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격랑시대
아빠가 요즘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독서편지가 다시 밀리고 있구나.
오늘도 더 이상 밀리지 않기 위해
컨디션이 썩 좋지 않지만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단다.
오늘은 아빠가 주말마다 다시 읽기를 하고 있는
조정래 님의 <한강> 3권의 이야기란다.
<한강>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강> 3권이 1부 ‘격랑시대’의 마지막 이야기란다.
그럼 곧바로 이야기를 해줄게.
2권에서는 1961년 군사쿠데타와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펼쳐졌잖니.
3권에서도 그 연장선상의 이야기라 볼 수 있단다.
먼저 해남댁 이야기부터 할게.
해남댁은 이규백의 형수로
이규백의 형이 사라 태풍 때 죽고 나서 해남댁은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어.
2권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해남댁을 짝사랑하던 황춘길에게 해냄댁도 어느 정도 마음을 내주었지.
황춘길은 해남댁에게 도망가서 따로 살림을 차리자고 설득을 계속 했어.
그러던 중에 해남댁이 임신까지 하게 되어
해남댁도 황춘길의 의견대로 도망가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도망 가기 전에 황춘길은 빌려준 고리채를 받고 가려고 했는데,
그만 이것을 사기 당해서 못 받는 지경에 이르렀어.
당시 나라에서는 고리채를 불법으로 규정해서 빌려간 사람이 이를 이용하여 안 주려고 했던 거야.
이에 화가 난 황춘길은 채무자를 찾아가 강제로 받아내려고 했으나,
채무자는 끝까지 버티고 있었어.
결국 실랑이 끝에 황춘길은 채무자를 죽이고 말았단다.
뜻밖에 상황이 발생하여 황춘길은 해남댁을 찾아와 바로 도망을 갔단다.
원래 해남댁의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가려고 했으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이들은 다음을 기약하고 둘이 먼저 길을 떠났단다.
…
고등고시를 노리던 김선오는 불합격을 하고,
남천장학사에서는 김선오의 일년 선배 이규백이 유일하게 합격을 했단다.
김선오는 당연히 붙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불합격을 했고,
경쟁자이자 선배인 이규백이 합격하여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단다.
남처장학사에서는 이규백의 합격 축하 파티를 했고,
국회의원 강기수는 이규백을 데리고 고향까지 가서 축하를 했단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강기수는 영악하기 그지없는 정치인이구나.
…
1. 군사쿠데타 이후…
1권에서 나왔던 나삼득의 장남 나복남은
천두만 아저씨의 도움으로 공장에 들어갔는데,
그 공장이 스테인리스 공장이었어.
그 공장의 일은 너무 위험한 작업이 많아서
손가락이 성한 사람들이 적었어.
나복남도 언제 손가락이 다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조심하고 또 조심했어.
다른 일을 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기술도 없었어.
…
유일표의 친구 허진은 일과 공부를 무리하게 병행하다가
그만 늑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어.
그러나 입원비가 없었지.
허진의 할머니는 독립운동가 유공자 가족으로 알고 지내던 정보살한테 도움을 청했고,
정보살은 유족회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단다.
유족회 회장은 다시 이용진이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이용진은 근로재건단이라는 운영하고 있는데,
근로재건단은 가난한 아이들을 도와주며 넝마주이 사업을 하는 단체였어.
위에서 언급된 사람들은 모두 독립운동가 후손들인데
나라에서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어.
특히 군사쿠데타 이후에는 유족회도 강제로 해체되었다고 했어.
이용진의 도움으로 허진은 몸이 회복되었어.
이용진은 허진이 공부도 곧잘 하는 것을 알고
근로재건단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했어.
그 대신 자신은 허진의 검정고시와 대학을 지원해주겠다고 했단다.
허진은 이에 친구인 최주한, 이상재에게 이야기해서 함께
근로재건단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했단다.
허진의 단짝인 유일표도 당연히 동참해야겠지만,
얼마 전부터 유일표와 연락이 두절되어 함께 하지 못했단다.
….
유일표의 형 유일민은 군에 입대하여 강원도 인계에서 군생활을 했어.
