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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도중학교24회동창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조병현
진도 사투리의 이해 - 8 - <자음, 받침과 어미변형 때의 특성>
사투리를 사랑한다는 걸 어떤 사람들은 “표준말이 중요하고 표준말들을 써야지 왜 사투리를 권장하느냐?”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오해에서 오는 잘 못 된 편견입니다.
말이란 인류가 시작되며 서로 의사소통을 위해 함께 시작되고 발전해 왔을 것이며, 우리 말이란 것도 알타이 어족에 뿌리를 두며 고조선에서 부여-고구려/발해와 또 원시 한-백제/신라를 거치고 통일신라에서 고려를 거치며 그 말들이 서로 합해지고 변해오면서 오늘에 이르렀을 것입니다.(일반 고교의 국어 상식선에서)
그래서 이전의 시대별로 변해 온 숱한 말들은 모두가 각 그 시대적 방언이 되는 것이고, 현재의 여러 지방마다 아직 조금씩(제주도 경우는 많은)의 차이가 있는 말들은 지역방언들이 되는 겁니다.
표준말이란 것은 이들이 모여서 이뤄진 말 중에 우리나라의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해서 정해진 말이니 그 나머지의 표준말과 다른 현재의 모든 방언들은 사투리가 되는 겁니다.
그러기에 표준말과 같은 진도 방언들도 많이 있으며 서울 사투리, 경기 사투리도 있는 것이고, 우리 표준말의 뿌리는 곧 시대적 지역적 방언들에서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도 그 방언들 속에 들어 있고, 오천 년 문화의 연속성도, 겨레의 역사도 우리 방언을 떠나서는 얘기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입니다.
또 이렇게 얘기하다 보면 세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수구나 쇄국주의 정도로 오해할 여지도 있으나, 얘기가 길어지니 뒤로 미루고 우리의 올바른 표준말(외래어까지도 포함)을 위해서도 우리말의 원 뿌리를 찾아 튼튼히 하는 일은 당연하고 아주 소중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더군다나 요즘의 디지털시대에 우리 한글의 우수성이 입증되어 세계가 주목하고 감탄하는 판에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말과 우리글이 급격히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이 시점에서.
<진도사투리 자음, 받침과 어미변형 때의 특성>
* 특이한 ㅈ,ㅊ,ㅌ,ㅍ → ㅅ, ㅂ 받침 말들
꽃 = 꼿 꼬시피다. 꼬슬 껑꺼가꼬. 꼬세다 물줘라.
밭 = 밧 바시 질다. 바슬 갈어라. 바세다가 싱궈라(심어라).
볕 = 벳 베시 나믄. 베슬 쬐아서, 베세다 몰래라(말려라).
솥 = 솟 소시 깨졌다. 소슬 이고. 소세다 바파고(밥하고).
젖 = 젓 저시 부렀다. 저슬 메개야. 저세다 볼라서(발라서).
짚 = 집 지비 질다. 지블 가꼰나. 지베다 불부채라(부쳐라). * 지푸락
짖다 = 짓다. 개가 지서가꼬. 개가 지승께.
먼저번<특성2>에 언급한 줄임 특성과는 반대로 쌍받침으로 줄어든 말들과 받침이 있는 말들을 늘려서 사용하는 특이한점들이 있습니다.
*쌍 받침 말들이 늘려 쓰임.
갉다 = 갈그다. 긁다 = 글그다. 굶다 = 굴무다. 깊다 = 지푸다.
꺾다 = 꺼끄다.껑끄다. 낚다 = 나끄다. 날다 = 날르다. 낡다 = 날그다.
넓다 = 너루다. 높다 = 노푸다. 낮다 = 나찹다.
닮다 = 달무다. 덥다 = 더웁다. 덮다 = 더푸다. 떫다 = 떠룹다.
많다 = 만하다. 맑다 = 몰구다. 묽다 = 물그다.
밝다 = 볼그다.(볽다). 밟다 = 볼부다.(볿다). 볶다 = 보꾸다. 붓다 = 부스다.
얕다 = 야찹다.(높다의 반대) 얇다 = 야룹다. 옅다 = 여트다.
얕다 = 야트다. 야푸다. (지푸다-야푸다 로 특이하게 깊다의 반대로만 쓰이며, 야트다도 함께 쓰임)
앉다 = 안지다. 얹다 = 연지다.
