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로 11:00경에 아점을 먹는다
어제도 아점먹고 한의원에 갔다가 침 한방맞고 바람은 찬데 햇살은 너무 영롱한고로
터덜터덜~~ 걸어서 환경생태공원엘 갔다
풍경은 아직도 겨울 풍경이다 아름드리 느티나무 팽나무 나목을 보면서 어쩌면 얘들은 꼬라지가 나 닮았다 생각했다
몇바퀴 돌고 벤치에 앉아서 호수도 바라다보다가..
발목이 쫌 욱씬거리지만 걸어서 구립도서관에 들러서 잡지도 보다가 커피도 마시고 졸기도 하다가
책 몇권 빌려서 또 걸어서 집에 왔다
현관문을 여니 집안은 적막강산이다
행여싶어서 여보세요~~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하니 역시 응답이 없다
응답하라 와이프 2016!! ㅋㅋㅋ 나혼자 낄낄이 처럼 웃었다 ^^
뭔가 먹고 싶다 냉장고를 열어 아로니아 쥬스 한잔마시고 안쪽을 보니 사기대접에 뭔가 뻘건게 있다
저거 뭔지? 악~~~~ 피덩이다!! 나는 저렁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Vt. A가 많다고 요근간 와이프는 자주
우거지넣고 선지해장국을 끓인다
음식은 일단 눈으로 보는게 맛의 70%를 좌우한다는데 나는 보기 싫은거에는 입맛이 꼴리지를 않는다
와이프는 어디 산에 가셨나? 현관 앞을 보니 자주색 등산화는 그대로 있다
또 틀림없이 옆단지에 사는 영경이 엄마랑 창원 D백화점에 싼티 및 아이쇼핑가서 놀다가 차마시러 갔나부다싶다
컴질하다가 아파트 광장을 바라다보니 낯이 익은 오통통 불빠마 아줌마 하나가 쇼핑백을 들고 걸어오고 있다
어이구~~ 뭔 또 싼티패션을 샀을까? 참 한심하다 한심해!! 지는 백화점 돌아다니면 재밌고 머리도 안 아푸고 좋다니까
하이고~~ 어쩌랴 그래도 같이 갈 절친이 있어서 다행이다 아님 내가 개끌려 다니듯이 가방모찌로 따라다녀야 할텐데..
가만있자? 오늘 저 여인을 기절할듯이 깜짝 놀라게 해줄까?
나는 얼른 옷을 다벗고 팬티만 입고 냉장고 안의 선지피를 꺼내서 몸에다 바르고 식칼에다 묻히고
거실바닥에도 쫌 뿌렸다 ㅋㅋㅋ 놀래서 기절초풍을 하시요!! 생각만으로도 통쾌하고 재미난다 ^^
가만히 누워 있자니 현관문 키 눌리는 소리가 삐삐삐~~~ 들린다
신발을 벗고 중문을 열면서..
...침맞고 왔어예?....아아아악~~~~ 엄마야!! 이기 뭐꼬? 악~~~!!!!! 당신 왜 이래요? 정신차려봐요!! 엄마야~~ 우짜꼬?
이 피쫌봐!! 흑흑흑~~ 누구 없어요!!
하면서 흐느껴운다
너무 그러니까 내가 당황스러우면서 이걸 우째 수습할꼬 싶어서 겁이 난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거 119에 전화걸면 까꿍~~!! 뻥이야~~ 놀랬지? 하면서 일어서려 했다
와이프가 훌쩍이면서 폰을 거나보다
...여보세요~~ 119죠? 여기요 우리집에 사람이 피를 흘리고 있어요 엉엉엉~~ 빨리 와주세요
네?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어요
빨리 와줘요 무서워 죽겠어요 00아파트 107동 1304호입니다 엉엉엉~~!!
