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녁에 올라갈까 하다가 25일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습니다.
아침 7시 대한항공 비행기를 예약했지요. 그날 아침, 정말 추웠습니다. ㅡ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모른다고 뉴스에서 말했었는데 비만 오고.. (24일 저녁에 선물과 편지를 준비하고, 미리 양희 언니랑 얘기도 했지요. 하루종일 선물 준비하느라 좀 바빴습니다. 뭐 드릴까 계속 고민하다가 책갈피를 그려서 만들었어요. 명보 형님을 그렸는데, 닮게 그리려고 하지는 않았구요, 그냥 축구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근데 나도 가지고 있으려고 칼라복사를 했는데 복사본도 나름대로 멋있더군요~. 그래서 원본과 복사본을 둘다 포장했습니다. 하나는 수미 언니 드리라고^^ 카메라는 숙이 언니(리베로 회원)꺼 빌리고, 사인은 제 그림에 받으려고 그림 챙기고, 참 분주했죠. 디지털 캠코더를 준비하지 못했는데, 양희 언니(같이 팬미팅 갔던 분)가 "그냥 캠코더라도 가져갈까?" 하시니까 제가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제가 찍겠다고.)
언니가 차로 저 데리러 오시고 같이 공항에 갔습니다. 제 집 꽤 먼데.. 양희 언니께 정말 고마웠지요^^ 가다보니까 비행기 시간보다 늦어서 7시 10분 아시아나로 바꿔서 타고 갔습니다. 그것도 놓쳤으면 하마터면 8시가 넘도록 기다릴 뻔했습니다.ㅡㅡ; 비행기 안에서 양희 언니가 들고 온 스포츠투데이 신문에서 명보 형님을 발견했죠. 팬미팅 얘기는 아니고 일본에 가셨던 기사더군요.(지금 언니가 가지고 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좌석버스 타고 팔레스 호텔 근처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양희 언니가 좀 사야될 게 있었거든요. 포장지, 카메라 필름, 캠코더 필름 등. 간단히 아침식사를 사먹고, 근처의 신세계 백화점에 갔는데 10시 30분에야 백화점이 문을 열더군요 ㅡㅡ; 그때까지 약 한 시간동안 다른 곳은 살 데가 없는가 보려고 줄기차게 돌아다녔습니다. 근데 결국 백화점에 가서야 캠코더 테이프를 샀죠. ㅜㅠ 그래서 11시가 거의 돼서야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일찍가서 앞에 서려고 했는데..
100명 정도가 벌써 와 있더군요. 선물을 들고 온 것들을 보니 역시나 무지 거대한 선물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학생은 가로세로가 1m가 넘는 액자를 들고 왔더라구요. '우와~'했죠.(사진인지, 그림인지 참 궁금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스페인 전 때 승부차기 성공 후의 명보 형님을 그린 그림이더군요. 위에는 축구공이 날아가는 게 그려져 있었고.) 제 선물은 달랑 책갈피인데.. 무지 부끄럽더군요. ㅡㅜ 수군거리는 말을 들어보니까 9시에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꽤 앞쪽에 앉아서 다행이었지요. 둥근 테이블이 16개 정도 있었고(한 테이블 당 10명) 한 줄에 네 테이블이었는데 앞에서 두 번째 줄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거든요. 입구로 들어갔을 때 제일 오른쪽에 있던 테이블이었죠. 구석에 있어서 좋았던 점도 있었어요. 캠코더나 사진 찍을 때 계속 서 있을 수 있었거든요^^ㅋㅋㅋ
들어갈 때부터 저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느껴지더군요. 우리 자체부터가 그랬습니다. 팔레스 호텔에 한 번 온 적이 있어서 이번에 올 땐 익숙한 느낌이 들었고 팬미팅 때 어떤 걸 하는지 본 적이 있으니까 그리 큰 기대감은 없었던 듯 합니다. 그리고 저번에는 지역별로 사람들이 모여서 와서 같이 앉았는데, 이번엔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제각각 오니까 그런지 그리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아니더군요. 리베로 홈페이지에서 운영진들이 정숙한 분위기를 강조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자들도 왔으니까.
식이 시작하기 전에 고려대 시절부터 월드컵까지 경기 모습을 편집해서 보여줬습니다.(저번에 팬미팅 가셨던 분들은 아실 겁니다.) 12시가 되길 기다리면서 캠코더랑 카메라 등등을 꺼냈지요. 저번처럼 명보 형님께서 하신 말씀을 메모해두려고 했는데 포기했습니다. 계속 캠코더를 찍어야 했거든요. 저는 캠코더를 찍고 언니가 카메라로 찍기로 했습니다.(결국 숙이 언니한테 빌린 카메라는 하나도 쓰지 않았다는..ㅡㅡ;)
열두시가 되어갈 때 사회자분께서 먼저 말씀을 시작하셨지요. (이때부터 캠코더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앞부분은 중간중간 잘랐습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니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자고 하셔서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수미 언니가 성민이랑 먼저 들어오시고, 사회자분께서 홍명보 선수 입장을 말하니까 명보 형님께서 들어오셔서 단상에 앉으셨습니다. 다같이 명보 형님께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인사했지요.^^ 갈색 골덴 자켓에 흰 셔츠, 검은 조끼를 입고 오셨습니다.
