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성숙해지리니!
도안
한 달 전 동네 한의원에서 닷새나 침 맞고 뜸 뜨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절친했던 지인이 집 근처를 지나다 날 만나러 오겠노라 했다. 기쁜 마음이 에드벌룬 마냥 두둥실~ “등산로로 해서 역으로 마중 가면 1달 뒤 봉정암 정진 준비도 되고 좋겠지~” 집을 나서 야트막한 동네 앞산 오르막을 신나게 올라 멍석 깔린 평지 길로 들어섰다. 그런데 웬걸! 오른쪽 발목이 접질리다니. 들떠 방심하다 정진 한 달 남겨두고 5일 동안 물리치료 1시간 포함 하루 두 시간여를 한의원 치료에 매진해야 했다. 결가부좌를 하니 통증이 심해 항마좌(오른쪽 발을 왼쪽 허벅지 위에, 왼쪽 발을 오른쪽 허벅지 위에)는 너무 힘겹고, 좌우 위치를 바꾼 길상좌는 통증이 덜해 그나마 할만 했다. 슬픔과 괴로움에도 끄달리지 말아야겠지만, 기쁘고 유쾌한 자리에서도 들뜨지 말아야 한다는 크나큰 가르침!
그로부터 1달 뒤, 막상 시작된 삼보일배 여정. 토욜(15일) 새벽 3시 백담사 극락보전 앞 탑 부근. 헤드랜턴을 머리에 두르고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앞으로 나아가는 7인. 그 중 나의 내면에서 유난히 긴장과 초조함의 안개가 많이 피어올랐으리라. 평지에서도, “발목이 괜찮을까?”하는 우려. “돌멩이가 많은 곳에서는 어떨까?” “계단에서,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걱정이 늘 따라다녀 한 걸음 한 걸음 언제나 사주경계. 큰 돌멩이 여럿 놓여 있는 곳을 지날 땐 발목이 또 접질릴까 조심조심.
침을 닷새 맞은 뒤부터 발목 복숭아뼈 쪽 붓기가 빠지기까지 냉찜질을 계속 했었다. 붓기가 좀 빠지고서부터 온찜질을 했다. 무리해 삼보일배를 강행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진 않겠지만, 또한 섣불리 포기하지도 않겠다는 마음가짐. 다행히 집에서 108배 한 번을 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 다음날 324배로 이어가다 <보리방편문>, <반야심경 약해>, <발원문> 등을 염송하며 108배 6번을 하루 일과로 삼았다. 그러다 1,080배도 가끔 했고, 어느 날은 108배 15번까지도 내달렸다.
등산화와 스틱을 당근마켓에서 마련해 집 부근 등산로를 걸었다. 주로 야간에 매일 1시간 30분쯤 돌며 역기도 들고, 각종 체력단련 도구를 활용해 운동했다. 등산팀과 삼보일보팀으로 재작년하고 작년에 참여해 어느 정도 숙지한 설악산 이곳저곳을 떠올리며, 200미터도 채 안 되는 자그마한 국사봉 곳곳을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임하니 힘들었다. 작년 삼보일배는 본래 오세암 쪽으로 하루 갔다 그 다음 날 새벽에 봉정암 쪽으로 가는 거였다. 봉정암행이 등산하는 걸로 변경돼 사실 좀 가벼운 정진이었던 셈. 하지만 올해 봉정암 직항 코스는 달랐다. 50분 삼보일배 뒤 10분 쉬는 일정을 도반들과 더불어 유지해 가던 중 어느 땐가 특정 자세를 취해 앉아 쉬려 하면 복근이 너무 댕겨 후닥닥 일어서야 했다. 제대로 퍼질러 앉아야 온전히 쉴 수 있었다. 온갖 크고 작은 돌멩이 투성이 거칠고 험한 오르막을 삼보일배로 오르노라니, 그 동안 별로 자극받아본 적 없던 배의 특정 근육이 집중적으로 자극 받은 탓. 하여 이번 정진을 통해 새로운 근육이 단련되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발목 접질림으로 인해 더욱 긴장해 견지했던 꾸준한 운동과 절은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기도 한 것 같다. 세 걸음 걷고 한 번 절하며 가장 여유 있게 쉬었던 때가 정진시작 4시간째인가 도착했던 영시암. 그간 3년 동안 왕복한 거 포함 다섯 번째 방문해 휴식한 이곳 재래식 화장실 해우소에서 처음으로 용이하게 ‘근심을 풀어낼’ 수 있었다. 또한 봉정암 도착 후 뜨끈뜨끈한 방에서 잘 쉬고 일어나 일요일 새벽 1시쯤, 천지개벽할 정도로 좋아진 화장실의 안락함을 즐기며 거뜬하게 ‘우’를 ‘해’하는 데 성공했다.
