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류매장 198곳 미국산 술 철수 완료
이비 수상 "미국 위협에 단호한 대응 필요"
미국 맥주협회 "북미 공급망 타격 불가피"
BC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합병 위협에 강력 대응해 정부 운영 주류매장 전체에서 미국산 주류를 완전히 철수시켰다.
데이비드 이비 BC주 수상은 10일 빅토리아 주류매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C주 주류유통국(B.C. Liquor Distribution Branch)이 미국산 맥주, 와인, 양주의 구매를 중단하고 기존 재고를 모두 치웠다"고 발표했다.
이비 수상은 "점점 심해지는 미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BC주 주민들의 감정을 반영한 결정"이라며 "많은 주민들이 이제 매장에서 미국 제품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C주는 지난주 트럼프를 지지한 '레드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주)' 주류만 철수시켰으나, 이번엔 모든 미국산 주류로 범위를 확대했다. BC주 전역에는 198개 주류매장이 있으며 연간 3,600만 명이 이용한다.
이비 수상은 "트럼프가 우리 유제품, 목재 산업을 위협하고 국경과 수자원, 주권까지 언급했다"며 "그가 캐나다 물에 그렇게 관심이 많다면, 물 같은 그의 맥주도 그대로 가져가라"고 비꼬았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제조돼 캐나다로 수입되는 제품에만 적용된다. BC주나 캐나다 내에서 생산되는 버드와이저나 쿠어스 라이트 같은 미국 브랜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국 양조업자협회는 이번 조치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가 대표하는 5,500개 소규모 양조장들이 연간 7만5천 헥토리터의 맥주를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 상당수가 캐나다산 보리와 맥아로 만들어져 결국 캐나다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비 수상은 이번 조치가 소비자들에게 불편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BC주와 캐나다 제품을 대신 시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가족과 계획했던 디즈니랜드 여행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BC주는 추가 대응으로 워싱턴주에서 알래스카로 이동하는 상업용 트럭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수일 내 제정할 예정이다. 또한 연방정부와 협력해 BC주를 통과하는 미국 열탄에 대한 관세 부과나 전면 금지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