젊다 = 절무다. 짧다 = 짜룹다. 찢다 = 찌지다
핥다 = 할트다.
- 이견이 있을 수 있기에 실제 사용예를 들자면 -
쥐가 감자를 갈그다 뒀다 = 쥐가 고구마를 갉다 뒀다.
개라서 글그다가 잠을 못 잤소 = 가려워서 긁다 잠을 못 잤소.
여그 방죽은 물이 무쟈게 몰구다 = 여기 저수지는 무척 물이 맑다.
여그 이 방이 징하게 너루다 = 여기 이 방이 굉장히 넓다.
즈가베를 달무다 봉께 그라제 = 자기 아버지를 닮다 보니 그렇지.
밧에다 집이로 더푸다가 걍 왔소 = 밭에다 짚으로 덮다 그냥 왔소.
지푸고 야풍것은 들어 가 봐사 알제 = 깊고 얕은 것은 들어 가 봐야 알지.
몰루고 안지다가 똥꾸녁 쒸실 뻔했소 = 모르고 앉다 똥구멍 찔릴 뻔했소.
절무다고 맨당 절물 줄 아냐? = 젊다고 마냥 젊을 줄 아느냐?
* 동사에 "ㄴ“ 받침을 많이 쓴다. 가다=간다. 보다=본다. 오다=온다. 들다=든다. 하다=한다.
* 표준말에 없는 ㄹ 받침으로 쓰임
가르다=갈르다, 거르다=걸르다, 고르다=골루다, 구르다=굴루다, 그르다=글르다
기르다=길르다, 끄르다=끌르다, 나르다=날르다, 누르다=눌루다, 다르다=달르다,
마르다=몰루다, 모르다=몰루다, 무르다=물루다,
바르다=볼루다, 벼르다=벨르다, 부르다=불루다.(배부르다, 이름부르다, 모두 같음)
사르다=살르다,
앞지르다=앞질르다, 오르다=올루다,
자르다=짤르다. 찌르다=찔르다,
흐르다=흘르다,
- 으뜸꼴은 표준말과 같으나 어미의 변형에서 “ㄹ”이 받침으로 생김 -
가다=가다 가려고=갈라고
기다=기다 기려고=길라고
내다=내다 내려고=낼라고
되다=되다 되려고=될라고
사다=사다 사려고=살라고
서다=서다 서려고=설라고
오다=오다 오려나=올라나
지다=지다 지려고=질라고
치다=치다 치려고=칠라고
차다=차다 차려고=찰라고
패다=패다 패려고=팰라고
하다=하다 하려고=할라고
*진도야그 한 마디*
진도서는 고구마를 감자라고 불루고 노인덜은 감재라고도 하솄어야.
그란데 묵은밧에 고것도 도팍이 만한 밧에다가 싱근 감자가 훨썩 더 포군포군하제. 어짜댜?
감자는 씨감자를 봄에 싱거가꼬 줄거리 잎사구가 나오믄 고 놈을 짤라가꼬 심는데, 새 순 짤라 싱그고 남은 고 씨감자를 무강이라고 불루고 고놈을 파 보믄 밑에가 새로 달린 감자가 있어서 고것을 싱(신)강이라고 불르는데 맛은 벨로 읎어야.
이전 시골서 먹자것이 하도 없잉께 무강 싱강도 쪄 먹었는데 무강은 뻣신 심줄만 만하고 안존 냄사도 잔 나고, 싱강은 안 그래도 걍 맛은 덤덤하제.
그란데 표준말로 감자를 진도선 북감자라고 했응께 뭬하제?
내가 곰곰 생각해 봉께 진도는 뱃질로 왜(일본)를 통해서 고구마가 몬야 들와가꼬 감자라고 불렀는데 낭중에 참말로 감자가 들옹께 요놈은 북쪽이서 온 감자라고 북감자로 불렀을 것이라고 생각 되등만 아니믄 말고 ㅋㅋㅋ.
아따 이야그 하다 봉께 션하고 몰캉몰캉한 물감자 먹고잡다.