3년 전 산행대원들 속에 있으면서 어떻게 하나 호기심어린 눈으로 삼보일배 대원들 행동거지를 관찰했었다. 드디어 작년, 도반들과 좀 가벼운 코스를 삼보일배로 완주해보았다. 올해는 준비과정과, 주코스인 봉정암 실제 등정을 통해 마음의 측면에서(기쁜 순간에도 너무 들떠선 안 된다!) 보약을 복용했다. 또한 육체 측면에서도(우리 몸의, 우리 불성의 회복력을 믿고서 정진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 커다란 자양분을 얻게 되었다. 한의원 신세도 지고 발목과 다양한 다리 부위 단련이 이루어진 때문인지, 정진에서 돌아와 지금 결가부좌를 해보니 오른 발목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항마좌와 길상좌가 이전과는 다른 위치에서 온전히 자리 잡힌다. 인내와 끈기를 지니고 면밀한 관찰을 통해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알맞게 단련한 결과 근육과 뼈가 새로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잡은 것이리라. 하지만 동심님이 무슨 말끝에 내뱉은 “옛날 발목 접질렸다 1년 생고생했어요.”를 늘 상기하며 발목이 온전히 100프로 회복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 설악산 정진 전통을 18년 세월 이어온 고참 대원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님들이 있어, 정진 플랫폼에 제대로 올라타고자 준비하며 올 한 해도 내내 건강생활, 신행생활에 커다란 활력을 얻을 수 있었음에!
끝으로, 하산해 맛난 황태와 더덕 요리 식사 후 찻집 장엄한 녹색 풍광 연봉을 배경으로 도반 두 분 대화에서 귀동냥한 큰스님 법문 한 대목. “청화 큰스님은 안거 들어가는 어떤 제자가 ‘이번 안거를 어떻게 날까요?’ 하니, ‘자네가 본래 부처임을 한시도 놓지 말고 공부하시게.’라 답했죠. 그런데 예전 무문관 수행에 들어가는 어느 제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아만을 경계하게’라 했지요.”
자신이 무슨 중뿔난 수행한다고 상을 내면 증상만에 빠질 것이다. 안거는 물론 일상에서도 행주좌와, 일체의 곳, 일체의 때 ‘내가, 또한 그대가 본래 부처임’을 잊지 말아야 할 터!
걸음 걸음
소리 소리
눈에 삼삼
귀에 쟁쟁
일편 단심
오매 불망
아미 타불
그대, 심신의 고통을 느낄 때라도 바른 길로 가노라면 아픈 만큼 성숙해지리!
불보살님 감사합니다!
금타선사님 감사합니다!
청화큰스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네~ 고생 많이하셨군요
그래도 무사히 봉정암 순례 잘 마치고 오심을 합장공경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일체 중생의 행복과 건강을 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봉정암순례길 잘 마치고 오셔서감사드립니다 아미타불~()~
나의 소중한 이가 탈이 없으시기를
나의 소중한 이가 건강하시기를
나의 소중한 이가 몸과 마음이 평안하시기를
나의 소중한 이가 평화로우시기를.
"내가, 또한 그대가 본래 부처임’을 잊지 말아야 할 터!"
언제나 밝음을 보여주시는 도안거사님 덕분에 많은 웃습니다^^
감사드려요~나무아미타불!
자상하신 도안님~
아픈만큼 성숙해지신
봉정암 삼보일배에 공경찬탄 올립니다.
걸음걸음 소리소리 생각생각
무량수 무량광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_()_
도안거사님~
올 해도 삼보일배 하시는 모습을 보니 수희찬탄드립니다... 굽신
건강 관리 잘 하세요~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본래시불 불이불 불리불!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도안님의 봉점암 삼보일배 수행정진에 대해
공경과 찬탄의 박수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아픈곳을 직시하며 세세하게
수행의 삶으로 설명해주신 도안님 ~
수희찬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