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인터뷰]국내배출 첫 사회약학박사 박혜경씨
국내에서 배출된 첫 사회약학 박사가 탄생했다. 의약품정책연구소
박혜경(45, 이대약대 졸) 실장이 그 주인공.
박 실장은 25일 오전 11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200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회약학을 전공한 해외 박사학위 소지자는 여럿 있지만 국내 대학에서는 이번 처음이다. 지도교수는 정규혁 교수와 이의경 교수.
박 실장을 만나 국내 배출 첫 사회약학 박사가 된 소감을 들어봤다.
-기분은 어떤가.홀가분하다. 결과물에 성이 차지는 않지만 큰 숙제 하나를 끝낸 기분이다.
-직장생활, 육아, 가사일에 논문까지...쉽지 않았겠다.연구실의 기본적인 일들이 많기 때문에 밤에 주로 작업했다. 그만큼 밤을 새는 날도 많았다. 무엇보다 남편(홍춘택 약사)과 딸 아이가 고생이 많았다. 논문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남편이 육아와 가사일을 도맡다시피했다.
두 사람의 배려가 없었으면 힘들었을 거다. 의약품정책연구소 식구들도 도움을 많이 줬다. 직원들과 연구소에 필요한 일이라며 격려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한다.
-국내에서 배출된 첫 사회약학 박사다. 사회약학을 선택한 이유는.한약분쟁 사태를 겪으면서 서울대보건대학원에서 보건경제학을 공부한 적이 있었다. 학문적 견지보다는 순수하게 가치관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발로였다.
사회약학은 의약품정책연구소에 참여하면서 동기 부여됐다. 정책연구소가 설립된 것은 잘 알다시피 약업계에서는 중요한 성과다. 이 가치있는 공간을 보다 내실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학문적 고민과 내용이 보완돼야 했다.
-사회약학은 어떤 학문인가.약학은 약물과 인체와의 관계, 다시 말해 약물이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약리작용에 주안점을 둔다. 사회약학은 이 것을 사회적 관계로 확대시킨다. 의약품과 이 것을 다루는 사람들의 사회적 역할, 정책, 접근성과 비용효과성 등을 망라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논문 주제는 뭔가.2000년 이후 세번에 걸쳐 급여 의약품이 비급여로 전환됐다. 2006년경 소화기계용제의 비급여 전환이후의 처방패턴과 재정영향 분석 등을 분석한 선행연구가 있었지만 세번의 이벤트를 모두 정리한 결과물은 없었다.
비급여 전환의약품은 진료상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의약품을 급여에서 제외시킴으로서 약물사용을 줄이고 재정을 절감하자는 취지가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정책의 취지가 관철됐는지를 주테마로 분석했다. 본인부담금 증가에 미친 영향 또한 중점의제였다.
-연구소에는 계속 몸담을 건가. 대학에 입문할 생각은 없나.앞서 언급했듯이 박사과정은 연구소 때문에 시작하게 된거다. 현재로써는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포부 한 말씀.숙제를 끝냈으니까 배운 것 제대로 써 먹어야 하지 않겠나.(웃음) 사실 정책연구소 연구과제를 선정하면서 약사나 약사회는 역차별 당했다. 객관성을 담보하자는 차원에서 되도록이면 관련 연구를 자제하거나 기피해 왔던 거다. 앞으로는 의약품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만큼이나 의약품을 다루는 사람들, 특히 약사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연구해 보고 싶다.
여기서 성대약대 특수대학원인 보건사회약학과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약학은 그동안 인체와 약물과의 관계를 주로 연구했지 이것을 다루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접근을 시도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보건사회약학과는 약학의 이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전문화된 영역을 구축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중대약대와 숙대약대에서 먼저 시도됐다. 이의경 교수 등의 역할이 컸는데, 아쉽게 박사과정까지 발전해 나가지는 못했다. 성대 보건사회약학과는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이를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옥표 교수가 발의했고, 정규혁 교수가 체계를 세웠다. 그리고 이의경 교수는 내용을 채워넣었다. 사회약학을 체계적이고 심도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세 분 교수와 성대약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출처-데일리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