저실에 한 바구리 쪄가꼬 지시랑 밑에 덕우게다가 연재두믄 끈끈한 찐이 나옴시로 션해지는데, 고놈을 지쪽 아니 지쪽 보담 샨에는 싱건지가 더 좋제. 무수 반이로 질게 뽕깨서 당거논 싱건지를 재끼락에다가 진대로 찔러가꼬 물감자 한 입 뽈아 먹고 싱건지 한입 벼 먹고 하믄 엄마나 만납제?
아야 느그덜도 무쟈게 먹고잡쟈?
참고로 “댜지감자”는 “돼지감자”, “뚱딴지” 두 가지가 표준말이제.
불루다 ▷ 부르다 ▷ 부엌을 정재, 정지, 정짓깐 요케들 불르제 어짠당가.
노인덜 ▷ 노인들 ▷ 우리들=우덜, 자기들=즈그덜 고케 야그하제. 진도선.
하솄다 ▷ 하셨다 ▷ 어런덜한티 말씀 올릴쩍엔 하솄다 로 씨제.
묵은밧 ▷ 개간한 밭 ▷ 어째 묵힌것도 아니고 새로 맨든 밭을 묵은밧이라 하능가는 나도 몰루제.
밭을 밧이라 씅것은 진도사램덜 발음을 잘 들어보믄 알 것이네.(이 우게가 특성이로 나옴)
도팍 ▷ 돌 ▷ 독, 도팍, 바구독. 돌과 바위를 진도선 고케 불루제.
만한 ▷ 많은 ▷ 만한 것이 많은것이고 째깐되능것은 적은것이지라.
밧에다가 ▷ 밭에 ▷ 걍 밭에 하믄 될 것을 매랍시 "다가"를 덧 붙애서 말항당께라 진도 사램덜이.
싱군 ▷ 심은 ▷ 서울에서는 심고, 진도선 싱구고 심구고 그라지라.
훨썩 ▷ 훨씬 ▷ 훨씬이 표준말이며 정도 이상이란 뜻이제.
포군포군하다 ▷ 파슬파슬하다 ▷ 비슷한 표준말이 없어 일단 파슬파슬로 정리중이나 포군포군보다는 물기가 훨썩 빠져분 느낌이라서 못 마땅함.
싱거가꼬 ▷ 심어서 ▷ 심다를 진도서는 심구다, 심그다, 싱구다, 싱그다 로 쓰제.
줄거리 ▷ 줄기 ▷ 표준말의 줄거리는 진도에서 물거리라해서 물거리 나무라하고, 줄기를 줄거리라 함.
잎사구 ▷ 잎사귀. 이파리 ▷ 진도서 걍 고케 불릉께.
짤라가꼬 ▷ 잘라서 ▷ 와가꼬 가가꼬 등이로 "~서" 의 뜻이로 "~가꼬"가 쓰이제.
밑에가 ▷ 밑에 ▷ 매랍시 조사를 겹이로 “에가” “에다가”로 더씨제. 진도서.
벨로 읎다 ▷ 별로 없다 ▷ 발음상 차이가 벨로 인지 밸로인지도 애매하고, 읎다도 없다와 함께 쓰임.
먹자것 ▷ 먹을거 ▷ 먹자것도 읎고, 씨자것도 읎고, 하자것도 읎제?
하도 없잉께 ▷ 너무 없으니 ▷ 하도=어찌나. 너무도 가 표준말이고. 없으니는 없잉께로도 읎잉께로도 함께 씨제.
뻣신 심줄 ▷ 질긴 힘줄 ▷ 뻣씨다=억세다. 질기다. 심줄=힘줄, 심=힘, 성=형, ㅎ이 ㅅ으로 특성.
만하고 ▷ 많고 ▷ 만하다=많다. 쌂다=쌀무다. 밟다=볿다. 볼부다.로도 씨는 특성들.(우게 나와 있음)
안 존 냄사 ▷ 안 좋은 냄새 ▷ 좋은=존. 냄새=냄사.
잔, 걍, 막, ▷ 잔=조금, 걍=그냥, 막=마구, 의 뜻이나 진도말에는 "거시기", "거시꺼니" 와 함께 여러곳에 감초처럼 두루 쓰임.
뭬하다. 메하다 ▷ 묘하다. 이상하다 ▷ 뭬하다로도 메하다로도 요상하다 쓰임.
