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일까지 최대 250mm 물폭탄
오늘 오후부터 ‘전형적 장마’ 시작
시간당 최대 80mm… 침수 등 대비를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소나기 맞으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3.07.09. 뉴시스
13, 14일 수도권에 최대 25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진다. 전국에 50∼150㎜ 폭우가 예상되고, 강원 내륙 산지와 충청 북부는 200㎜ 이상이 내리겠다.
12일 기상청은 13일 오후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지난해 7월 중부지방에 이틀간 250mm 안팎 폭우가 쏟아졌을 때 2명이 사망하고 서울 전역에서 주택 침수 신고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 기상청은 “같은 강수량이라도 폭우의 강도 등에 따라 피해가 달라질 수 있지만, 최근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철저히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13일부터 내리는 비는 동서로 길게 발달한 정체전선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비를 뿌리는, 우리가 알던 ‘전형적인 장마’다. 12일까지 내린 비는 한반도에 주기적으로 저기압이 통과하는 등 기압골이 형성되면서 언제 어디서 비가 올지 모르거나 급격히 쏟아지다 멈추는 식의 ‘게릴라성’ 호우, ‘도깨비 장마’였다.
반면 앞으로 올 장마는 우리나라 서쪽에서 다가오는 차고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한반도 상공에 정체전선이 형성되고, 여기서 비를 뿌리는 장마다. 중국 산둥반도에서 다가오는 이 정체전선은 13일 북한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13일 새벽 충남, 호남 등 서쪽 지역부터 비를 뿌리고 오전에 전국으로 확대된다.
북한으로 올라갔던 정체전선은 14일 저기압과 분리돼 남하하면서 우리나라에 비를 뿌린다. 기상청은 “정체전선 위치에 따라 남북 방향으로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클 수 있다. 정체전선이 오래 머무를 경우 전선이 걸친 지역에 장시간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길고 폭이 좁은 비구름대는 17일까지 남북을 오가며 폭우를 뿌릴 수 있다. 20일까지도 지역에 따라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13일 중국 쪽의 저기압 발달 양상에 따라 강수 지역이 북한 쪽으로 이동할 수 있고, 14일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는 정도에 따라 강수 지역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