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산(岳山)! 월악산(月岳山)의 겨울
■ 날짜 : 2011년 12월 25일(일요일)
■ 날씨 : 맑음
■ 산행 길 : 덕주공원 지킴터▶학소대▶덕주사▶마애불▶헬기장▶영봉(1,097m)▶중봉▶하봉▶보덕암
■ 산행거리 : 약 13km
■ 산행속도 : 보통
■ 산행시간 : 6시간25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함께 한 사람 : 진주 아름다운 사람들과
■ 구간별 산행시간 : 덕주공원 지킴터(10:35)▶덕주사(10:54)▶마애불(11:28)▶헬기장(12:40도착.13:29출발)▶영봉(14:12)▶중봉(15:02)▶보덕암(16:35)▶수산리(17:00)
연말이면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요?
일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 사람들은 송년회에 다니다보면 술독에 빠져 그곳을 나오기가 어려워 바쁜 사람들도 있답니다.
저도 후자에 속하지만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저의 주량이 제법 활보를 치는 관계로 뒷날은 속 차린다고 바쁘고, 머리 식힌다고 바쁘고, 업무한다고 바쁘고, 바쁨의 연속이지요.
일요일!
마음은 나의 매실 밭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몸은 바쁜 마음을 정리하고자 충주 월악산으로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실고 말았습니다.
이래가지고서야 봄에 매실나무에 매화꽃이 만발하고 매실이 주렁주렁 달리기를 바라는 나는 나쁜 녀석이지요.
새벽의 안개가 걷히니 조국의 산하는 어느새 흰옷으로 갈아입고 산객들을 기다리며, 흐르는 강물은 맑은 눈을 간직한 채 아래로 흐르며 더러운 것들을 정화 시킵니다.
오랜만에 겨울채비를 챙긴 짐 보따리는 12kg이지만 무겁다는 느낌보다는 비료 한 포대보다 가볍다는 안도감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 줍니다.
왕현수라는 나의 갑장님이 대장으로 계시는 산악회 입니다. 우리는 일명 이 분을 왕대장으로 호칭하는데 산에 관한 한 대단한 파워를 가지고 있고, 혼자 백두대간을 38일만에 종주했지요.왕건의 후손답게 제법 남자 답지요. 그러나 마이크만 잡으면 부끄러워 수줍어하는 새색시 같지요.앞으로도 멋진 가이드가 되길 빌겠습니다.
산길의 이정표는 이렇게 명확하게 나타나 있는데 내 인생의 이정표는 허리멍텅하니 제풀에 살다가 제풀에 가야지요.
피아노 건반치고는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건반이 아닐까요? 아마 베에토벤과 쇼팽도 이런 건반은 만져보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살짝 건반을 쳐 보니 어찌 그런 아름다운 선율이 소리나는지.....아마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했을 겁니다.
학소대입니다. 눈이 게곡으로 흐르는 모습도 꽤나 아름답습니다.
계곡과, 돌담과, 얼음과, 산과, 나무와, 눈이 함께하니 이 그림도 제법 운치가 있네요.
신라의 마지막 공주인 덕주공주와 오빠인 마의태자의 전설이 깃든 덕주사입니다. 큰 절은 아니었지만 정갈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절에도 크리스마스 케익이 전시 되었답니다. 요즈음은 교회나 절이나 성당이나 모두 대중의 마음의 선하게 만드는 곳이니 서로 험담하지 말고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신의 종교가 중요하다면 남의 종교도 중요하기에.....
높이 13m의 마애불상. 구전에 의하면 마의태자의 여동생인 덕주공주가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설마 그럴리는 없을 것이고 이름없는 석공들의 작품이겠지요. 얼마나 고생 했을까요. 그러나 그 석공들은 부처님의 얼굴은 온화하게 그렸답니다. 자신의 고생을 뒤로하고.....
고드름도 세월과 물의 량에 의해 키가 크졌다가 작아졌다가 하지요. 어찌 세상사 제 멋대로 되는게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엿장수 가위질은 엿장수 마음대로지요.
백두대간길인 포암산과 부봉도 조망되고.....저도 엊그제 걸은 길 같은데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렸답니다.
주흘산도 앞다퉈 얼굴을 내 밉니다.
문경세제 너머 조령산도 이름 한 번 불러 달랍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봉인 영봉과 중봉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진주 진양호를 꼭 빼닮은 충주호반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멀리 치악산이 보일랑 말랑하고........
자연! 그 아름다움이 경이롭습니다.
신령스러운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월악산의 최고봉인 영봉(靈峰)입니다. 영봉이라는 지명을 가진 산은 우리나라에서 백두산과 월악산뿐이라고 합니다. 영봉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과연 영봉이라 할 만 하답니다.
