 부드럽고 깔끔하고 진하다. 후원의 뜻이 가득 담긴 후회 없는 막걸리를 맛보시게 될 거다.
6년 전 강화도 임미란사부님 덕분에 누룩을 만들고 막걸리 빚는 법을 배워 해마다 철마다 때마다 아이들과 재미나게 공부하고 맛있는 막걸리를 스스로 빚어 마시고 둘레와 나누니 더없이 좋다.
아이들에게 설장구를 가르치다 쉬는 때, 모두 책을 읽는구나. 이번 설장구 배우는 아이들 특징이다.
2022. 10. 14. 쇠날
[업무일지가 빼곡한 하루]
명화를 만나며 화가의 세계를 이해하고 작품 속에 빠지고 있다. 줄곧 미술 전시회가 학교에 펼쳐지고 있다. 달마다 한 번씩 고흐, 마티스, 모네, 김환기, 샤갈, 호안미로를 만났고 이번에는 피카소를 만났다. 감성, 직관, 태도, 눈길, 상상, 세계관, 진로, 디자인, 감상, 창작...... 참 많은 걸 배우는 시간이다. 과천시 사람책 김영숙 선생님 덕분이다.
내일 15기 지리산종주단이 떠난다. 6학년 지리산 종주 졸업여행 자연속학교다. 코로나로 2년을 못갔는데 드디어 길이 열리니 모두 설레서 지난해 못갔던 졸업생도 함께 간단다. 1기 종주단부터 2019년까지 아이들과 10차례 오른 천왕봉이 눈에 선하다. 올해는 걷기 여행 도움교사로 가서 함께 할 수 없지만 쏟아지는 별, 눈부신 파란 하늘, 물들어가는 나뭇잎, 굽이굽이 능선. 떠오르는 해돋이와 아름다운 노을 속에 푹 빠지고, 새벽마다 밥을 하는 재미를 누리고 건강하게 돌아오리라~ 지리산 품이 그립다.
업무일지가 빼곡한 하루다. 아이들과 장구치고 노래 부르니 힘이 난다. 드디어 마을신문 맡은 부분 기사 정리가 마무리되고, 마을 관련 일처리와 국제교육포럼 채비로 눈과 손이 아프다. 행정교사가 오니 쏟아지는 서류도 같이 해서 더 낫다.
밤늦게까지 맑은샘 부모교사공부모임이 있었다. 식구들의 이야기는 늘 힘을 주고 지금을 성찰하게 한다. 애쓰신 분들 덕분에 묻어간다.
청소 시간에 1학년 두 어린이와 청소를 하는데 척척 돕는 모습에 즐거웠다. 어느새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이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