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런저런 소소한 일상
2023년 3월 11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이월 스무날
하루하루가 참으로 빠르게
잘 가고 잘 오는 것 같은 요즘이다.
어느새 3월도 중순으로 접어든다.
기나긴 겨울의 터널을 벗어나는 걸까?
이 시기는 두 계절이 공존하는 산골이다.
아침은 영하의 기온에 서리 내리는 겨울인데
한낮은 영상으로 올라가 덥기까지 하여 봄이다.
산골 촌부들 일상의 시작은 나무작업으로,
산골 아낙들의 일과는 걷기운동으로 시작한다.
본격적인 농사 시작되기 전에, 풀이 나오기 전에
모닝가든의 사방 널부러져 있는 나무를 꺼내다가
땔감용 장작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는 나뭇꾼이다.
자매는 햇살 퍼져 땅이 질퍽거리기 전에 열심히
걷기운동을 하느라 아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산골 가족의 아침나절 모습이다.
처제와 아내가 모처럼 점심은 나가서 먹자고 했다.
외식이며 회식이라고 할까? 그래봐야 고작 짜장면,
해물짬뽕 한 그릇을 먹는 것이지만 이 산골에서는
흔히 먹는 게 아니라서 외식이며 회식이라고 한다.
우리 입맛에 맛는 맛집이라 하여 이따금씩 진부에
있는 음식점까지 드라이브 삼아 25km를 달려가
먹고 오곤한다. 짜장면, 짬뽕 한 그릇을 먹으려고
그 먼 거리를 간다고 하면 우습긴 하겠지만 우리는
이러고 산다. 가까운 곳은 우리 입맛에 맞는 집이
없으니 어쩌겠는가?
이렇게 이따금씩 진부에 가면 생필품을 싸게 파는
국민가게라고 하는 다이소에 들리곤 한다. 처제가
아주 즐겨하는 곳이 이곳이다. 없는 것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값도 아주 저렴하다. 대부분
1,000원에 사게 되고 아주 비싸야 5,000원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과는 비교가 안되는 가격이다.
그래서 알뜰한 산골 아낙들이 즐겨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꽤 많이 산 것 같았는데 3만원 정도이다.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요즘같은
고물가시대에 이런 곳이 호황을 누리는 것 같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오는 길에 둘째네가 봉평면 도서관에 빌려온 책을
반납해야한다고 하여 봉평에 들렸다가 마트에서
쇼핑도 했다. 산골 아낙들은 장에서 사는 것 따로,
마트에서 사는 것 따로, 원주에 나가 대형마트에서
사는 것이 따로 있다. 분명한 것은 알뜰함이 몸에
배어 그런 습관이 든 것 같다. 어제도 그랬다. 마침
장평오일장날이라며 들려야 한다고 했다. 마트에
있는 것이라 거기서 사도 되는데 꼭 장에 가서 단골
가게에서 사야한다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매는
둘째네 데크에서 사온 채소를 다듬느라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너무나 다정해 보이고
아주 좋아보여 멀찌감치에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런저런 산골살이의 소소한 일상에서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된다. 결론은 '좋다'란 말로 함축되는
것인데 구구절절, 횡설수설이다. 다 그런거지 뭐...
첫댓글 일상의 하루
소소한 행복이 눈에 보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