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나해 4월9일 [(백)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 제1독서 이사 7,10-14; 8,10ㄷ
○ 제2독서 히브 10,4-10
† 복음 루카 1,26-38
◈ [인천]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해결
2018년 나해 4월9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7,10-14; 8,10ㄷ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4-10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아내가 남편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집니다.
“여보! 만약에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내가 물에 빠지면 누구를 제일
먼저 건질 거예요?”
이 질문에 남편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이렇게 답변을 합니다.
“먼저 아들을 구해야지. 그리고 어머니. 마지막으로 당신을 구할 거야.”
마지막이 자신이라는 사실에 실망한 아내는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합니다.
“응, 아내는 다시 얻으면 되잖아!”
아내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구하는데 있어서 마지막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충격은 아내를 다시 얻겠다는 말이었지요. 아내는
이 충격에 말수가 줄어들었고 하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그 충격을 다 극복했는지 아내는 다시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활기차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그 충격을 어떻게
이겨낼 수가 있었을까요?
아내는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에 빠졌을 때
스스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충격과 아픔은 계속됩니다. 더군다나 그 누구도 나를
이러한 충격과 아픔에서 구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고통은 배가 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누가 나를 구해주는 방법도
있지만,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내
자신이 어떤 마음을 갖고 행동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들은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자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들었을 때의 성모님 입장을 떠올려보십시오. 처녀가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결혼 전에 아기를
가졌다는 것은 간음죄로 사람들에게 고발을 당할 수도 있을 테고, 이
사실을 약혼한 요셉이 이해해 줄 것 같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여기에
미혼모로 아기를 키운다는 것 역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분명히 이 모든 일들을 스스로 이겨내기란 도저히 어려울
것만 같았을 것입니다.
이때 성모님께서는 누구에게 도움을 청했습니까? 약혼한 요셉에게
도와달라고 했을까요? 아니면 요즘 아이들처럼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를 찾아가서 해결해달라고 했을까요? 또 이도 아니면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의 찾아갔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자기 안에서 그 방법을 찾아내셨습니다. 바로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해결한 것입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포기하고 좌절에
빠져 살 것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주저앉아 신세 한탄만 했을 때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 단호하게
몸을 일으켜 한 걸음 내디딜 때, 바로 거기에 꿈이 있는 거야
(토마스 바샵).
성모영보상.
내 안의 가능성을 찾으십시오.
유명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는 90세에도 첼로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기자가 20세기 첼로의
거장이 연습을 계속하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실력이 늘고 이는 것 같아서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포기를 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포기를 했을 때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때는 그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라는 안일한 마음보다는 ‘여기서 더 나아가자.’라는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적극적인 삶이 훨씬 더 멋져 보이지 않나요?
내 안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모님의 믿음을 묵상합니다.
◈ [서울]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2018년 나해 4월9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루카 1,26-38
며칠 전의 일입니다. 새벽에 지난밤에 온 문자를 보았습니다. 시간이
있느냐는 문자였고, 오겠다는 수녀님의 문자였습니다. 저는 오전에
회의가 있고, 회의가 끝나면 시간이 있다고 답 문자를 보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기다리면서 점심을 하겠는지 문자를 보냈습니다.
좋다는 답문이 왔습니다. 식당을 예약하고, 교구청에서의 식사는
취소를 하였습니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서 수녀님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녀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오늘 만나는 걸로 아는 것이냐고
하였습니다. 저는 당연히 오늘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녀님은 문자를 끝까지 보았느냐고 말하였습니다. 그제야
저는 문자를 끝까지 보았고 제가 착각한 것을 알았습니다. 문자는 다음
주 수요일에 시간이 있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급하게 서두르는 저
자신을 돌아보는 하루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천지창조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인간의 창조가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슬렀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했던 예언자들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의 생활이 있었고,
광야에서의 체험이 있었습니다. 약속의 땅에서의 삶이 있었습니다.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리던 영광의 때도 있었고, 정든 땅을 떠나서
유배를 갔던 때도 있었습니다. 가정을 지키려했던 요셉 성인의 결단이
있었고, 주님의 뜻을 따르려는 성모님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이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성소후원회 미사가 있었습니다. 그날 미사에는 새
사제들이 미사 주례를 하였고, 안수를 하였습니다. 새 사제들은
성소후원회 회원들의 기도가 있었기에 사제가 될 수 있었다고
고마워하였습니다. 한명의 사제가 탄생할 때 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기도와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해야 합니다.