근데, 수미 언니 정말 예쁘시더군요~. 사진으로 볼 때와는 다른 분위기의 패션을 하고 오셨습니다. 흰 옷을 입고 오셨는데, 참 깨끗한 느낌이 들더군요. 정민이는 안 왔더라구요. 보고 싶었는데.. 근데 나중에 보니까 왜 안 데려왔는지 좀 이해가 되더군요. 성민이 참 많이도 돌아다녔거든요 ^^;; 정민이까지 왔으면 아마 난리가..
모두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의 피해자 여중생을 위한 추모 묵념'을 했습니다. 슬쩍 봤는데, 정말 경건하게 묵념하시는 명보님.. 근데 사회자분, 각자 열 셀 동안 묵념을 하라고 하시면 도대체 묵념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라는 건지;;(숫자만 세란 말인가 ㅡㅡ;;)
축협 조중연 전무님께서 오셨더군요. '이런 자리에 왠일이야~?' 했습니다. 명보 형님께 치하의 말씀을 드리러 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정몽준 회장님의 선물로 2002 월드컵 기념주화를 전달했습니다.
사회자분의 실수로 명보 형님께서 인사말도 안 하시고 영상을 볼 뻔했습니다. 명보 형님께서 간단히 인사를 하시고, 운영진에서 인터뷰한 명보 형님 가정 방문 영상을 봤지요. 캠코더로 팔이 떨어지도록 그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찍으면서 잠깐씩 명보 형님을 봤는데 참 재미있어 하시더군요. 성민이도 자기랑 정민이가 나오면 뚫어지게 쳐다보고.^^
처음에 집에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에 운영진 박현정씨가 수미 언니와 잠시(?) 소파에 앉아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홍명보 선수가 축구 외에 여가시간에 따로 하는 운동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축구 외에는 따로 하는 운동이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예전에는 수미 언니하고 스키 타러 잠깐 갔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안 하고, 다리에 무리가 가는 운동은 절대 안 한다네요.
그럼 축구 외에는 TV도 잘 안 보고 영화도 별로 안 본다고 하셨으니까...라고 질문을 이어가니까, TV는 이번 대선 관련된 프로는 정치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서 자주 봤고, 드라마나 연예관련된 프로는 아예 안 보고 여자연예인 보고 '저 여자는 이렇고 저렇고'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 걸 아주 싫어한답니다.(역시 제 짐작대로.. ^^;) 영화는 그때그때 화제가 아주 되는 영화를 일년에 한편 정도 본다고 하셨죠. 수미 언니가 웃으면서 '대체 무슨 재미로 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할 때는 다들 웃었습니다.^^ 그럼 남자연예인 나와도 말하는 걸 싫어하냐고 질문하니까 수미 언니께서 그럴 때 명보 형님은 '왜 넌 쟤보고 그러냐 나보다 못생겼는데'라고 하신다더군요.;;
집안 일은 잘 도와주냐고 질문하니까 명보 형님은 설거지하는걸 무척 싫어해서 설거지를 도와 준 적이 없다는군요. 청소처럼 '힘 쓰는 일'은 자주 도와준답니다. 그러면서 "설겆이를 몇 달에 한번이라도 도와 주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운 듯 말씀하시더군요.(몇 달에 한 번.. 우리 아버지랑 마찬가지군.ㅡㅡ;) 부부싸움은 하냐고 물어보니까 지금은 애들이 있으니 별로 안 하는데, 신혼 초기에는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다 보니 좀 했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밤에,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간다고 전화를 해서 신혼 초라 정성껏 준비를 하고 기다렸는데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도 안 들어오길래 화가 나서 들어오지 말라고 전화를 했답니다. 어떻게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냐고 명보 형님도 화가 났다고 하시더군요. 그날 밤이 지나고 베란다 문을 열어보니 베란다 밑에 조약돌 다섯 개가 있어서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명보 형님 말이, 계속 안 열어주면 그 조약돌로 창문을 깨고 들어가려고 그랬다고~ ㅡㅡ;;
그 인터뷰 때 명보 형님은 집에 안 계셨지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뭘 해주시냐고 물어보니까 성민이 정민이한테는 보통 장난감을 사 주고, 자기한테 준 크리스마스 선물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일본시절 편의점에서 싼타가 찍히는 작은 스탬프(도장)를 선물이라고 사왔답다. 그래서 별로 크리스마스 때 선물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하더군요^^;; 성민이가 이제 크리스마스에는 산타가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준다는 얘기를 아니까 아빠가 특히 챙겨주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이번 크리스마스에 성민이랑 정민이한테는 자동차를 사주고, 수미씨한테는 속옷을 사줬다는군요.(속옷 정도면 좋은 거 아닌가?)
