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소에 매일 오는 날이 벌써 8일 째
오고 가는 일이 역시 녹록하지는 않지만 재미도 있고 시간도 잘 가네요.
환승을 하느라고 길에서 또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 사무실에서 하소연을 하니 권실장이 " 그러면 937 번을 타 보세요.
빙빙 두르긴 하지만 갈아 타지는 않아도 돼요"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차량 문제 때문에 곳곳에 문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벌어 진, 뜨거운 동지애를 보인 찌인----한, 에피소드 하나
전국체전 폐막일인 17일---흥사단에서 폐막식에 참석하여 분위기를 띄워줘야 한다는 시청의 요청을 받아
급조된 응원단들이 오후 3시 30분 까지 집결하여, 솔라 캠핑카에 거의 구겨 넣다시피하여 13명이 타고 다른 사람들은
차량을 이용하여 대구 스타디움으로 향하여 풍물공연과 더불어 멋진 분위기 연출을 하고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한 후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타려고 나오는데, 친절한 66동기 김영태씨, "집이 칠곡이제? 우째 가노?"
"응, 여기서 조금 남부 정류장쪽으로 걸어 가모 937 번 타는 데 있다캐서 걸어 갈라꼬"
"그라마 내 차 타라 거기까지 태와 주께" "아이다 그냥 걸어가도 된다" "고마 타라 태와 주께"
설왕설래 끝에 영태단우 차를 탔는데, 근처의 길을 모르기는 그 친구나 나나 마찬가지
'5분 정도만 타도 되리라' 예상한 차는 가다가 보니 동대구 IC가 나오고 고속도로로 연결되고, 칠곡 IC 까지, 통행료 2100원 까지 물어 가면서 우리 집 까지 배달-----가다보니 이정표도 엉뚱하고 길이 이상해서 항의하고 잔소리 하는 나에게 "시끄럽다. 가만 있거라. 내 머리 회로에 이상 생긴다" 라고 머라카는 이 아저씨. 정말 길을 몰랐나? 우회해서 데려다 주고 싶었나??? 아직도 수수께끼-----어쨋거나 동기 덕 톡톡히 본 하루였다.
937 번 버스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집앞에서 한 코스를 걸어 올라가 버스를 기다리며, 기다리는 시간에 버스 안내도를 살펴 보니
'맙소사!!! 자그마치 37개 정류장을 타야 한다. 아이구 무시라 . 이 노릇을 우짜노? 그래도 방법이 없으니까 우엣기나 타 보자 '
이윽고 도착한 버스 ,그 때부터 나는 느긋하게 단풍이 든 가로수도 보고 주변의 경관도 살피고 승객들의 일거수 일투족도 감상하는 여행자가 되었다.
북구에서 출발하여 동구로, 또 남구로 오는 버스, 비록 내려서 아름다운 경치구경은 못했지만 ,복현동 일대의 공원 , 야산도 보면서 너무나 여유롭게 1시간을 걸려서 단소 근처에서 내려 10분정도 걸어서 도착했슴다요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 , 특히 경상도 사람들, 너무 무뚝뚝하다는 것을 버스안에서 새삼 실감을 하게 되었는 데
버스에서 자리 양보 받은 아주머니, 빈 자리가 있다고 앉을 자리를 안내해 준 옆 사람에게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들 하면 어디가 덧나나요? 세금을 내라고 하나요? 너무나 당연한 듯이 앉고 ,눈길도 한 번 안주고 그냥 씨익 가서 앉아 버리고----감사 인사 받아도 배 안부르고 돈 안되지만 그래도 情을 나누는 건데, 모두들 인사 잘 하고 감정표현에 솔직해 집시다요. 우선 나부터 먼저요.
첫댓글 생활이야기 나중 책 내도 되겠읍니다....^*^
그야말로 시시한 얘기꺼리인데, 그래도 소중한 우리의 일상이라 올려봤슴다요. 단대회 같이 못가서 섭섭하더라구요.
좋은 체험 하십니다.
글쎄요. 늘그막에 또 다른 세계를 체험하니 재미도 있고 우습기도 하고...... 그저께 행사에 오셔서 얼굴쪼매 보여 주시지 그려셨어요???? 찬란한 가을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