55리터 배낭이 여유가 없습니다. 역시 겨울철에는 챙길 것도 많고 소지해야 할 것도 많답니다. 그기에다 매실주와 돼지김치찌게 거리는 저의 단골 메뉴랍니다.
겨울이 지나면 낚지볶음과 낚지무침으로 변환되지요. 사실 저는 먹을 것을 많이 가지고 가는 그런 부류는 아니었는데 어느사이 일행 중 가장 많이 챙겨가는 산꾼이 되었지요. 그러나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지금도 헷갈립니다.
지금 저의 스틱이 코베아 다이나믹4단 스틱인데 결코 권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가격대비 품질은 많이 떨어지지요.
스틱은 조금 품질이 좋은 것으로 장만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월악산 영봉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다가서지 못하도록 합니다. 정상도 겨우 몇 사람이 설 수 있고,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도 비좁아 서로가 양보하지 않으면 꼼짝을 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답니다. 신령스러운 봉을 오르기 위해선 산꾼들의 이해가 필요하지요. 그래서 영봉인지 모른답니다.
한폭의 수채화입니다. 어느 화가도 흉내 낼 수 없지요.
지나온 봉우리가 주마등처럼 이어지고 깊은 계곡은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멀리 소백산의 연화봉과 비로봉에는 하얀 눈을 머리에 얹었습니다.
대단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이 평범한 진리를 누가 왜 글로 표현 했을까요? 이 소인은 통 알길이 없어 답답하답니다.
청산원불동(靑山元不動) 이요 백운자거래(白雲自去來) 라
푸른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데
구름만 제 마음대로 왔다 가는구나.
제가 해석한 것은 아니고 사전의 힘을 빌렸지요.
무식이 상팔자라고 하지만 전 상팔자는 아니랍니다. 무식이 철철 넘쳐 흐르는데도 말입니다. 그저 솟대에 한문을 써 놓은 것으로 밖에 안 보이니 쯧쯧......
사전을 찾아보니 "입차문내막존지해"의 뜻은 천지신명의 빛은 어둡지 아니하여 만고의 아름다운 지혜로다. 이 문에 들어오려거든 지식을 알려고 하지마라.는 뜻이군요. 불초소생은 이만......더 이상 논 하다가는 저의 무식이 탄로 날까봐서......
그저 대부분 중생들은 돌에 돌을 얹지요. 그리고 두손을 합장하지요. 저도 그런답니다. 그리곤 중얼중얼......우리는 부처가 아니니까요.
인기척 없는 보덕암은 말 그대로 절간입니다.
왜 오른쪽 의자에만 눈이 쌓여 있을까요? 스님께서 그쪽 의자는 바람이 쉬었다 가라고 그랬을까요? 아니면 구름이 잠자다 가라고 그랬을까요?
가마솥에 누렁지? 하지만 솥뚜껑을 열어보니 누렁지는 없었지요. 다만 부처님의 온화한 온기만 있었지요.
하심은 마음을 크게 비우는 것이라고 하네요. 전 언제 비울 것인지? 세상의 근심걱정과 온갖 잡다한 망상들이 내 머리속에 가득하니 언제나 마음이 아픈가 봅니다.
하나. 둘.... 잊을 것은 잊어가면서 살아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이 모양 이꼴이랍니다.
스님의 밥그릇인 바리때와 목탁의 공생! 절묘한 조화! 어느 것도 중요치 않지만 어느 것도 내 버릴 것도 없으니 그저 평화스럽게 살아야 겠습니다. 그게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닐까요?
첫댓글 그림 하나하나가 작품입니다. 작품이 해설도 또한 작품이군요.
조용한 산사에 다녀온 듯한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칭찬이 과하십니다. 그저그런 것 뿐이랍니다. 그래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네요.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크리스마스 날이라 집에서 푹~쉬었는데. 충주호 월악산 잘보고 갑니다..^^ 항상 즐산하시고 건강하세요
우째 일년이 훌쩍 넘어가는데 샤레와에선 연락도 없고..... 같이 진주에 살면서도 술 한잔 할 만남이 없으니......조만간 제가 연락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보덕암에 수력목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잘 있군요.
겨울 월악에 모습 잘보고 갑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아마 오랫동안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셀파님도 새해에도 언제나 건강하시길...
덕주공주의 애절함이 묻어나는 월악산
그 애듯함이 전해 져 오는듯한 글귀입니다.
일요일은 저도 그곳에 있었는데 차량은 제가 본것 같네요
올한해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무었이든 열심이신 방장님이 전 언제나 좋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새해 꿈꾸는 일 모두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마음을 채우기도 힘들지만 비우기도 더 힘들겠지요.감하고 항상 산 안산하시기 바랍니다.
덕분에
어디 세상사 엿장수 마음대로 되겠습니까? 자연이 정해주는데로 살아야 겠지요.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산행사진과 설명으로 더많은것을 느끼게해주는 산행기 잘보앗슴니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