축구선수 딸 중에서 성민이한테 짝 지워주고 싶은 애가 있냐는 질문까지 나왔는데, 수미 언니가 대답하시길 명보 형님이 또래 중에서도 결혼이 많이 늦어서 성민이 비슷한 나이대에 여자애가 없답니다. "연상을 좋아하면 모를까" 라고 웃으셨죠.^^;
(인터뷰 중간중간 성민이랑 정민이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엄마 옆에 앉았다, 소파 위에 올라갔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참 바쁘더군요.ㅡ_ㅡ;; 성민이가 엄마 옆에 앉아있을 때 마이크에 흥미가 생겼던지, 마이크에 대고 "오-"하고 짧은 소리를 내니까 수미 언니가 인터뷰 대답을 하면서도 계속 손으로 못하게 하셨는데 계속 "오-, 오-, 오-" 하더군요.^^ 거기에 정민이까지 쫄래쫄래 다가와서, 성민이와는 다르게 "에엑~, 에엑~"(?)하는, 말로는 제대로 표현 못할 소리를 내고;;;; 진짜 웃겼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집안을 돌아봤습니다. 냉장고 앞에 '40대 건강 암...'어쩌고 하는 기사 스크랩이 붙여진 게 있길래 물어보니까 명보님이 자기가 40대가 얼마 안 남았다고 직접 잘라서 붙여놨답니다. (이때 보던 사람들 다 웃고^^) 냉장고 안을 열어보니 황선홍, 최진철, 이천수 선수 사진이 있는 맥주캔 하나가 있길래 사회자분이 명보 형님께 "사진 보려고 갖다놓으셨어요?"하고 물어보니 웃으시면서 그렇다는군요. "저것 하나뿐이예요, 다른 것도 있어요?" 물어보니까 저것 하나라고..
서재로 들어갔는데 수미씨가 침실 문을 얼른 닫더군요.(침실이 서재에 연결되어 있다니 ㅡㅡ;;) 명보님 책상 위에는 자신의 브로마이드가 붙여져 있었습니다.(초대형으로;;; 그, 영원한 리베로 사면 부록으로 줬던 브로마이드인데 그것보다 더 큽니다.) 반대쪽 벽에 큰 책꽂이가 있었는데 명보님 것으로 보이는 일본어 교재들이 꽂여있는 중간에 '신세대 이유식' 책이 꽂혀 있더군요^^ 위쪽에는 '브론즈슈'가 놓여있었고, 저번 팬미팅 때 선물로 받은 초상화 액자도 있었습니다.(저번 팬미팅 때 제가 직접 봐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재에 붙어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박현정씨가 정말 도브 샴푸(지난번 팬미팅때 명보 형님께서 집에서는 도브를 쓴다고 했었지요.)가 있나 물어보더군요. 확인해봐야겠다고 하니까 수미 언니께서 명보님은 집에서는 간단한 샤워만 하는 걸 좋아한다며 건너편 욕실로 갔습니다. 정말 도브가 있더군요.^^ 그리고 윗칸에 엘라스틴(^^;)이 있길래 물어보니까 수미 언니 말이, 인터넷 패러디 광고 이후에 팬들이 선물한 것이라더군요.
침실을 보러 갈 때, 사회자분이 명보님께 "특별히 집에서 공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싶은 건 없으셨어요?"하고 물어보니까 "아니, 뭐 그런 건 없었고, 참 청소를 잘 해 놓은 것 같네요"라고 웃으면서 말하셔서 다들 웃었습니다.^^ 침실에는 그냥 베개와 쿠션을 커다란 침대 위에 놓은 것 밖에는 별 게 없더군요.(진짜 '잠자기 위한' 방이라는 게 느껴졌죠;;) 참 중후한 베개, 쿠션, 이불 등의 색깔이 참 중후한 분위기를 냈지요.
그 다음 액자들을 정리한 사진장을 봤습니다. 성민이 정민이 어릴 때 찍은 핸드프린트가 각각 있었고, 어릴때 사진과 올해 하석주 선수와 1일 축구교실했을 때 사진 하나, 각종 국제행사때 사진이 있었고, 유럽에서 1회용사진기로 찍었다는 갈색톤 사진이 있었는데 무지하게 멋있었습니다~! (수미 언니가 이게 젤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하시더군요^^) 무슨, 멋있는 그림 내지는 고전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더군요. 진짜 멋져.. ㅜㅠ
정민이 백일때 찍었다는 가족사진이 보였는데, (사진 왼쪽에 수미 언니, 오른쪽에 명보 형님. 수미 언니가 정민이를, 명보 형님이 성민이를 안았습니다.) 정민이는 입을 벌리고 자기 왼쪽(사진의 오른쪽)을 보면서 무지 인상을 쓰고 있고(ㅡㅡ;;) 성민이는 검은 모자를 썼는데 입을 꾹 다물고 무언가를 노려보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오른쪽 눈은 좀 작고 왼쪽 눈을 똥그랗게 뜬, 그 만화에서 나오는 듯한 노려보는 표정! 명보 형님은 역시나(?) 굳어있었고, 수미 언니만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더군요.(직접 보면 정말 재밌습니다. ㅎㅎㅎ^^) 수미 언니가 "셋이 표정이 다 이런데 저만 웃었어요" 그러시더군요.
