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제작년부터 평일이 휴일인 경우에만 시간을 낼 수밖에 없어 탐어의 욕구가 늘 머리속 한귀퉁이에 맴돌고 있던 중 이번 석가탄신일(17)이 바로 그날인지라 두달여전부터 쓸데없는(?) 준비까지 해놓고선 아내와 함께 가시납지리를 향한 가슴 벅찬 여정에 올랐답니다. 제작년인가 <탐어빠>님과 <수초와 민물고기>님께서 제공해 준 정보를 바탕으로 군데군데 막히는 도로사정에도 하나도 짜증스럽지 않은 채 전북 완주로 달려갔더랬읍니다. 제 1목적지는 <수초>님께서 알려주신 곳으로 현장에 도착해보니 그림이 아담한 게 썩 마음에 드는 탐어지였답니다. 집사람은 교각아래 그늘에 자리를 봐준 후 통발과 족대로 중무장하고선 탐어를 시작했더랬읍니다. 여기는 그야말로 <참종개>의 집단거주지인듯 족대를 올릴 때마다 적게는 두마리 많게는 여덟마리까지의 수확을 눈으로 확인하였답니다. 아마 한시간 반만에 오백마리 이상은 잡았던 것 같았읍니다.( 거짓말 아님. ) 수확은 각시붕어 다섯마리, 떡납줄갱이 여섯마리, 참종개 세마리를 채집통에 담았나 봅니다.
채집지 전경인데 제법 멋있죠, 그죠 ?
참종개빼고는 제일 먼저 잡힌 <돌마자>인데 저의 사육기피어종이라 사진만 찍고선 방생.
< 떡납줄갱이 부부 >
< 각시붕어 아저씨 >
너무 작아서 예쁜 <참종개>는 몇번을 시도했는데도 사진촬영용 수조를 뛰쳐나가 흙투성이가 되는 바람에 결국 촬영 포기함.
원경은 잘 나왔는데 근접촬영은 왜 이모양이 됐는 지 그나마 제일 나은 화면이 이러니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두번째로 <붕어마름>이 집단적으로 자생했던 봉동의 모처로 이동했는데 그 많던 수초들은 다 어디가고 뻘밭으로 변해버렸더군요. 참담한 심정으로 그나마 깨끗한 물이 흐르던 보밑에서 뜻밖에 <징거미>를 잡았더랬어요. 그 화려하고 오묘한 색에 반해 방향을 바꿔가며 여러 컷을 찍었는데 역시나 보시는 바와 같으네요.
세번째로 향한 곳은 제작년에 <성무성>군이 알려줘 그낙저낙 다녀왔던 곳이 인근이라 가봤더니만 탁한 물에 배스까지 실망만 안겨주더군요. 이 때는 제법 한낮이라 가파른 제방벽을 내려갔다 올라오느라 기운도 다 빠지고 더위에 머리도 띵(?)한 지경이었답니다.(게다가, 소득까지 없어 아내에게 살짝 기죽음)
완주군을 벗어나 임실군 읍내에서 유별나게 콩나물해장국과 오징어숙회로 거나하게 늦은 점심을 하고선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엔 최상인 교각밑을 찾아 역시나 제가 아는 몇 안되는 탐어지로 이동. 제작년 유역정비로 인한 탓인지 물은 맑아졌는데 비교적 잦았던 올봄의 비에도 불구하고 수량은 빈약하더군요. 목표로 하던 어종은 하나도 구경하지 못하고 <수초>님의 영향을 받은 탓인 지 수변식물인 <꼴>만 한웅큼 뽑아와선 플라스틱통에 옮겨봤읍니다.
