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경부고속철 개통 수혜에도 불구, 최근 광명역세권 부동산 시장은 겨울잠을 자고
있다. 반면 광명역세권과 가까운 경기 시흥지역 토지는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강세
를 보이고 있다.
고속철 광명역세권 60만평과 광명 소하택지개발지구 31만6000여평은 정부의 택지개발 계
획에 따라 대부분의 토지가 수용돼 매수세가 끊겼다. 반면, 역세권 주변의 개발 압력이 거
세질 시흥지역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명역 주변 부동산 시장은 ‘소문난 잔치
에 먹을 게 없다’는 말처럼 의외로 차분하다. 역세권 주변 대부분의 땅이 택지지구로 수용
돼 개발이 제한되고, 매수세가 없어 거래 형성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흥시와 연결되는 광명시 가학동과 노온사동, 시흥시 무지동 과림동 장곡동 장현
동 하중동 등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지역의 논·밭은 지난해 초 보다 100% 가까이 호가가
뛰었다.
◇광명 거래 ‘뚝’…시흥으로 투자자 이동=광명 시내에서 광명역세권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소하1동 가리대 삼거리와 기아자동차 인근 소하2동 소하삼거리 주변엔 중개업소들이 줄
지어 들어서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개업소가 ‘개점 휴업’ 중이다. 소하2동에서만 10년
넘게 영업을 한 중개업소에 들렀지만 한 시간 가량 머무는 동안 방문객은 물론 문의전화
도 없었다.
소하2동 대림부동산컨설팅 양재걸 사장은 “소하2동에만 중개업소가 60곳에 달하지만 지
난해 가을부터 토지거래를 중개한 중개업소는 몇 군데 없다”며 “정부대책 이후 토지·주택
시장이 모두 꽁꽁 얼어 붙어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찬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
다.
광명역세권 개발로 토지시장이 들썩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 중개업소 사장은 “수용
되는 택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임야이고, 보상가 보다 호가가 높게 형성돼 거래가 쉽지 않
다”며 “오를 만큼 오른데다 모두 택지지구로 수용된 땅을 누가 사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따라 광명역 역세권 주변의 토지 보다 경기 시흥시 그린벨트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
고 있다. 소하1동 소하지구 보상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이
광명시 가학동·노은사동과 시흥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흥시 무지동 장현동 장곡동 하중동 하상동 등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는
논·밭은 1년 전에 비해 80∼100% 가까이 뛰어 올랐다. 택지지구로 묶인 광명역 주변 보다
향후 개발 압력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예상되는 토지가 투자자들의 ‘투자처’가 되고 있다.
◇땅값 움직임=광명역세권 주변 소하 1·2동 대지는 위치에 따라 평당 500만∼600만원을
호가한다. 논과 밭은 평당 200만∼250만원선이다. 지난해 초 대지가 400만∼450만원 하던
것과 비교하면 25∼33% 가량 뛰었고, 논·받은 평당 150만원 안팎이던 것이 30∼60%까지
뛰었다.
대림공인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나온 1년전 대비 4∼5배 뛰었다는 말은 터무니 없는 말”
이라며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그렇게 올랐지만 지난해 대비해서는 거래도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름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광명역세권이 대부분 수용되자 투자자들과 현지 주민들은 광명시 가학동, 노온사동과 시
흥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시흥일대 땅값이 광명 보
다 싸기 때문이다.
시흥시 무지동 과림동 일대 경지정리가 된 논과 밭은 평당 60만원선이며 장곡동 장현동도
평당 27만원 안팎이다. 광명시 가학동 노온사동일대 논·밭은 평당 80만원, 대지는 평당
250만∼3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물건은 귀한 편이다.
가리대 삼거리 진짜부동산공인 김의언 사장은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투자자들이 주춤하
다”며 “5억원 이상은 돼야 투자 가능한 큰 평수의 물건만 남았다”고 말했다.
◇광명 아파트값 동향=광명지역 아파트값도 정부대책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
른 단지 보다 조정을 받는 아파트가 많다. 광명시 하안동 주공3단지(고층), 주공5단지, 주
공1단지(고층), 현대, 우성 등은 대부분 대책 이전 보다 1000만∼2000만원 떨어졌다.
반면 소하동 동양1차, 미도2차, 동양메이저2차 등이 1000만원 안팎으로 올랐지만 대부분
호가 위주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중개업무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라며 냉랭한 주택경기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전세입자가 많은 반면 매매수요는 없다는 설명이
다.
광명역과 1.5㎞ 떨어진 소하2동 미도 24평형은 1억6000만원, 35평형은 2억5000만∼2억
6000만원선이며, 현대 32평형은 2억3000만원선이지만 거래는 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