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대(大) 자 들고 ‘공조‘보고 왔습니다. 오늘 광화문 대보름 집회에 두 진영 모두
사람을 모으려고 애를 많이들 썼다고 하는데, 촛불 로 대변하는 탄핵찬성과 친 박의
탄핵반대 맞불 가운데 찬성 쪽 인원80만, 반대쪽 인원들도 상당수 참석했다고 헤드
라인에 떴습니다. 가뜩이나 격차문제가 사회갈등을 야기 시키고 있는 이때 보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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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양당구도가 큰일입니다. 원래 당파싸움은 우리민족이 내력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피땀흘려놓은 우리나라 좋은 나라 망할까봐 걱정하고 있는 나는
무늬만 보수 맞습니다.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중에 제 기억으로는 김 영애, 이 병 헌 이
나왔던 ‘남북공동경비구역’, 한석규의‘쉬리’ 그리고 ‘강 철수 감독, 김 수 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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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정도 생각이 납니다. 비전향 장기수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쪽에서는 '빨갱이' 담론을, 다른 한쪽에서는 '인권' 담론을 이야기 합니다.
송환 문제는 다양한 사상적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야기하기
껄끄러운 논제입니다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무려 50년 동안 미전향 장기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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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역하는 남자와 그 남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여인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배창호
감독 이 미연 이 정재 나오는 “흑수선”도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려면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미친 듯이 일할
때'라고 하던데 과연 그렇다고 무릎을 쳤고 이 미연 같은 여자라면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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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기다림에 도전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공조'는 무난하게 천만을 기록할 걸로
예상되는 가운데 2월 11일 현재 700만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한 ‘공조‘가 영화 '더 킹'을 잡아먹고 정상을 차지한데에는
전 연령층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극 장르로 관객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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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입니다. 남한으로 잠입한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한 최초의 공조수사를 펼치는
남한 형사와 북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공조'는 무뚝뚝한 북한 형사와 생계형 남한
형사의 좌충우돌 브로맨스로 배우 현 빈, 유해진, 김주혁이 해내냈습니다.
현빈의 액션은 여성 관객층은 물론이거니와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남성 관객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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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을 수 있었고 김 주혁과 소녀시대, 윤 아의 활약도 함 몫 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유해진이 ‘럭키’에서 보다 ‘공조‘가 더 어울렸던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굶주린 북한 형사의 비주얼과 자본주의 형사 유 해진의 묘한 언밸런스 케미가 감독의
센스로 돋보이던데 동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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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시작은 창대한 액션이었으나 신파 코메디라는 미약한 결말에 도달하는
영화 ‘공조’는 차 기성(김주혁)이라는 인물이 그나마 영화의 무게감을 주었습니다.
그는 국제용병이었던 군인으로, 북한정부의 달러위조 동판을 들고 남한으로
숨어들었고 남한에 온 그는 먼저 탈 북한 부하들을 지휘하며, 중국의 삼합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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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동판의 가격을 흥정합니다. 콜라를 마시면서 “이 맛이 그리웠다”며 거드름을
피우는데, 자식, 멋있습니다. 물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북한놈의 모습이고요.
제가 현역 삼합패 한 친구를 아는데 적어도 느와르에 등장하는 갱은 비주얼이
삼합회정도는 되어야지요. 지금껏 영화 속 북한사람은 생존을 위해 탈북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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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이유로 탈북한 사람들이었습니다만, 차기성은 대단히 국제화된 인물로,
국제범죄를 통해 큰돈을 벌겠다는 목표를 지닙니다.
그의 부하들도 낯선 존재들입들입니다. 그들은 남한의 뒷골목에서 이러저러한
조직범죄에 연루되어 있었고 이는 그동안 조선족이나 이주노동자들로 재현되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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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입니다. 영화란 허구이긴 하지만 탈북자들을 이처럼 획기적으로 그렸다는 점은
창의성을 칭찬할만합니다. 북한을 단일한 가치질서가 통용되는 균질한 사회로
보지 않으며, 자본주의적 욕망과 무관하지 않은 사회로 이해한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영화가 공조로써 도달하려는 지점은 임 철령(현빈)과 강진태(유해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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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기성(김주혁)을 무너뜨린 시퀸스에 있습니다.
동판을 빼앗긴 차기성은 박소연(엄마)과 강연아(딸)를 납치하였습니다.
저는 강연아의 울음소리를 듣고서 강 진태를 무조건 살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영화 중간에 졸음이 쏟아진 것을 눈 까집고 몰입하고 있는 나는 지금 미쳤습니다.
에스더 예주가 보고 싶고,따뜻한 아랫목이 그립습니다.
아, 이제 무엇을 해야 외롭지 않을까?
2017.2.11.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