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사태 당시 '거래소 책임론' 제기…신규 상장 72% 줄어
'단독상장' 가상자산 상폐 활발…상폐 70%는 '단독상장'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제공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규 상장'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 사태' 당시 규제당국을 중심으로 거래소에 책임을 묻는 여론이 생기자, 이를 인식한 거래소들이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업자들의 신규 상장이 상반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의 신규 가상자산 거래지원(상장)은 32건으로, 같은 해 상반기 116건 대비 72%(84건) 줄었다. 이를 두고 FIU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보수적 운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테라·루나 사태란 지난해 5월 가상자산 프로젝트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 가격이 '제로(0)'에 가깝게 떨어지고, UST 가격 유지를 위한 '자매 코인' 루나(LUNA) 가격도 99% 이상 하락한 사태를 말한다.
당시 국회 및 금융당국에서는 알고리즘으로 1달러 가격을 유지하는 테라 프로젝트의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하고, 루나를 상장시킨 거래소들에게 책임을 묻는 여론이 있었다. 이에 하반기에는 이 같은 여론을 인식한 거래소들이 신규 상장을 대폭 줄였다는 분석이다.
거래 중단(상장 폐지) 및 유의종목 지정 건수도 줄었다. 거래소의 갑작스러운 상장 폐지로 인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이 같은 여론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가 가상자산 위믹스(WEMIX)를 상장 폐지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22년 하반기 거래 중단 건수는 78건(중복 포함)으로 상반기 161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유의종목 지정 건수(중복 포함)도 109건으로, 상반기 218건 대비 절반으로 나타났다.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중에서는 특정 거래소에만 단독으로 상장돼있던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많았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경우, 하나의 거래소에서만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 및 위험이 크다.
2022년 하반기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 68종(중복 제거) 중 약 70%인 48종은 단독상장 가상자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소들의 상장 폐지 사유는 △프로젝트 위험(50%) △투자자 보호 위험(22%) △시장 위험(22%) △기술 위험(5%) 등으로 나타났다.
FIU 측은 "향후에도 반기별로 실태조사를 지속 실시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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