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Smoke
스위트 스모크는 1970년대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재즈록의 전설이다.
'Baby night'와 'Silly sally' 단 두 곡만 달랑 실어 발표한
1970년 걸작 앨범 의 주인공이다.
이력이 특이하다.
요약하면, 미국에 있다가 독일로 가서
사이키델릭 음악의 유럽 전도사로 이름을 날렸다는 것.
이들을 독일 국적의 팀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좀 모호하긴 하다.
팀의 구성원들은 모두 네덜란드 혈통으로
멤버를 구성하기 전
미국에서 각각 서로 다른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뉴욕에서 의기투합, 유럽행을 결심한 것이지만
정작 네덜란드로 가지 않고 독일로 향했으며
거기서 첫 음반을 취입했다.
독일은 사이키델릭 록을 논할 때
미국과 영국의 아성에 필적할 만한 나라로 꼽힌다.
물론 밴드의 숫자를 놓고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기억해야 할 실력파 밴드들을 다수 배출해낸 국가임은 틀림없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1960년대 후반의
독일 애시드록의 추진력이 빚어낸
커다란 성취로 불리는 스위트 스모크다.
이들은 실험정신과 탁월한 연주력으로
독자적인 연주 미학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윈 기타에 베이스, 드럼, 테너 색소폰(플루트)이
합세한 5인조 진용인데,
특히 드러머이자 퍼커션 주자인 Jay Dorfman의
리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aby night'나 'Silly sally' 에서
그의 솜씨에 넋이 나간 애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스틱 터치의 휘감기는 스피드가 오로라빛 풍경을 창조해낸다.
" "스위트 스모크의 음악은 지구가 돌고 있음을 실감시켜 준다."
몽환적인 선율로 시작하는 'Baby night'는
미국 재즈밴드 제레미 앤 더 새터스Jeremy & The Satyrs의
1968년 곡 'In the world of glass teardrops'의 선율을 차용하고 있다.
중반부에는 도어즈The Doors의 1969년 곡
'The soft parade'의 멜로디와 가사가 흐르기도 한다.
재즈와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이종교배 속에
멤버들의 즉흥연주가 불꽃을 튀기는데,
마치 리코더를 연상시키는 플루트의 음색은
독특한 포인트로 기능한다.
색소폰 연주로 시작하는 'Silly sally'는
중반부에 좌우 스피커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드럼 솔로가 가히 압권이다.
재즈의 즉흥성과 록음악의 역동성이 절묘하게 한 몸을 이룬다.
원시적인 비트가 에너지 넘치는 드럼,
환각적인 브라스까지 가세한 이 앨범은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명연이다.
외에 1974년 음반 도 걸작으로 꼽힌다.
이 두 음반에서 들려준 음악은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재즈와 아트록적 표현의 극대화였다.
지극히 원초적인 측면이 강하고
그렇게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타 그룹과 명백히 차별된다.
1970~80년대, 한국에서 사이키델릭록은 금기였다.
마약과 대마초와 연관돼 있었고
웬만한 음악들은 금지곡으로 묶였다.
라디오 방송은 물론 음반수입도 불법이어서
극소수의 마니아들이 외국에서 몰래
앨범을 들여와 숨어서 들어야 했다.
이런 암흑의 시절에 구해야 했던
스위트 스모크의 음악도 그런 사례에 속한다.
다행히 세월이 흘러 이들의 음악은 속박에서 풀려났다.
하지만 45년 시공을 훌쩍 건너뛴 지금 들어도
켤코 시대적 차이를 느낄 수 없을 만큼
그들의 연주는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