그 옆방이 아이들 침실이었습니다. 침대 두 개가 붙어있더군요. 방은 아이들 방인데, 옷장에는 애들 아빠 옷만 있다고 하더군요. 옆 벽의 옷장을 열어보니 명보 형님의 채 입지도 않은 옷들이 꽉 들어 있었습니다^^;;; 바빠서 옷이 들어와도 채 뜯어보지도 않았다더군요. 그 옆 칸에는 유니폼들이 쌓여 있고. 가시와에서 돌아올 때 가시와 선수들 모두 사인해 준 20번 유니폼을 보여줬습니다.
마루에 나와서 베란다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여줬습니다. 작았지만 정말 귀여운 트리였지요. 옆에 루돌프도 만들어놓고. 잠깐 성민이랑 정민이 인터뷰를 했는데 성민이한테 "아빠 어디 갔어?" 하니까 "일본"이라고 대답하더군요. 아빠 보고싶냐고 물어보니까 보고싶다고 대답하고.
성민이가 앉아있는 정민이 다리를 잡아 당겨서 정민이가 뒤로 넘어지다시피(!) 했는데, 정민이 누운 채로 성민이는 계속 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 다니더군요;; 보던 사람들 모두 으악;;했는데, 화면 속에서 성민이는 물론(?) 정민이도 계속 웃고있고 ㅡㅡ;; 또 정민이는 핸드폰 안테나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인상을 쓰고 있기도 했지요. 자막에 뜬대로 안테나가 맛있는 듯;;; 박현정씨가 성민이한테 떴다떴다 홍명보 그 노래 한번만 불러보라고 하니까, 머뭇거리다가 빠른 말로 "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하고 도리도리 하더군요; 그럼 "대~한민국"을 해보라고 하니까, 다리를 벌리고 기마자세로, 정말 우렁차게(!) "대애~한민국!!" '짝짝 짝짝짝'을 두 번쯤 했습니다. 애들 하는 짓, 정말 재밌어요 ㅋㅋㅋ^^
영상을 다 보고난 후에, 정리를 하고 사인회와 동시에 식사를 했지요. 앞에 있는 테이블 순으로 사인을 받았는데, 전 두 번째 줄이라 명보 형님 사인하시는 사진을 먼저 찍으러 갔습니다. 별로 못 찍었는데 벌써 사인받을 순서가 되더군요;; 저 먼저 사인 받고, 양희 언니 받을 때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사인 받으려고 기다릴 때 악수를 받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앞에 있던 사람들이 악수를 안 하더라구요. 문득 '사람들 모두 악수를 하면 명보 형님이 힘드시겠지?'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사인을 받으려고 할 때 "명보 형님 저 또 왔습니다."라는 말 밖엔 하지 못했습니다. 정신이 없었는지 사인 받을 제 그림까지 봉투랑 같이 드려버리고, 임송규씨가 "이건 사인 받을 거 아니예요?" 하셔서야 정신이 들더군요.;; 결국 악수는 안 했습니다. 오기 전부터 이번엔 꼭 악수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ㅜㅠ 그래도 명보님 부담을 덜어드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안 해도 괜찮긴 하더군요.^^;
사인 받고 기념품으로 백수정 원석으로 된 축구공 핸드폰줄을 받았습니다. 설명서도 같이 받았는데, 160개만 생산된 거라고 하더군요. 저도 그랬지만, 양희 언니가 참 기뻐하더라구요.^^ (제일 처음에 여기에 들어올 때 제일은행에서 만든 책상달력을 받았고, 영상 볼 때 다른 나라 유니폼 모양의 열쇠고리도 받았는데, 핸드폰줄까지 받다니.^^)
언니랑 같이 점심을 떠와서 먹고, 사진은 별로 안 찍었습니다. 찍기가 왠지 힘들더라구요. 기자들이나 수미 언니가 의식이 돼서인지 찍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어떤 애들이 성민이한테 초콜렛 상자를 주면서 "성민아, 초콜렛 먹어" 하는 걸 봤는데, 성민이가 도리도리하면서 안 먹겠다고 하더군요. ㅡㅡ;
좀 있다가, 어떤 애들이 수미 언니한테 다가가서 같이 사진을 찍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저도 수미 언니랑 사진 찍으려고 양희 언니 데리고 갔는데, 수미 언니께서 어떤 분이랑 말씀을 나누고 계셔서 머뭇거렸죠;; 그러다가 신명주씨(양희 언니와 숙이 언니가 서귀포 경기장에서 만나신 분입니다.)랑 먼저 사진을 찍기로 해서 사진 몇 방 찍고 다시 수미 언니한테 갔더니만, 운영진 중 한 분이 "식사 다 끝나시면 찍으세요."라더군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잘 보니 명보 형님께서 식사를 하고 계시더군요. 사진을 못 찍도록 주위에 운영진들이 둘러싸서 호위(?)하고 있었고. 수미 언니랑 찍으러 온 거였는데.. 찍고 싶었는데,,ㅜㅠ 사인회가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이야!
