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1-10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백성에게 들려주시던 말씀들을 모두 마치신 다음,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다.
2 마침 어떤 백인대장의 노예가 병들어 죽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
3 이 백인대장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유다인의 원로들을 그분께 보내어, 와서 자기 노예를 살려 주십사고 청하였다.
4 이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이렇게 말하며 간곡히 청하였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5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6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가셨다. 그런데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셨을 때,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보내어 예수님께 아뢰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7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8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9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군중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0 심부름 왔던 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니 노예는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는
고르넬리오 형제님
치프리아노 형제님
축일 축하합니다!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내일이면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가장 실감나게 하는 한가위입니다.
하지만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 밥집 가난한 식구들은 더 외롭고 슬퍼집니다.
하이 파이브 청년으로 유명한 우리 밥집 인섭이(가명)가 추석연휴 다음날 원주기독병원 중환자실에서 119 엠블란스를 타고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되어 온답니다. 아직 의식도 없지만 우리 밥집 바로 옆으로 온다니 그래도 다행입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 밥집 가난한 식구들은 더 외롭고 슬퍼집니다.
인섭이의 사고로 더 힘들어진 그의 누나네 식구들,
동명항 난전 인근에서 고통을 잊기위해 밤낮으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다니는 우리 밥집 젊은층 알코올 의존 식구들, 당뇨합병증으로 발이 퉁퉁부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식구, 정신분열증으로 헤매고 다니며 가끔 캄캄한 새벽부터 귀신처럼 나타나 사람 놀라게 하는 청호동 자매님, 상설장터 한쪽 구석에 보금자리를 틀어 도를 닦고 있는 이천공(2000)같은 청년 태효(가명), 그리고 여전히 무료 국립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식구들.
입추 처서 백로 지난 가을이지만 때아닌 폭염속 장맛비가 명절이 다가오면 더 외롭고 슬퍼지는 우리 밥집 식구들한테는 오히려 다행인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록 이방인이지만 소문으로만 듣고도 예수님을 믿고 하느님의 백성을 사랑하고 회당까지 지어준 겸손한 백인대장의 믿음에 감탄하시며, 자신의 소중한 노예를 살려달라고 간청하는 그의 청을 기꺼이 들어주십니다. 그의 겸손한 믿음은 오늘도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영성체를 할 때 고백하는 믿음입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바록 죄와 죽음의 노예생활을 하는 불쌍한 존재들이지만 동시에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들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하고 존엄하고 아름다운 자녀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소중한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으로 굶주리고 헐벗고 소외되고 고통을 겪으며 죽어갈 때 가장 마음아파 하십니다. 사랑으로,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그들을 살리십니다.
우리 밥집 식구들의 슬픈 사연들 또한 예수님께서 가장 마음 아파하시며 들어주십니다.
백인대장처럼 겸손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을 보시고.
추석연휴 다음날 우리 밥집 식구 인섭이가 속초의료원으로 이송되어 온답니다.
정신없이 바쁜 시간에 청하는 청년 인섭이의 하이 파이브 요청이 성가셔 피한 적이 생각나 미안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우선 그를 찾아야 합니다. 이제 내가 먼저 그에게 하이 파이브를 청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