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았으니 다시 시작이죠. 제약업계에서 35년간 걸어온 길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
올해로 환갑(還甲)을 맞은 김상린 보령제약 사장(61)이 그 동안 저술한 국내외 논문과 특허, 연구성과와 함께 지난날을 돌아보는 회고담을 모아 오는 20일께 책을 출간한다.
김 사장은 "보령제약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97년부터 2000년까지의 연구성과 중에는 항암제 등 의약품 개발로 이어진 것이 많았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국내 11편, 국제 32편 등 총 46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며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중추 역할을 했다.
그는 국내 21개, 국제 11개 등 총 32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소장 시절 4년 동안에는 연구하랴 논문 쓰랴 하루에 잠을 4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단다.
그럼에도 마음껏 연구할 수 있었기에 일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 역시 그때임을 회고하는 걸 보니 그는 천상 연구자다.
항암제 원료 `독소루비신`을 비롯해 위장약 겔포스엠, 장티푸스 백신, 고지혈증 치료제, 전립선 치료제 등 보령제약이 내놓은 굵직굵직한 제품은 모두 김 사장 손길을 거쳤다.
김 사장은 특히 "항암제 원료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독소루비신을 우리 기술로 합성하게 됐을 때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당시 수개월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연구자들과 너나 할 것 없이 얼싸안고 만세를 불렀다"고 술회했다.
그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비롯해 올해가 국내 제약업계에는 시련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고통 후에는 행복이 오지 않는가. 올해를 기회로 국내 제약업계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김 사장은 "이번 회고집 발간을 기점으로 제2인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가 인생 제2막이라는 의미다.
1970년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하고 중외제약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보령제약에서 사업본부장, 연구소장을 거쳐 200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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