명보 형님께서 식사를 다 하시고, 이번엔 명보 형님과 수미 언니가 같이 단상에 올라갔습니다. 근데, 같이 앉으라고 해도 무지하게 수줍어하면서 단상 끝과 끝에 멀찍이 떨어져 앉더군요. 다들 붙어 앉으라고 소리쳐서야 웃으면서 조금 의자를 옮겨서 좀 붙어 앉았습니다. 그래도 사이가 거의 1m정도였지만요.
O/X 퀴즈를 했는데, 명보 형님과 수미 언니가 각각 작은 보드에 질문마다 O,X로 써서 대답하는 순서였습니다. 처음 질문이, '나는 솔직히 아내가 차려주는 밥이 맛이 없을 때가 있다'였는데, 제 예상대로 명보 형님이 O를 하시더군요.(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는 거죠.^^;) 총각시절에 자기는 음식을 짜게 먹었는데 신혼시절에 와이프가 차려주는 밥은 싱거워서.. "아예 맛을 모르겠어요"라고 해서 다들 웃었습니다. 나중에 수미씨가, 처음에 요리를 할 때 맛을 들일 정도로 시간을 못 맞춰서 경험 부족이었다고 변명(?)을 하시더군요.^^
두 번째 질문이 '오래 집을 비워두고 왔을 때 성민이 정민이가 못 알아봐서 속상했을 때가 있다'였는데 O였습니다.(설마 그럴 줄은..;;) "정말 기분 나빴어요"라고 진짜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대답하시더군요^^; 한참 훈련하다가 들어갔더니 애가 무슨 공사하러 온 아저씨 쳐다보듯 할 때는 기분 나쁘다기보다는 서운했다고 말을 바꾸시는;;
세 번째 질문, '구단의 비품을 들고 집에 온 적이 있다'에는 두 분 다 O. 수미 언니가 대답했는데, 포항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일본에 있을 때는 구단에서 선수들이 먹는 물을 한 박스씩 들고 집에 왔다고 합니다.(모두 웃음^^) 명보 형님께 해명을 부탁했더니 일본에서는 물이 참 비싸서 한 병에 4~5천원 정도 한다더군요. 나중에는 시간이 참 없고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계속 한 박스씩 집에 챙겨왔다고. 수미 언니 말로는 일본에서는 거의 구단 물로 생활했다는군요;;
네 번째 질문, '나는 이동국 선수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에 명보 형님은 X. 그런 적이 없다더군요.(사회자분 말마따나 명보 형님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언제나 겸손을 보이십니다.^^) 수미씨는 이쁠 때는 O고 싸웠을 때는 X라더군요. 그러니까 사회자분이 "이건 홍명보 선수와 불특정 다수를 비교한 것이 아니고 홍명보 선수와 이동국 선수를 비교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싸웠을 때는 홍명보 선수보다 이동국 선수가 더 좋다는 건가요?"라고 하니까, 수미 언니가 그러면 O라고 하시더군요^^
그 다음 질문에 '나는 안정환 선수보다 파마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에 명보 형님은 또 X.(왜 계속 외모에 대한 질문만 나오는 거지?) 아, 그때 테이블에서 혼자 놀던 성민이가 스크린의 파마머리 사진을 보고 "머리 이상해"라고 크게 소리를 질러서 다들 웃었습니다.^^ 일본 분위기가 이런 머리가 잘 어울리는 분위기였고,(한국에서는 생머리가 잘 어울리는 분위기라고..;) 일본에서는 그때 거의 모든 선수들이 저런 머리를 하는 추세라서 미장원에서 저 머리를 했는데 관리하기도 힘들고 해서 다음엔 안 할 거라고 하더군요. 수미 언니에게 의견을 물어봤더니 "일본에서는 저 헤어스타일이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지금 헤어스타일이 어울리고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미국에서는?" 하고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미국에서는 미국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하게 될 거예요"라고 암시를 하시더군요. 미국에서 헤어스타일이 바뀌면 보여달라고 말하니까 명보 형님께서 "인터넷에 올리면 알게 될 거예요"라고 대답하시더군요. 누군가가 "리베로 홈페이지에 올려주세요"라고 했더니 "제가 인터넷이라고 말했던 게 리베로에 올린다는 뜻이었어요"라고 당연한 듯 말씀하시더군요^^
