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산림변화, ‘SAR 위성’으로 정밀 감시
차세대 소형위성 2호 활용, 구름·안개에도 관측
기상레이더는 ‘비’, SAR은 ‘숲의 변화’를 측정
국립공원 산림의 변화를 영상레이더(SAR) 위성으로 반복 관측하고 산림생태계 변화까지 추적하는 기술이 새로운 산림관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 광학 위성이 구름과 안개 등 기상 조건에 영향을 받는 데 비해 SAR(Synthetic Aperture Radar)은 자체적으로 마이크로파를 발사해 지표에서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하기 때문에 주·야간은 물론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산림변화를 지속해서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은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영상레이더 자료를 활용해 국립공원 산림변화를 분석한 결과, 산림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후방산란 특성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산 영상레이더 위성 자료를 활용해 국립공원 산림을 반복적으로 관측하고, 산림 유형별 신호 차이를 시계열로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은 2025년 3월 12일부터 9월 20일까지 수집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반복 관측자료를 활용해 시계열 영상을 구축하고, 관측 시기별 산림변화 신호의 위치와 유형을 지도화했다.
지리산국립공원 산청지역을 대상으로 2025년 3월부터 9월까지 다섯 차례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활엽수림과 조림지에서 서로 다른 후방산란 특성이 나타났다.
특히 두 식생 유형 사이에서 후방산란강도 값에 약 1만 수준의 차이가 나타나, 향후 식생 구조가 변화할 때 그 변동을 시계열로 추적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후방산란 신호는 지표면의 거칠기와 수분, 식생의 구조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표면이 매끄럽거나 수분이 많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호가 나타나며, 식생이 울창하거나 표면 구조가 복잡한 산림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SAR 자료를 장기간 축적하면 단순한 산림 유형 구분을 넘어 산림 훼손이나 구조 변화가 언제,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를 추적하는 시계열 분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산림청이 활용하는 기상레이더와 차세대 소형위성 2호의 SAR이 모두 ‘레이더’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관측 목적과 대상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산림청 산사태 정보시스템에서 활용하는 기상레이더 자료는 기상청 레이더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강수의 발생 범위와 이동 경향 등 기상 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반면 차세대 소형위성 2호 SAR은 위성에서 마이크로파를 지표면에 발사하고 되돌아오는 후방산란 신호를 분석해 지표와 식생의 구조 및 변화 특성을 관측한다.
즉, 기상레이더가 ‘산림에 어떤 기상위험이 다가오는가’를 본다면, SAR 위성은 ‘그 영향으로 산림과 지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보는 기술이다.
따라서 두 기술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관측영역을 보완하는 관계로 볼 수 있다.
산림관측 역시 지상 조사 중심에서 위성영상과 AI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의 플럭스 관측자료와 위성영상, AI 등을 결합해 전국 산림의 건강 상태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는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25년 산림 위성 포럼에서는 산림청, 국가산림 위성정보 활용센터, 우주항공청, 기상청, K-water 연구원 등이 참여해 위성영상의 검·보정과 영상레이더(SAR)의 품질 향상 및 활용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는 앞으로 산림관측이 기상자료와 위성 자료, 현장 자료를 각각 생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관측자료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립공원연구원은 이번 분석을 기반으로 향후 산림 유형 구분, 훼손 의심 지역 선별, 산림변화 탐지 등으로 활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반복적으로 축적되는 SAR 자료는 산림 쇠퇴와 병해충 피해, 산불 피해 및 회복 과정, 산사태 위험지역, 토지이용 변화 등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SAR 신호만으로 산림의 종류나 생육상태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후방산란 신호가 식생 구조뿐 아니라 토양수분, 지형, 관측각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SAR과 광학 위성, 드론, 산악기상관측, 현장 식생조사를 결합하는 다중센서 관측체계가 필요하다.
관측체계도 단순히 자료를 많이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상레이더 → SAR 위성 → 광학 위성 → AI 분석 → 드론·현장 조사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조를 구축해 기상위험을 먼저 포착하고, 위성이 산림의 변화를 찾아내며, AI가 이상 지역을 선별한 뒤 현장 조사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모든 지역을 현장 조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 가능성이 큰 지역에 조사인력과 장비를 집중할 수 있어 효율성과 정밀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기상청·산림청·국립공원공단이 각각 중요한 관측자료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관별 업무와 시스템이 분리돼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기상위험을, 산림청은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난을,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의 생태·산림변화를 각각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각 기관이 자료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로 다른 자료를 하나의 분석체계에서 결합해 ‘어디에서 변화가 발생했고, 그 원인은 무엇이며, 어느 지역을 우선 조사해야 하는가’까지 판단할 수 있는 통합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기관별 장비와 조직은 그대로 유지하되, ‘산림재난·생태 통합관측 플랫폼’ 또는 공동 통합관측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상청은 기상위험 감시, 산림청은 산불·산사태 등 산림재난 분석, 국립공원공단은 생태·산림변화 분석을 담당하고, 공동 데이터 플랫폼에서 이들 자료를 통합해 AI 분석과 위험지역 선별, 현장검증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새로운 관측장비를 기관별로 추가하는 것이 아니다.
“장비와 조직은 기관별로 운영하되, 데이터와 분석 플랫폼, 위험판정 기준은 하나로 묶는 것”이 앞으로 산림관측의 효율성과 정밀성, 정확성을 높이는 핵심 과제가 될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역시 앞으로 위성·무인기·현장 조사자료를 함께 활용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태계 변화를 조기에 파악하고 산사태·산불 등 재난 대응과 보전·복원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산림관측의 경쟁력은 ‘더 많은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측자료를 하나의 시간 축과 공간 축에서 연결해 변화의 원인과 결과를 함께 읽어내는 데 있다. 이것이 국립공원 산림관리에서 SAR 위성 활용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방향이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박남식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