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림(綠林)
푸른 숲이란 뜻으로, 도둑의 별칭으로 즉 도둑 떼의 소굴을 일컫는 말이다.
綠 : 푸르를 록
林 : 수풀 림
(유의어)
녹림호객(綠林豪客)
백랑(白浪)
백파(白波)
야객(夜客)
이 말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전한(前漢) 말, 왕실의 외척인 대사마(大司馬) 왕망(王莽)은 한 왕조를 무너뜨리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나라 이름을 신(新)이라 일컬었다.
왕망은 농지(農地), 노예(奴隸), 경제제도(經濟制度) 등을 개혁하고 새로운 정책을 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복잡한 제도에 걸려 농지를 잃고 노예로 전락하는 농민들이 점점 늘어났다.
또한 화폐(貨幣)가 8년 동안에 네 차례나 바뀌는 등 경제정책 역시 실패로 끝나는 바람에 백성들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졌다. 그래서, 왕망은 백성들은 물론 귀족들로 부터도 심한 반감을 샀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서북(西北) 변경의 농민들이 폭동을 일으키자 이를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의 반란이 잇달아 일어났다.
AD 14년(천봉 4) 왕광(王匡), 왕봉(王鳳) 일당이 이들 난민을 모아 녹림산(綠林山)에서 반기를 들었는데, 그 무리가 수백명이었다.
그러자 관군에 쫓긴 마무(馬武), 왕상(王常), 성단(成丹) 등이 몰려와 함께 녹림산에 근거지를 차리고 마을을 공략하였다.
그 중에서도 지금의 호북성(湖北省) 당양현(當陽縣) 내의 녹림산에 근거지를 둔 8000여의 한 무리는 스스로를 녹림지병(綠林之兵)이라 일컫고 지주의 창고와 관고(官庫)를 닥치는 대로 털었다.
그 후 이들은 형주자사(荊州刺使)가 이끈 관군 2만명과 싸워 크게 이기고, 세력이 커져 5만명이 되었을 때 후한(後漢)을 세운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와 유현(劉玄)이 군사를 일으킬때 그들을 십분 이용하여 왕망의 신(新)나라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녹림(綠林)은 원래 산 이름이지만, 왕광(王匡)의 무리가 굶주린 백성을 모아 이 곳을 근거지로 도둑질을 하였기 때문에 이 후부터 도둑의 소굴을 녹림(綠林)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수호지(水滸誌)와 당(唐)나라 이섭(李涉)이 지은 우도시(遇盜詩)에도 도둑을 가리켜 녹림(綠林)의 호객(豪客)이라 하였다.
▶️ 綠(푸를 녹/록)은 형성문자로 绿(록)은 간자(簡字), 綠(록)은 동자(同字), 緑(록)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彔(록; 나무 껍질이 벗겨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綠(록)은 (1)동록(銅綠) (2)쇠붙이의 산화(酸化) 작용으로 그 거죽에 생기는 산화물(酸化物), 또는 수산화물(水酸化物). 금, 은, 백금(白金)을 제외한 금속(金屬)은 모두 이 녹이 스는 데, 철은 검은빛 또는 갈색(褐色)이고, 구리는 검은빛 또는 녹색(綠色)임. 녹이 슬지 못하도록, 페인트를 칠하거나 합금(合金) 또는 도금함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푸르다, 푸르게 하다 ②검고 아름답다 ③초록빛 ④초록빛 비단(緋緞) ⑤검은빛 ⑥조개풀(볏과의 한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푸른 숲이라는 뜻으로 도둑의 소굴을 이르는 말을 녹림(綠林), 푸른 머리털이라는 뜻으로 검고 윤택이 있는 고운 머리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을 녹발(綠髮), 파랑과 노랑의 중간색 풀빛을 녹색(綠色), 푸른빛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부드러운 찻잎 또는 그것을 끓인 차를 녹차(綠茶), 물에 불린 녹두를 매에 갈아 앙금 앉힌 것을 말린 가루를 녹말(綠末), 생풀이나 생나무 잎으로 하는 거름을 녹비(綠肥), 풀과 나무가 많아 푸른 땅을 녹지(綠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녹색을 띤 해초를 녹조(綠藻), 산이나 거리나 공원 등에 나무나 화초 따위를 심어 푸르게 가꿈을 녹화(綠化), 푸른 이끼를 녹태(綠苔), 푸른 풀을 녹초(綠草), 푸른 연못을 녹담(綠潭), 초목의 사이를 흐르는 푸른 물을 녹수(綠水), 초여름의 푸른 잎 사이를 스쳐 부는 바람을 녹풍(綠風), 부녀자가 거처하는 방을 녹창(綠窓), 가난한 여자의 방을 녹당(綠堂), 걸러 놓은 술에 뜬 밥알을 녹의(綠蟻), 녹색보다 조금 더 푸른색을 띤 색깔 곧 초록색을 초록(草綠), 녹색과 파랑의 중간색을 청록(靑綠), 흰빛을 띤 녹색을 백록(白綠), 늦은 봄이나 초여름의 초목에 돋은 새 잎의 푸른 빛을 신록(新綠), 식물이 가을과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고 늘 푸른빛을 띰을 상록(常綠), 녹색을 띠고 있음을 대록(帶綠), 여름철의 온갖 푸른 숲을 만록(萬綠), 청자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매우 귀중한 푸른 잿물을 대록(大綠), 푸른 숲 속에 사는 호걸이라는 뜻으로 불한당이나 화적 따위를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걸(綠林豪傑), 연두 저고리에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아가씨의 옷차림을 녹의홍상(綠衣紅裳),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녹음방초(綠陰芳草), 푸른 물과 푸른 산을 녹수청산(綠水靑山), 화적이나 도둑을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객(綠林豪客), 푸른 버들과 꽃다운 풀을 녹양방초(綠楊芳草), 창 앞에 푸르름이 가득하다 뜻으로 창가에 초목이 푸르게 우거진 모양으로 초여름의 경관을 녹만창전(綠滿窓前), 푸른 옷을 입은 사자라는 뜻으로 앵무새의 다른 명칭을 녹의사자(綠衣使者), 윤이 나는 검은 머리와 고운 얼굴의 뜻으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이르는 말을 녹빈홍안(綠鬢紅顔), 풀빛과 녹색은 같은 빛깔이란 뜻으로 같은 처지의 사람과 어울리거나 기우는 것을 초록동색(草綠同色), 푸른 산과 푸른 물이라는 뜻으로 산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을 이르는 말을 청산녹수(靑山綠水) 등에 쓰인다.