본당에서 기도를 해 주어야 합니다. 신학교에서 영적인, 지적인 양식을
주어야 합니다. 한명의 사제이지만 2000년 교회의 역사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신앙인은 아무런 고통이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신앙인은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고통 중에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고통 속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고통 중에서 인내를 배우고, 인내는 겸손을 알게 하고, 겸손함은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게 합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바다의 별, 우리의 어머니, 천상의 모후, 정의의 어머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생애는 ‘고통의 바다.’였습니다. 어린 아들을
성전에 봉헌했을 때 시메온으로부터 가슴이 찢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예루살렘에서 돌아오는 길에
잃어버렸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미쳤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아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보아야 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보았고, 죽은 아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습니다. 성모님은 그런 고통
중에서 하느님의 뜻을 보았고, 인류를 구원하려는 하느님의 계획을
받아들였습니다.
성모님의 그런 마음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헤아리는
마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마음, 자신의 고통 보다는
사도들을 추스르고 교회를 걱정하는 마음, 바로 그것이 성모님의
마음입니다. 성모님처럼 해야 할 일을 분별하여,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천주의 성모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서울 대교구 성소국장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
◈ [기타] 죽으러 가라/오늘의 능력말씀
2018년 나해 4월9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죽으러 가라
오늘은 “죽으러 가라”라는 내용으로 은혜의 시간이 되겠습니다.
마태복음 10장 39절 말씀에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 고 말씀하십니다.
북한선교를 오래했던 신용철선교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신선교사님이 서울에서 안정된 목회를 했는데 하나님께서 북한선교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어린 아들이 심장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님은 앞이 캄캄했습니다. 아픈 아들을 데리고 막상 병원도
없는 중국현지로 선교를 떠나간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마음에 갈등이 얼마나 왔는지 모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너는 살려고 가지 말라. 죽으러 가라’ 이 말씀을
들었습니다. 선교사님은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렇다. 죽으러 간다’ 그 마음을 먹으니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었고 두려울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려고 가면 조건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죽으러
가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합니까? 내가 먼저 낮아지고 내가 먼저
죽겠다는데 거기에는 조건이 따로 없습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 부평 사랑 밭 교회 권태일 목사 -
◈ [청주]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반신부의 복음 묵상
2018년 나해 4월9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루카1,26-38)
말씀하신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성경을 보면,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1,30).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마리아는 이해되지 않고 믿을 수 없는 이 말씀에 결국은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세상은 바로 마리아의
이 믿음과 믿음에 따르는 순명으로 인하여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 오십니다. 사실 당시의 풍습을 생각하면 약혼한 처녀가
부모도 모르고 약혼자도 모르게 임신하여 배가 불러온다는 것은 돌에
맞아 죽어야 할 처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리아의 응답은
죽음을 각오한 대답이었습니다. 사실 순종 없는 믿음은 그림의
떡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1,37)고 하셨지만 인간의 협력을
요구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결코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복종이
없이 천명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이현주). 그렇다면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디이든 주님의 뜻에 기꺼이 순명할 수 있는 믿음이 있다면
그 자리에 하느님께서 분명히 역사하십니다. “마리아는 자신을
‘주님의 종’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종’은 그야말로 노예를 뜻합니다.
그러기에 이 말에는 그 고통을 미리알고 그것을 참아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그런데 그 종에게 견디어 내는 희망을 주는 것은 바로
‘말씀’입니다...‘말씀하신대로’라고 라는 말씀이 우리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함께야).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당신이 쉼을 원하시면 저는 사랑으로
쉬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일하라고 명을 내리시면 저는 일을 하면서
죽고 싶습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일상 안에서 언제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을 더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마리아가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지만 하느님께서는 선인이나 악인이나 모두에게
은총을 쏟아 부어주십니다. 그러나 은총을 알아채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는 연장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연장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고자 하십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도구가 되는 기쁨을 놓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마리아는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감수하면서 단테의 표현대로 "처녀인
어머니로서의 고통", 그리고 "아들의 딸" 즉 하느님의 딸로서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길에서 고통은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천사가 마리아에게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1,35). 하였습니다. 바로
그 성령께서 우리에게도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우리를
덮어 죽기까지 믿음에 따르는 순명의 삶을 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믿고 따르는 경청의 달인이요,
행동하는 어머니이셨습니다. 우리도 일상 나에서 다가오는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말씀대로 행하는 성모님을 닮은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 청주교구 반영억 라파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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