그 다음, '나는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을 노장트리오라고 하는 게 억울한 적이 있다'라고 할 때는 X를 하더군요. 정말로 당연한 듯이 "실제로도 노장이 맞고요"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한국 축구계에서는 29,30세 때부터 노장이라고 하는데, 그때는 억울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그렇게 되면 마음가짐부터 처지는데 지금은 노장이 맞으니까 별 생각이 없다는군요.^^ 체력적으로 선수생활을 얼마나 더 할수 있을 것 같은가 물어보니까 4년 정도는 더 할 수 있겠지만 최고일 때 떠나고 싶으니까 1~2년정도 더 하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다음에 '나는 그라운드 위에서 헛발질을 한 적이 있다'인데 역시 O더군요.(경기를 많이 하다보면 실수할 때도 있는 거죠 뭐.) 실수도 기준이 있는데 10미터 전방에서 오는 볼을 놓친다든가 하는 그런 실수는 한 적이 없고, 저 멀리서 오는 공을 판단 미스로 놓친 적은 몇 번 있었다는군요. 그때, 터키전 얘기를 사회자분이 꺼내서(다들 민망스러워지는 분위기;;) 그때 심경을 물으니 '부끄러웠어요'라고 간단히 대답하셨는데, 그때 부끄럽기도 했고, 체력도 바닥나서 교체한 게 기뻤다는군요.(그러실만도;;)
그리고 '다른 선수들과 유니폼을 갈아입는데 찝찝했던 적이 있다'에 O라고 대답하셨지요. 그때 스크린에 독일전 때 유니폼을 독일 선수와 바꿔 입은 후의 사진이 떴는데, 성민이가 보고는 "옷이 다르다. 왜 옷이 달라~"하고 소리질었죠.; "저땐 어땠어요?" 물으니까 스크린을 보고 명보 형님께서 "저녀석하고 갈아입을 때도 찝찝했어요"라고 하시더군요.;;
'인간 폭탄 차두리 선수를 피한 적이 있다'라는 질문에는 O.(진짜 그랬다니 ㅡㅡ;) 명보 형님께서 차두리 선수를 처음 만났을 때가 대표팀 복귀할 때인 올해 3월초 전지훈련 때였는데 부상에서 이제 막 나아졌을 때라 몸을 조심해야 할 때였고, 차두리 선수는 한참 의욕이 높을 때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두리 선수에 한번 부딪히면 선수들이 2~3일씩 누워서 연습을 못하는 걸 보니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경기가 끝난 후 너무 피곤해서 씻지 않고 잔 적이 있다'에는 X. 한 번도 없었다는군요. 그러면 집에 돌아와서도 꼭 씻냐고 물어보니까 집에서는 안 씻고 경기 끝난 후 샤워를 한다고 합니다. 거기서 다 씻는단 거죠.
다 생각난 건가? O/X 퀴즈 질문이 10개인지, 15개인지 헷갈리네요.;;
그 다음 순서로 명보 형님과 수미 언니가 서로 답을 못 보도록 하고 서로의 답이 맞는지 확인해보는 주관식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첫 번째 질문이 '첫키스 장소'였죠.(처음부터 이런 질문이;;) 두분 다 참 부끄러워 하시더군요. 어찌 안 그렇겠습니까마는.^^ 명보 형님께서 답으로 '차안'을 쓰셨습니다. 수미 언니도 어디어디 차안이라고 쓰셨는데 그 어디어디를 볼 수 없을만치 작게 쓰셨어요. 그 때 느낌을 물어보니까 명보님께서 웃으면서 "좋았어요"라고 잘라서 말하시더군요. "지금은요?"라고 물으니까 "지금은 편안하죠. 편안한데.. 좋아요.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다들 뜨악했죠~.
다음은 '장모님 생신'을 묻더군요. 명보님 놀라셔서 "네?"라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으시니까 질문을 다시 얘기해 줬는데, 무지무지하게 당황하면서 안절부절하셨습니다. 한참을 고민하시더군요. 수미 언니가 "생신이 있는 달만.."이라고 해서, 대부분의 반대를 무릅쓰고 달만 쓰게 했더니 3월이라고 쓰셨습니다. 명보 형님 말로는 자기는 한 해가 시작할 때 달력에 부모님들 생신을 다 체크해 놔서 그렇다는군요. 또 어른들은 생신을 음력으로 해서 계속 변하는데, 년초 봄쯤이니까 3월로 찍었다고.
'나를 뜨겁게 쳐다보는 선수가 있다'라는 질문도 있더군요. 다들 황당~@.@ 무지 웃었죠. 명보 형님께서, 처음에는 없다고 했다가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고 하니까 나중에는 웃으면서 순간적으로 "이민성?" 하시더군요. "민성이가 날 쳐다보는데, 그게 뭐 좋아해서인지 비웃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 강 중 약으로 따지면 약한 편이에요.^^" 수습하시려는 듯..
