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도봉산 산기슭을
시린 무릅 앞세워 힘겹게 오릅니다.
삭풍에 흔들리는 겨울나무숲은
서로 부딪치며 아픔을 삭이고
인적 드문 눈 덮인 산자락은
허허롭기 그지없습니다.
미로처럼 사랑처럼 구불구불 얽힌 산자락
바위 옆 비현실적으로 이어진 눈 덮인 산길
햇살과 눈길의 낭만이 만들어 내는
진경산수의 마법에 걸려들어
숨이 찬 지팡이에 기대어 잠시 되 돌아봅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 왔는가.
마음을 다하여 오늘을 사랑했을까
온힘을 다하여 내 삶을 사랑했을까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 시간도
붙잡고 싶었던 그리운 사랑의 순간도
폐(선암)4기 9년차
이렇게 삶의 끝자락에 서고보니
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 뿐입니다.
백설 위에 봄은 저먼치 왔는데
못다 핀 동백은 어디에 피었는지
이 정서 이 아픔을 바람에 날리고
배낭속 진통제와 물 한 모금에 힘을 얻어
산모퉁이를 돌아서니
저만치 산사에서 들려오는
맑고 청아한 목탁소리와
구슬픈 독경소리가 아픈 가슴을 흝고
산기슭을 따라 끊어질듯 이어집니다.
대웅전 배흘림 끝자락에
선채로 허배하고 무슨 소원 빌어볼까
처마 끝 바람에 흔들리는
거짓없는 풍경소리에 마음만 씻습니다.
폐선암 4기 9년차
6학년 4반 내 인생의 앨법 어디쯤에 펼쳐져 있을까
다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붙들고 있는 것이 있었나 봅니다.
후회가 아주 없는 건 아니겠지만 욕심은 없는줄 알았습니다.
삼라만상을 한 눈에 굽어보시고
108번뇌를 해탈하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도
누런 금의를 걸치신 걸 보면 한 가지 물욕은 못 버리신 듯 한데
하물며 이 미련한 중생 한 가지 욕심이야 어찌 없겠습니까.
올 때보다 떠날 때가 더 아름답다 했는데
서산에 지는 노을이 아름답듯이 내 생도 그렇게 지고 싶은데
이것도 가질 수 없는 욕심일까요.
터널 끝은 밝다 했는데 얼마나 더 인내해야만 밝은 빛이 보일까요
눈 덮인 산하에 그려진 풍경이 한폭의 수채화로 다가오는데
걷는 발걸음이 차갑습니다.
첫댓글 참대단하시네요
나는 그나마 수술해서 이제10개월짼데도
불확실속에서 살면서
무엇인가를바란다면
미련한 욕심인가 먼희망인가 하면서
거의매일 산을오르며 어지러운
머리를 식히고 있슴니다
용기잃지마시고.화이팅하세요
좋은결과가꼭올겁니다
고맙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올리신 글들을 가끔 보면서 진눈님의 여유와 유머를 느끼고 있습니다.
투병생활에서도 여유가 보이는 듯 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인생사 다 벗고나면 가벼울 것 같지만
그냥 무상함을 느낀다 라고 어느 고승이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일 많이 하시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쪽지 보았고
쪽지 보냈습니다
그동안 궁금하던 차에 멋진 시 한 수 감사합니다. 진눈님은 카폐에서 또 한 분의 희망의 등대이오니 항상 많은 분들께 희망을 주십시요~~
반갑습니다
여전히 수고 많습니다
따뜻한 봄이오면 산행 때 한번 뵙고 싶습니다
참으로 존경합니다. 님의 의지로 쭉 나가시면 20년 30년 금방지나갑니다.
제 남편친구 분도 간암으로 한 달일지 두 발일지 모를 시한부 받았지만 지금 20년 넘게 건강하게 살고 계신 분 있답니다. 힘 내세요.
감사합니다
진눈님 저도 페선암 4기 5년차 직장인입니다.진눈님 글을 볼때마다 제 마음도 왜이리 아리는지...그래도 한세기는 살아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건강과 행운이 함게하시길
마음 한구석에 휑한 바람 부는 듯 시린맘이됩니다
그렇지만 존경합니다
늘 지금 처럼 힘내세요 언젠가 더 좋은 날 오겟지요
감사합니다
내일도 오늘만 같았으면 합니다
언제나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의 아내도 이글을 읽고 희망과용기를 갖길바랄뿐입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모님 괘유를 빕니다
방문이 듬하신거 같아서 궁금했었는데 반갑습니다
반갑고 고맙습니다
희망은 늘 함께할때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ᆢ행운만땅하세요
평지님 감사합니다
존경하고 싶네요^^
쪽지 봤고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건안하시길
안녕하세요글잘보앗읍니다존경스럽읍니다화이팅
고맙습니다
건안하실길 기원합니다
진눈님은 제게 희망을 줍니다 전폐암 3기로 4년차지만 수술을 세번하고 지난달 머리전이로 감마나이프하다보니
마음이 넘 약해져서 의욕이 없는데...진눈님 글을 보면서 이렇게 인내하시는 분도 계신데...힘을 얻습니다
힘내세요!!! 그러다보면 반드시 조은 일이 생길거에여~
토마토님 반드시 쾌차하시라 믿습니다
선생님 글이 저를다시한번 힘을불어주네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집사람이 폐선암4기 확진후 2개월 후면 2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요즈음 항암중에 많이 힘든 상황에서 진눈님의 글을 읽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동안 진눈님께서 올려주신 아름다운 글을 잘 읽어 왔습니다 한동안 올려주신 글이 없어 많이 궁금했는데 반가웠습니다 9넌이 아니라 앞으로 쭈~욱 건강하시길 빕니댜
고맙습니다
사모님 쾌유를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저도 폐선암3기 확진 받고 1차항암치료 8차후 이례사약 13개월복용시 내성이 생겨서 2차항암 3차 받고 있습니다.
진눈님의 아름다운글 보고 용기가 납니다. 앞으로 열심히 치료하고 운동을하여 반드시 완쾌하도록 하겠습니다.
1기수술하고.걱정많이했어요..지금감기로좀고생...글보고.희망잇다고생각드네요
제가 앞으로 가야할 길 일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