▶️ 林(수풀 림/임)은 ❶회의문자로 나무 목(木; 나무)部를 둘 겹쳐 나무가 많은 수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사물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는 글자를 빨리 만들 수 있었지만 다양한 뜻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고안된 방법이 기존에 만들어진 상형문자를 서로 결합해 새로운 뜻을 만들어내는 회의문자(會意文字)이다. 그중에서도 서로 같은 상형문자를 결합하는 것을 동체회의(同體會意)라고 한다. 같은 글자끼리 결합했기 때문에 기존의 의미가 더해지는 효과를 주게 된다. ‘수풀’을 뜻하는 林자가 그러하다. 林자는 木(나무 목)자를 겹쳐 그린 것으로 ‘나무가 많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林자보다 나무가 더 많은 것은 ‘빽빽하다’라는 뜻의 森(빽빽할 삼)자이다. 그래서 林(림/임)은 ①수풀, 숲 ②모임, 집단(集團) ③사물(事物)이 많이 모이는 곳 ④야외(野外), 들 ⑤시골, 한적(閑寂)한 곳 ⑥임금, 군왕(君王) ⑦많은 모양 ⑧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무 목(木), 수풀 삼(森), 나무 수(樹)이다. 용례로는 나무가 무성한 들을 임야(林野), 숲의 나이를 임령(林齡), 각종 임산물에서 오는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삼림을 경영하는 사업을 임업(林業), 수풀의 나무를 임목(林木), 수풀 사이 또는 숲 속을 임간(林間), 넓은 지역에 걸쳐 우거져 있어서 바다처럼 보이는 큰 숲을 임해(林海), 수림이 잘 자랄 수 있는 산을 임산(林山), 산과 숲 또는 산에 있는 수풀을 산림(山林), 나무가 많이 우거져 있는 곳을 삼림(森林),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깊은 숲을 밀림(密林), 농업과 임업을 농림(農林), 나무가 우거진 숲을 수림(樹林), 소나무 숲을 송림(松林), 대나무 숲을 죽림(竹林), 나무가 우거진 숲을 무림(茂林), 나뭇잎이 떨어져 공허한 숲이나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숲을 공림(空林),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듦을 조림(造林), 여러 가지 종류의 나무가 뒤섞여 있는 수풀을 혼림(混林), 산이나 들에 계획적으로 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는 일을 육림(育林), 정부 소유의 산림을 관림(官林), 새 숲이 생기기 전에 있었던 살림을 모림(母林), 천연으로 이루어진 삼림을 천연림(天然林), 태고부터 벌목이 없었던 천연대로의 삼림을 원시림(原始林), 파종이나 묘목과 이식 등에 의한 인공 조림 및 천연 갱신에 인위적 작업을 가한 삼림을 인공림(人工林), 원시림으로 초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숲을 자연림(自然林), 사람이 들어가거나 나무를 베어내거나 한 적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숲을 처녀림(處女林), 병 치료나 건강을 위하여 숲에서 산책하거나 온몸을 드러내고 숲 기운을 쐬는 일을 삼림욕(森林浴), 숲 속을 거닐면서 숲의 기운을 쐬는 일을 산림욕(山林浴), 특수한 목적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삼림을 시업림(始業林), 숲이 우거져야 새가 깃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인의를 쌓아야 일이 순조로움을 이르는 말을 임심조서(林深鳥棲), 부귀할지라도 검소하여 산간 수풀에서 편히 지내는 것도 다행한 일임을 임고행즉(林皐幸卽), 벼슬이나 속세를 떠나 산골이나 시골에 파묻혀 글읽기를 즐기며 지내는 선비를 산림처사(山林處士),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푸른 숲 속에 사는 호걸이라는 뜻으로 불한당이나 화적 따위를 달리 이르는 말을 녹림호걸(綠林豪傑)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