이건 저번 팬미팅 때도 나왔던 얘긴데, '자신의 몸매와 얼굴은 몇 점'을 묻더군요. 스크린엔 엘르 모델로 찍은 이마에 손짚은 푸른 사진과 역시 엘르에 나온 웃통벗고 난 직후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명보 형님 대답으로 몸매에는 50점, 얼굴에는 70점을 주더군요. 수미 언니가 이어 말하시길, 얼마 전에 예술의 전당에 애들을 대리고 전시회를 보러 갔었는데 그 때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이 명보님 몸과 비슷하더랍니다. ㅡㅡ;; 모두들 소리를 지르고, 수미 언니가 계속해서 "말라서 몸은 왜소(;;)해도 운동을 해서 근육은 보기 좋다"고 하시더군요.(언니 진짜 좋겠다~ ㅠㅠ)
그 다음에 '몸 중 가장 자신있는 부분'을 물어봤는데, 관련사진에 일본판 자서전(그, 웃통을 벗은) 사진과 허벅지 드러내고 옆으로 누운 사진이 나왔죠. 다들 다리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명보 형님은 배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유가 뭔지 설명해 달라고 하니까 자기가 배가 하나도 안 나왔고,,하다가 웃으시면서 "王자도 있어요"하고 말씀하시더군요. 몇몇 사람들이 "보여주세요~"라고 하니까 다들 "보여줘! 보여줘!" 외쳤죠. "아니, 요즘은 운동도 잘 안 했고.."하면서 웃으시다가 배 부분의 옷을 조금씩 올리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집중! "1초만 보여줄게요."하시고는 정말 옷을 올려서 배만 슬쩍 보여줬습니다.(설마했는데 진짜로 보여주실 줄이야;;;;) 다들 소리지르면서 웃고 난리가 났습니다. 전 캠코더 찍고 있어서 잘 못 봤습니다. 캠코더 렌즈가 흑백으로 보였거든요. 흑.. ㅜㅠ (나중에 누군가 올린 사진으로 봤지요^^)
그 다음에 '성민이 주민등록번호 뒤에서 두 번 째 자리수'를 물었는데, 사회자분이 "이건 너무 어렵죠? 다른 아빠들도 잘 모르는데.." 하시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가지고 있는 통장 수'를 물으니까 명보 형님은 '?'라고 쓰셨더군요. 수미 언니는 '많다. 적금통장... 오빠 구단에서 들어오는 통장 하나, 성민이 정민이 통장 하나씩'이라고 쓰셨습니다. 당연히 많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다음에, '발냄새가 가장 심한 선수'가 누구인지 묻더군요.(듣는 제가 좀 민망;;) 명보 형님 대답하시길 "경기가 끝나면 바로 버스에 타는데 어차피 다들 땀에 젖으니까 누가 심하고 안 심하고가 없이 다들 똑같아요. 나중에 다같이 샤워를 하니까."
다음이 '가장 잘 삐지는 선수는 누구인가'였습니다. 처음에는 없다고 하셨는데, 경기 내적으로는 김태영 선수가 좀 잘 삐진다는군요. 같은 수비수라서 충고를 많이 하게 되는데, '그라운드 위에서 이런 건 안 좋고...' 이런 식으로 하면 삐진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금방 풀어지지만요 ^^
그 다음 문제가 '너무 깔끔해서 방을 같이 쓰기에 부담스러운 선수'를 물었는데, "없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러다가 기우뚱하시면서 "난가?"라고 중얼거리시고. 자기가 후배들에게는 아무래도 무서워보이는 모양이라, 같이 방을 쓰기에는 부담스러운가보다고 말씀하시더이다. '후배라도 무서운 선수'는 없다고 하셨구요. 경기 중에는 아무래도 스토퍼로 있는 김태영 선수같은 수비수가 무섭다고 하더군요. 공을 가지고 있으면 끊으려고 달려든다고;;
'경기중에 한대 패 주고 싶은 선수가 있었냐' 물었는데, 경기하다보면 많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그리고, "그런 선수에게는 경기가 끝나기 전에 어떻게든 한마디 해 준다"고 하셨죠. 앞에 있던 어떤 분들이 "너 조심해" 그러니까 명보님께서 보고 웃으시면서 "너 조심해. 그래?"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리고, "못하면 경기 내에서가 아니라도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그 선수들에게 되갚아 준다"고. ㅡㅡ;;;(뜨악했습니다^^;)
그리고, 스크린에 스페인 전 후 황선홍 선수와 둘이 부둥켜안는 사진을 띄우고 그 옆에 이렇게 써져 있었는데, 그대로 옮기면
홍명보 선수의 절친한 친구인 황선홍 선수의 자서전 中
에서 "겉은 우아하고 속은 우직하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 홍명보"라는
글 제목이 있었는데 그걸 본
홍선수의 반응은 어떠셨는지?
