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감 선생님들께 이 책을 먼저 추천한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학교 안에서 만나는 사람이 교감 선생님들이다. 학교 안에 다양한 생각을 가지신 교직원들을 만난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 갈등이 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학교다. 학교 밖 사람들과도 만난다. 대표적으로 학부모님들이다. 학교에 바라는 사항이 다양하다. 학교가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갈등은 늘 주변을 맴돈다.
갈등이 없는 것이 평안한 학교가 아니라 갈등을 건설적으로 처리하는 학교, 회복적 학교에서 말하는 갈등을 전환하는 학교가 가장 바람직한 학교의 모습이다. 갈등을 애써 회피한다고 해서 잊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더 크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평화적인 하부 구조를 탄탄히 만드는 일이 회복적 학교의 가장 큰 과제다.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학교 안에서는 회복적 생활교육의 철학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학급을 세워간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되 책임지는 모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회복적 학교의 목표다.
회복적 학교는 일회적인 프로그램 운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함께 하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책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회복적 학교다. 수직적 위계 조직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서클을 활용하고 회복적 질문을 던지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앞서 이 책을 교감 선생님에게 꼭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추천한 이유는 교감 선생님의 역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시하고 결재하는 역할을 넘어 조정하고 중재하는 회복적 역할이 이 시대에 교감 선생님들에게 필요한 역량이다. 갈등을 전환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들어야 한다. 좀 더 효율적으로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회복적 생활 교육의 철학이 밑바탕 되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응보적 정의에서 회복적 정의로, 서로 존중의 약속으로, 공동체 의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덜 힘들지 않을까 싶다. 교감의 책무를 성실히 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 쉽다. 규정과 매뉴얼대로 한 것뿐인데 서운한 감정을 오로지 교감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다. 교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경청해 달라는 것이고 자신을 믿어 달라는 것인데 초점이 응보적 렌즈에 갇혀 있다 보니 미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오랫동안 기존의 패러다임에 갇혀 살아왔기 때문에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의 옷으로 갈아입어도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예전의 방식대로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 중에 지금까지 내가 찾은 최고의 방법은 회복적 정의에 입각한 철학이다. 사람은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 사람의 진심을 금방 알아차린다. 회복적 질문을 던지고 존중하려는 자세가 언어에 묻어 전달될 때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경험한다.
잊을 만하면 곁에 두고 밑줄 그은 문장들을 다시 되새김질하듯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적용하면 사람과의 관계가 금방 달라질 것 같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소 책이 두꺼워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철학을 이해해야 프로그램을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전반부를 철학적 이해에 많이 할애한 이유일 것 같다. 후반부는 학교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다. 누구든지 읽고 금방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