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도 장마기간 첫 호우주의보가 내렸다. 더위 때문에 베란다와 방문을 열어놓고 자다보면 대개의 경우 새벽3시 택배의 요란한 소리에 잠을 깨게 되지만 오늘은 비 때문인지 택배는 조용했고 그대신 3시반 부터 억수같이 퍼붓는 빗소리에 단잠을 깨었다.
호우주의보가 자연재헤를 발생시킬수 있으니 사실은 반가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높은 지대에 있는 텃밭을 가꾸는 나의 입장으로는 너무나 반갑다. 호우주의보가 내릴 만큼의 강수량이어야 얕으막한 야산으로 물이 흐르기 때문이다. 그래야 저수조에 물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장마기간 비교적 많은량의 비가내려 저수조가 여러번 넘쳤었다. 하지만 올해는 비가 너무 젊잖게 오다보니 비로소 오늘에서야 물을 받게 된다. 뉴스를 보면 이곳 저곳 물난리를 겪는 곳이 많다. 다행히 우리 지역은 지금까지 별 피해가 없으니 다행이다.
똑같은 비가 내려도 누구에게는 근심의 원인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반가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의인에게나 악인에게나 똑같이 비를 주신다. 어느 특정한 장소에만 비를 내려주시지 않는다. 모두에게 같은 은혜를 내리신다는 뜻이다.
지혜로운 인간들은 호스를 이용해 관수농업을 한다. 모든 곳에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라 식물 모종에게만 물이 공급되도록 조절을 해서 물도 아끼고 원하는 방식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하시지 않는다. 가물때는 모두가 가뭄의 고통을 겪지만 반대로 단비가 내릴 때는 모두에게 동일한 단비를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겨보며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