라고 질문을 띄웠습니다. "사랑"글자가 빨강색이었고, 옆에 있는 [♡]는 분홍색! ㅡ_ㅡ;;
다들 "꺄악~ 꺄악~!" 거리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첫 번 째하고 두 번 째 줄은 마음에 드는데 세 번 째 줄은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웃으면서 대답하시더군요. 다들 시끌시끌 수군수군.. 말들이 많으니까 사회자분이 팬들한테 질문을 받았는데 젤 앞 테이블에 앉아있던 어떤 분이 "왜 형이라고 안 부르세요?"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명보 형님이 그 질문을 듣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뜨시고는 "학번이 같아요." "나는 생일이 2월이고 선홍이는 7월,, 동창인데 왜 형이라고 불러요? 아니, 그럼 형이라고 불러야 되나?"(원래 나이상으로 형이라고 불러야 되는 게 맞긴 한데 보통 1,2월생은 그냥 동갑취급 하니까 이해는 되지만, 명보 형님 어감은 정말 우기는 듯 했습니다.^^;)라고 대답하시고는 "다른 사람들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달라요. 특별한 관계고, 동반자.."라고 해서 진짜 그런 분위기가 되어버렸지요. ♡가 왔다갔다 하는..;; 명보 형님이 말을 잘못 꺼내신 듯한..^^
'20번을 물려주고 싶은 선수'를 묻자 다들 영구결번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명보 형님이 대답하시길 받고 싶어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주고 싶고, 꼭 고르라면 박지성 선수라고 합니다. 명보님, 정말 박지성 선수를 많이 생각하시나봐요.
'가장 마음이 통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물으니 "물론 황선홍 선수죠"라고 하시더군요.
퀴즈는 다 끝나고, 팬들이 퀴즈를 맞추는 순서가 됐죠. 문제가 10개였습니다.
첫 A매치 경기가 언제 무슨 경기(90년 노르웨이전)였는지, 명보님이 수미 언니를 처음 만났을 때(94년 2월)가 언제였는지, 수미 언니에게 어떻게 프로포즈를 했는지(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 된장찌개 일화!!^^), 황선홍 선수와 처음으로 같이 뛴 A매치 경기(역시 90년 노르웨이전)는 언제였는지 등등이었는데 다 기억이 안 나네요^^;
역시 이번 팬분들은 비교적 조용히(?) 손을 들더군요. 그런데 어떤 질문에 갑자기 "저요!"하고 큰소리로 대답하여 선택받은 분이 있었는데, 명보 형님이 "작전이 좋았다" 농담을^^ 그 말을 들으니 예전에 명보 형님께서 어떤 인터뷰를 할 때 수미 언니께 접근했던 방법이 "작전이었어요"라고 하셨던 게 생각나더군요^^ㅋㅋ
그리고, 지난번에 TV로는 보여주지 않았던, 국가대표 은퇴식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일본에서 찍은 거더군요. 해설이 일본 말로만 나오고..; 그래도, 다시 보니 참 슬픈 분위기.. 화면에서 황선홍 선수와 명보 형님이 인사말 하시는 장면이 지나가니까 그 다음 화면들을 보면서 김지영 회장님이 편지를 낭독하셨습니다.(일본어 해설은 들을 필요가 없으니까.) 지금이 끝이 아니라고. 다시 시작이라고.. 미국에 가셔서 잘 하시라고.. 그리고 명보 형님이 답사를 하시더군요.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안 납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하나씩 미리 나눠줬던 불꽃화약에 불을 붙이고 "오랫동안 사귀었던.." 이 '작별' 노래를 부르면서 송별식을 했습니다. 숙연한 분위기였죠.
명보 형님이 나가셨습니다. 모두들 "미국에 잘 다녀오세요~~" 인사하고 박수 치고. 역시 이번 팬미팅은 처음부터 끝까지 좀 정숙한 분위기!
퀴즈를 캠코더로 촬영하다가 전지가 다 떨어져서 다 찍지 못했습니다. 아우~~ ㅜㅠ.. 다들 웅성거리면서 사진 찍을 때, 전 저번 팬미팅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명보 형님이 앉았던 의자를 젤 먼저 사수해서 사진을 찍었죠^^(ㅋㅋㅋ.. 역시 아무도 생각을 못하고 있더군요.) 양희 언니랑 사진 몇 판 찍고 신명주 씨와 셋이 나왔습니다.
같이 차 마시러 갔는데 처음에 간데는 커피 한 잔에 7000원! 마실 엄두가 안 나더군요 ㅡㅡ;;;;(그 돈이면 몇 끼가 해결되는데..) 패스트푸드 점에 가서 쥬스를 마시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무지무지 피곤하긴 했는데, 그래도 내가 모르던 축구 얘기도 많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팬미팅에서의 긴장이 풀려서 머리가 아프더군요. 돌아오는 길은 참 횡설수설해서 왔죠. 지하철도 빨리 올 수 있는 걸 돌아서 오는 걸 타고.. 그것도 잘못타서 갈아탈 정거장보다 두 정거장 더 가버리고;;
김포공항에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길래 거기서 사진 찍고, 잘 돌아왔습니다.
아, 정말,, 왠지 옆동네에 놀러 갔다온 기분^^; 그렇지만 국내에서의 마지막(은 아니지만^^;;) 팬미팅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드네요.
이번 팬미팅은 퀴즈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기억도 안 났습니다. 근데, 개인질문 하는 시간은 없었지요. 미리 질문을 받은 것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짰나 봅니다. 홈페이지에 꽤 자세히 써놓은 후기가 있길래 그걸 옮겨다가 제가 기억나는 부분만 추리고 더 추가해서 썼지요. 되도록 자세히 쓰고 싶어서.. 용서해주세요^^;;;
리베로 여러분 모두 행복한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