유일민은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계속 경찰의 조사를 받고
직업에도 계속 제한이 있었잖니.
그런 유일민을 짝사랑하는 임채옥도 기억나지?
임채옥은 유일민의 군대에 면회를 갔단다.
유일민은 임채옥을 멀리하기로 마음 먹어서 면회 장소에 안 나오려고 했지만,
또 사람 마음이란 것이 그리 냉정할 수 없잖니..
그렇게 멀리서 면회를 왔는데 말이야.
유일민과 임채옥은 재회를 했단다.
유일표는 학과를 고민하다가 결국 철학과에 입학했단다.
월북한 아버지 때문에 가고 싶은 정치학과는 선택하지 못했지.
대학교에 붙자, 강숙자 누나가 대대적인 축하를 해주었단다.
강숙자의 아버지는 강기수 국회의원이잖니.
강숙자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지만, 뭐랄까 순수함은 있었던 것 같아.
아버지로부터 돈을 받아 헤프게 쓰고 경제적 관념은 없어 보였지만,
아버지처럼 영악하지 않고 순수했던 것 같아.
유일표가 가난하고 별볼일 없어도
대학에 붙으니 선물도 사주고 축하고 해주고 말이야.
그리고 강기수가 고등고시에 합격한 이규백과 결혼시키려고 하자,
강숙자는 이규백을 만나 당신 같은 사람은 싫다고 딱 잡아떼며 이야기했단다.
이규백은 여기저기 선 자리가 들어오고,
재벌가의 딸과 결혼하게 되었단다.
…
군사쿠데타 이후 군인들의 정권이 길어지면서,
4.19 혁명에 참여했던 대학생들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미국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토론도 했단다.
그들의 말 중에 공감이 가는 말이 있어 발췌해 보았단다.
미국도 결국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말이지.
그것은 오늘날까지 이어져서,
자국 이기주의의 최고봉인 트럼프까지 이어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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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82)
“이봐, 술도 아직 안 취하구선 그런 순진한 소리 하지 말어. 케네디가 뭐 별거야? 그는 충실한 미국 대통령일 뿐이야. 미국은 공산주의 종주국인 쏘련과 대적하는 자유민주주의 종주국을 자처하고 있고, 케네디는 그 총사령관으로서 세계에서 제일가는 반공주의자야. 그러니까 그가 가장 환영하는 건 반공을 내세우는 나라의 지배자들이지. 박정희는 바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인 거야. 그런데, 박정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반도가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 중대성이야. 미국의 입장에서 남한이 적화된다 하면 어떻겠어? 그거야말로 눈 뒤집힐 끔찍한 일인 거야.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는 곧바로 일본의 공산화로 확대되고, 그렇게 두 겹의 방화벽이 무너지면 미국은 자기네 호수처럼 독차지하고 있던 태평양을 반이나 잃으면서 쏘련과 맞닥뜨리게 되는 거지.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아. 태평양으로 진출한 쏘련의 승리는 중공을 자극해서 대만을 단숨에 손아귀에 넣게 되고, 월남이나 라오스같이 지금 불안한 상태에 있는 나라들까지 금방 중공의 영향권에 들어가고 말야. 그럼 어떻게 되지?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는 연쇄적으로 적화 위험에 빠지게 되고, 미국은 동북아시아에 이어 동남아시아까지 잃게 되어 마침내 세계 2대 강국에서 탈락하는 비참한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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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람들 이야기
천두만은 인천의 부두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이곳도 열악한 환경은 마찬가지였어.
좁은 숙소에서 여러 명이 함께 숙식하면서 일했고,
병이 나도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도 있단다.
하지만 나라는 그들은 안중에도 없었지.
…
김선오의 동생 김명숙은 시골에 처박혀 사는 것이 염증을 느끼고
무작정 가출을 해서 성냥공장에서 일했단다.
좋은 공장에 가고 싶었지만 거금의 뒷돈이 필요했어.
결국 친구 나복녀와 함께 서울에 가서 일자리를 얻기로 했단다.
…
군생활을 하고 있던 유일민을 방첩대에서 찾아왔어.
