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 마니 반메 훔
불교, 특히 밀교와 티베트 불교에서 많이 외워지는 진언중 하나로 모든 죄악이 소멸되고 모든 공덕이 생겨난다는 뜻이다. 마법의 주문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쪽이 더 유명하지만 이쪽도 많이 쓴다. 사전에는 '옴 마니 반메 훔'이 아니라 옴 마니 밧메(파드메) 훔이라고 적혀 있다.
이 진언의 정식 제목은 관세음보살 본심미묘 육자대명왕진언(觀世音菩薩 本心微妙 六字大明王眞言)인데 너무 길어서 보통 '육자진언'이나 '관세음보살 육자진언'이라고들 부른다. 원문인 산스크리트어를 굳이 직역하면 '옴, 보석 연꽃, 훔'이라고 한다.
이를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식으로 밀교 특유의 성스러운 비유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티베트 밖의 서양인 학자들의 오해였다. 티베트 불교 사비관음의 도상에도 나오는 관세음보살이 손에 든 보석과 연꽃을 언급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해석은 티베트로 역수입되어서 티베트 승려들 중에도 이런 해석을 하는 경우가 있는 실정이다. 13세기에 가톨릭 선교사들이 티베트 불교와 처음 접촉했을 때 그들은 이 진언의 의미를 "신이시여,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라고 이해했다. 적어도 당시의 티베트 불교 승려들은 이런 의미로 독송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니파드메'는 산스크리트 문법상 여성 호격임도 주목할 점인데 정확히는 '마니파드미(Manipadmi)'라는 여성명사로 지칭되는 존재를 호격으로 부른 것이다. 이를 두고 힌두교의 시바에 대응하는 대승 불교의 존재가 관세음보살이듯 시바의 짝이자 창조의 여성적 원리인 사티에 대응하는 불교적 존재가 마니파드미고 마니파드미를 부르는 진언이 육자진언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티베트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나 티베탄 콜로니의 절에 가면 안내판에 영문으로 이 발음을 설명한 곳이 아주 많다. 티베트 불교나 밀교에는 이 진언을 100만 번 외우면 성불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천수경 해설을 보면 '옴 마니 반메 훔'에서 '옴'은 하늘 세상, '마'는 아수라, '니'는 인간, '반'은 축생, '메'는 아귀, '훔'은 지옥 세계의 제도를 뜻하고 일체의 복덕 지혜와 모든 공덕행의 근본을 갈무린 진언을 뜻한다. 육도의 중생들을 제도하여 육도의 문을 닫게 한다는 뜻이다.
원래는 마지막 음절 ह्रीः(hrīḥⁱ, 흐리히)가 뒤에 더 붙어서 옴 마니 파드메 훔 흐리히였다고 한다. 산스크리트어로 '흐리히'의 원래 뜻은 '참회'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의미를 따지지 않는다. 이 글자는 밀교에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을 상징하는 종자자(種子字)다. 밀교에서는 특정한 소리의 음절로 불교의 각 불보살을 상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문수보살의 종자자는 '디'이다.
밀교에는 머리속으로 부처나 보살 등의 모습을 상상하는 수행법이 있는데 이때 처음에는 종자자를 어떤 문자로 적은 모습을 떠올렸다가 (씨앗에서 싹이 터서 나무로 자라듯) 점차 완전한 불보살의 모습을 상상한다. 마치 씨앗을 심었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는 것과 같다 하여 최초로 상상의 대상이 되는 '문자'를 종자자(씨앗 글자)라고 부른다. 종자자를 상상할 때는 한글로 하든 알파벳으로 하든 아니면 실담 문자로 하든 상관이 없다고 한다. 흐리히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의 종자자라서 아미타불의 진언 중에도 '흐리히' 소리를 집어넣은 것이 있다.
육자진언을 독송하더라도 '흐리히'를 소리 내어 독송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한다고 해도 마음 속으로만 한다.
성철 스님이 1970년대 무렵 "모든 진언과 다라니를 (중국을 거쳐 들어왔던 옛날 음차표현 대신) 산스크리트어 원어로 하자!"는 운동을 하면서 '옴 마니 반메 훔'이 아니라 '옹 마니 파드메 훙'이라고 고쳤으나 아직도 전자를 더 많이 쓴다.
사실 이 진언은 불교 종파 중 밀교를 표방하는 대한불교진각종에서는 상당히 중심적인 용어다. 진각종의 법회 중에는 기도하는 시간이 있는데 이를 염송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때 바로 '옴마니반메훔'을 계속 입으로 외운다. 법당에 가면 그 많은 사람들이 염송 때 10분 사이 옴마니반메훔만 외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겐 꽤나 컬쳐쇼크인 부분이다. 진각종의 법당인 '심인당'에 가면 옴마니반메훔이란 글자가 대문짝만 하게 붙어 있다. 사실 진각종처럼 많이 외우지는 않더라도 어느 종파든 절에 오래 다니면 자동으로 입에 붙는다.
진각종 종립학교인 위덕대학교, 진선여자중·고등학교나 심인중·고등학교에서는 행사 때 이걸 외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