나름 쭉쭉 뻗은 식물을 좋아하는 취향에 딱 떨어지는 지라 옮겨놓고 보니 제법 운치가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향한 곳이 <탐어빠>님께서 가시납지리를 향한 제 마음을 이해하시고 특별히 알려주신 임실의 모처. 오늘의 빈약한 수확을 일거에 만회하고 <가시납지리>를 백퍼센트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달려갔더니 아뿔싸 이게 왠 천지개벽할 상황입니까. 멀리 있는 곳에는 어도가 이미 완성되어 있고 앞쪽에는 콘크리트타설을 위해 양수기로 물을 퍼올리고 있더라구요. 1월부터 시작한 공사로 보아래 부분은 내려갈 길마저 막아놓아 강가로 접근할 길마저 없더라구요. 부유물을 막기 위한 펜스를 3단으로 해놓은 탓에 피라미들의 공중곡예만 실컷 구경하고선 철수를 하고 말았읍니다.( 그냥 오기엔 너무 억울해서 던져 둔 통발 2개는 뻘만 잔뜩 들어있어 일거리만 늘어났음. )
이상이 지난 17일(금)의 제 완주-임실 스토리였읍니다. <가시납지리>는 구경도 못하고 엉망인 우리나라 하천의 실상을 확인하였는데도 아내와 함께 돌아오는 여정이 그다지 슬퍼지는 않더군요. 아마 제 마음을 이해하고 아무 말없이 곁을 지켜준 집사람의 존재감이 더 충만했던 모양이였던 것 같읍니다.
일년여 이상 키워왔던 가시납지리 다섯마리가 그동안 하나씩 죽어 이제 그 자리를 큰납지리가 차지하고 있답니다. 그동안 사육하면서 느낀 점은 <가시납지리>는 납자루류중 비교적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장 겁이 많고(조심성이 지나칠 정도) 식물성보다는 동물성 먹이를 주식으로 하는 게 아닌 가하는 정도인데 앞으로도 기회가 닿으면 집중적으로 연구해 볼 계획입니다.
첫댓글 가시납지리는 보에 느린물에살지요
탐어지 풍경이 아주 깨끗하고 운치있네요...
내일 오전에 생이새우 채집하러 갈까말까 생각중인데 고민말고 얼른 가라하시는 듯...ㅋㅋㅋ
저는 얼마전에 가시납지리 포인트를 하나 찾았답니다. 완전 많아요 ㅎㅎㅎ 지금 있는 곳과 그리 멀지도 않고~~~ㅎㅎㅎ
김관장님, 괜히 약올리려고 하는 말씀이죠.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언제 <남부군>모임 한번 주최해주시죠.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가고픈 마음입니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할일이 자꾸만 쌓이고 있어서....ㅠㅠ
가시납지리는 통발 하나에 몇십마리 들어왔던 곳이 있습니다. ㅎㅎㅎ
탐어가면 제일 짜증나는게 바로 하천공사죠. ㅠ.ㅠ. 홍수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제방공사는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바닥을 완전히 밀어버리는 거는 안했으면 합니다.
며칠새 오랫만에 뵙는 반가운 분들의 탐어기 에 제 눈이 확 정화 되는 느낌 입니다. ^&^
형님...형님의 아이디만 보고 기대 만땅 하며 클릭했습니다. 역시!!!....ㅋㅋㅋ 근데 가시납을 못 봐서 어떡해요ㅠㅠ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찾다보면 언젠가는 내 눈앞에 나타나겠죠. 어렵게 구한 녀석일수록 더 애착이 가고 싫증이 쉬 나지않는 게 세상이치니까요.
간절하시니 언젠가 이루실겁니다 대박으로..두분이서 조용한 여행 다녀오심을 위안삼으세요
이젠 체력이 달려서 탐어중에도 간간이 쉬어야 한답니다. 집사람은 담배피우기 위해 꾀부린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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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글우글하는 포인트라도 좀 알려주고 약을 올리려무나.
잘 계시지요.
그 열정에 박수을 보냈니다.
좋은 길 다녀오신 것 같아 좋아 보이네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언제 시간 한번 내셔서 <김관장>님과 -남부군모임- 한번 주관해주시죠. 너무 기나긴 공백이 있지않았나 합니다.
그래도 열정만큼은 <각시붕어>님이 최고가 아닙니까.
나비님의 가시납지리 탐어기2편이 올라왔군요. 원하시던 가시납지리를 알현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나비님의 탐어기는 항상 읽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번엔 꼭 예쁜 가시납지리 만나시길 바랍니다!
<narcinark>님의 영상에 비하면 발로 찍었나할 정도의 솜씨입니다.
여전한 아날로그마인드라 실력향상은 없고 탐어기 만들려고 화상점검을
할 때면 선별작업하느라 시간 다 보내는 실정이랍니다. 가정용 디카로 근접촬영하는
요령이라도 좀 알려주셨으면......
활동을 드뎌 시행하셨군요..좋은곳을 다녀오셨는데 목표어종을 획득하지 못해 아쉬웠겠습니다.
활동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행복한것이겠지요..즐거운 5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