봉께 ▷ 보니 ▷ 강께, 농께, 상께, 밍께, ....가니, 노니, 사니, 미니,
뱃질 ▷ 뱃길 ▷ 기름=지름, 길=질, 기와집=지야집, 뭐 고케 씨는 특성이 있잉께.
몬야 들와가꼬 ▷ 먼저 들어와서 ▷ 몬야번에 사투리특성이로 모도 나옹것들이제?
낭중에 들옹께 ▷ 나중에 들어오니 ▷ 요놈도 여러낱말, 줄임특성이로 다 나왔고.
북쪽이서 ▷ 북쪽에서 ▷ 북쪽이서, 집이서, 등 ~이서로 씨는 진도 사램도 있고 ~에서로 씨는 진도사램도 있고.
되등만 ▷ 되더구먼 ▷ 가등만, 나오등만, 살등만... 가더구먼, 나오더구먼, 살더구먼.
션한 물감자 ▷ 시원한 물렁고구마 ▷ 저실에 먹는 션한 진도 물감자는 참말로 맛있제.
먹고잡다 ▷ 먹고싶다 ▷ 보고잡다. 살고잡다. 하고잡다....보고싶다. 살고싶다. 하고싶다.
저실. 샨. 시한 ▷ 겨울 ▷ 춘 저실에 감자맛이 최고제.
한 바구리 쪄가꼬 ▷ 한 바구니 쪄서 ▷ 걍 말 그대로...
지시랑. 지스랑. 지시락. 지스락 ▷ 기스락. 처마의 끝 ▷ ㄱ 이 ㅈ 으로 바뀌는 특성. 기스락=기슭에서 온 말.
덕우게다가 연져두믄 ▷ 덕 위에 얹어 두면 ▷ 덕은 표준말이고 에다가는 진도의 겹조사 특성이고 얹는건 연지능겅께.
찐이 나옴시로 ▷ 진이 나오며 ▷ 물감자 쪄 두믄 끈끈한 꿀물같은 찐이 나오제?
지쪽보담 싱건지 ▷ 깍두기 보다는 동치미 ▷ 깍두기는 지쪽, 총각김치도 지쪽, 동치미는 싱건지.가 진도 이름이제.
샨(시한)에는 ▷ 겨울에는 ▷ 샨은 시한(時寒)의 준말로 추운때를 말하는 한문말 사투리일거란 생각임.
무수 반이로 질게 뽕깨서 ▷ 무 반으로 길게 잘라서 ▷ 뽕깨고 빵깨능건 나누고 자르는거. 빵이 한낭께 반이로 뽕깨서 동상 줘라.
당거논 ▷ 담어 둔 ▷ 당군다고도하고 담군다고도 하고, 물에 적시는건 물에 정구능거고.
재끼락에다가 ▷ 젓가락에 ▷ 재끼락=젓가락이고 에다가는 겹조사 특성.
진대로 찔러가꼬 ▷ 길게 찔러서 ▷ 길쭉한 곳으로 찔러서(핫도그 처럼)
뽈아 ▷ 빨아 ▷ ㅏ 가 ㅗ 로 모음특성. 나물=노물, 남=놈, 말다=몰다, 팥=퐅, 팔=폴, 등등
벼먹고 하믄 엄마나 만납제 ▷ 베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지.
아야 느그덜도 무쟈게 먹고잡쟈? ▷ 얘야 너희들도 무척 먹고싶지?
※낱말별로 할라다 봉께 손이 많이가서 서투른 독수리 타법 타자 솜씨라 걍 뒤에는 문장이로 해 뿌렀구만.
* 현재 4,0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시사 일반상식>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 우게글에 반말이 만항것은 동창회에 올린 글이다 봉께 그라요. 향우 어러신덜은 이해 하시고 보시믄 좋컸십니다. *
첫댓글 구수한 우리 고향의 말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올려 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재경조도면향우회] 카페에 옮겨 많은 분들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사투리에 대한 관심에 감사디립니다. 혹시 미흡하거나 이견이 있으신 부분이 보여서 알려주시면 함께 공부 해 보도록 하겠사오니,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몇 번이고 보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말이네..참으로 고향 생각 나게하고 오져 죽것 심다...ㅎㅎㅎㅎ
감사하고라. 우덜또래 지나믄 인자 찰로 읎어져뿔 말잉께 보지란히 사투리방에 댕김시로 만썩 갤챠주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