이러겠지? 그전에 일어나야 119에 거짓전화신고가 안되리라 ㅋㅋ
근데 와이프가 갑자기 웃으면서
...자기야~~ 나야 어디야? 나 집이지 근데 있잖아? 집에 오니 이 잉간이 칼맞고 죽어있다? 몰라 강도가 들었나?
암튼 너무 잘됐지? 우리 손에 피 안 묻혀도 되겠다 그쟈? 호호호호~~ 우리 이제 살림 합쳐도 되겠다
우는척 하면서 119에 신고해야지~ 이 잉간 치울 때까지 당분간 연락하지마 내가 연락할께 자기야~ 좋아죽겠어
사랑해!! 호호호호~
그리고선 119에 전화해서 울면서 남편이 죽은거 같다고 무서워 죽겠다고 빨리 와달라고 전화를 한다
아아아~~~ 나는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다 이대로 그냥 심근경색이라도 와서 죽어버렸음 좋겠다
울지도 못하고 눈을 뜨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는 거실바닥에 벌거벗고 누워서 싸늘히 식어가고 있었다
멀리서 사일렌 소리가 들려온다
신이여~~~ 부디 이 몸을 죽여주소서!!
첫댓글 혹씨 직업이 소설가유??
백순디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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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사시니 좋네요?
저는 원시인 처럼 단순하게 살아요 ^^
소설을 쓰시는 분이 가끔 있었습니다.
당연히 글을 옮깁니다.
몸님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옐로카드 1
인생이 어차피 한편의 소설이고 드라마 아니던가요? 엘로카드 한장이라...차라리 퇴장 시키고 말 잘듣는 선수들만 뽑아서 드림팀을 만들어 하고 싶은대로 지휘하세요^^
@몸부림 말 잘 듣고 안듣는 차원이 아닙니다.
픽션을 쓰는 곳이 아니란 말이지요.
잘 아시면서 ..
@솔숲 제가 좀 날카로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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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언제나 비스님의 글 보면 반갑고 마음도 순수해지고 좋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글 많이 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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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일 한건 해결되었어요 봄이 오고..햇살 영롱한 날에 상제나비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어요^^
ㅎㅎㅎ
상상력도 풍부하시네요
선지보고 어찌 그런 상상을 하시는지
너무 우스워서 마구 웃었네요.
아이고~
못말리는 몸부림님ㅎ
우리집 냉장고에는 애시당초 선지는 없었어요 글의 트릭을 위한 소도구랄까요?
우리 와이프 선지 못먹어요 ㅋㅋ
아이그~ 아이그~~~
어린 몸부림님이나 늙은 몸부림님이나~~~
어이고 우째 아직 철이 안 들었누 ?? 요 ?
철든 누리애는 우찌 봅니까?
나는 철들기 싫어요!! ^^
@달돋이 하여간에 맨날 긴가 ? 민가 ? 하다가 당하고 사는 삶방 팬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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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글 올리고 후회했어요 주제가 이 카페 분위기 대비 너무 센거 같아서요
근데 이글은 제가 신혼초에 아주 재미나게 읽었던 소설가 송영씨의 콩트를 패러디했습니다
송영씨는 야설작가가 아니잖아요? 적과의 동침..이 또한 우리 주변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 카페 회원분들은 다들 너무 순수하신거 같아요 물 흐려서 미안합니다!!
아침부터 우거지 선지국 생각에 침넘어 가네요 ㅎㅎ
그런데
사이렌 소리에 벌떡 일어나
36계 튀신거는 아니죠? ㅎㅎ 넘 재미있습니다^^
재밌다니 고맙습니다 제가 싫어서도 저는 펌글이나 픽션은 취급 안 하는데 재미로 딱 2개 올린걸루 견제성 글이 올라오고 은근히 표현이 거치니 국어순화가 어떻니 참 웃깁니다 ㅋㅋ 건강하시죠?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날 많이 바빠서 들어오지 못했는데
몸부림 님 글이 늘 궁금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