유일민의 어머니와 동생 유일표가 사라졌다는 거야.
유일민도 처음 듣는 소식이었어.
나중에 한참 지나고 유일표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어머니가 얼마 전에 곗돈 사기를 당한 것이 있었는데,
이것을 복수한다고 똑같이 다른 곗돈을 들고 서울에 와서
유일표와 함께 숨어 지냈다는 거야.
앞서 허진과 친구들 이야기하면서 유일표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는데,
어머니와 은거하고 있어서 그랬던 거란다.
8개월만에 어머니는 경찰에 잡혀 구치소에 들어가셨다고 했어.
유일민이 휴가를 나와 어머니를 면회를 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
유일민은 서동철을 만났단다.
서동철은 건설대에서 1년 근무를 마치고 서울에 와서 지내고 있었거든.
서동철은 자신이 어머니를 빼낼 수 있는지 빽을 알아본다고 했지만,
유일민의 어머니가 실형을 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단다.
시간이 흐르고 유일민이 제대하는 날, 임채옥은 먼 군대까지 찾아오고,
폭설로 버스가 중간에 멈춰 버려 둘은 같이 하룻밤을 함께 보냈단다.
유일민의 어머니 해촌댁은 감옥에서 나와서 서울에서 식당을 차렸는데,
유일민과 유일표가 도와주었어.
….
이 소설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야기가 끊어질 수 있는데 이해해주렴.
이번에는 남재구란 사람의 이야기야.
한민곤의 친구로 한인곤이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는데 큰 도움을 주었던 그 사람.
남재구도 군인 출신인데
어느날 후배 군인이 찾아와서 혁명 세력이 정당을 만드는데 함께 하자고 설득을 했어.
그 동안 남재구가 걸어온 길을 보고, 친구 한민곤을 도와주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당연히 거절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돈과 권력 앞에 장사가 없다고 남재구는 후배의 제안을 받아들였단다.
한민곤을 제대로 배신한 거지.
…
다시 일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김선오는 고등고시에 합격을 했단다.
그러자 이번에는 강기수가 김선오를 강숙자의 남편감으로 생각했단다.
그러나 김선오는 강숙자의 친구 박영자와 연애를 하고 있었어.
김선오는 자신은 여자친구가 있어 강숙자와 결혼하기 어렵다고 하자,
강기수는 곧바로 김선오를 선절했어.
강기수라는 빽을 잃은 김선오는 순천으로 발령을 받았단다.
…
군사쿠데타를 일으켰던 박정희는 결국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예편하고 본격 정치인이 되어 민주공화당을 만들었고, 대통령 선거에 나섰단다.
민정당의 윤보선 후보와 벌인 대통령 선거에서
15만표의 차이로 간신히 당선되었단다.
당시는 아직 지역 감정이 없었던 시절이라
박정희가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전라도의 몰표라고 하더구나.
그런 박정희가 향후 지역감정을 이용하게 되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이 참 안타깝구나.
….
당시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많았지만 가장 큰 것은
한일협정이었단다.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일본과 다시 손을 잡다니…
그것도 3억 달러라는 적은 금액의 보상으로
길고 긴 일제 시대의 아픔을 퉁친다는 것이 말이 안되었지.
대학생들 주도로 한일협정 반대 시위가 연일 일어났단다.
…
3권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란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급변하는 시대의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발생해서
이런 것들을 모두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니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았던 것 같구나.
이 시대의 역사를 너희들이 학교에서 배울 텐데,
이 소설을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 같구나.
그렇지만 10권이나 긴 소설을 너희들이 읽은 시간이 없을 테니
아빠가 열심히 읽고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PS,
책의 첫 문장: 어이 웨 동주, 시방 사람이 죽어가고 있당께로.
책의 끝 문장: 허진은 강하게 고개를 내둘렀다.
책제목 : 한강 3 (제1부 격랑시대)
지은이 : 조정래
펴낸곳 : 해냄
페이지 : 324 page
책무게 : 454 g
펴낸날 : 2001년 11월 05일
책정가 : 8,000원
읽은날 : 2025.01.17~2025.01.18
글쓴날 :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