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둘째 날, 부모님들을 모시고 모처럼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잠깐잠깐 책을 보면서 하루의 과제를 해낸다. 사실 집중해서 진득하게 책을 보기란 어렵다. 그래도 책장을 가볍게 넘기더라도 읽지 않은 것보다는 낫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챙겨 온 책을 넘겨본다.
학습의 전이를 목표로 하는 교육과정 설계!
학습 전이라는 용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매우 강조하는 말이다.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 학습은 지식에 멈춰 있는 죽은 학습이다. 학생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구조화된 학습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는 반드시 전이가 일어나야 한다. 존 듀이는 학생의 경험이 곧 학습이라고 말할 정도로 학습의 전이는 학생의 경험으로 드러나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1920년대에는 프로젝트 학습 방법을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능력을 키워주었다고 한다. 프로젝트 학습이 1920년대에 이미 시도되었다고 하니 놀라웠다.
위킨스와 맥타이(1998)는 활동 중심이나 진도 빼기 수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시 말하면 학습의 전이가 일어나지 않는 형식적인 수업을 완전히 변혁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습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재미만 추구하는 것도 피상적인 학습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에게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염려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이 학습 전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학습의 전이가 일어나기 위해 설계하는 교육과정을 이해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한다. 이해 중심 교육과정에 수업을 설계할 때 학습활동을 계획한다. 이때 학습활동은 학생들에게 학습경험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습 경험을 조직해야 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학습 활동으로 가지고 와야 한다.
이해 중심 통합교육과정을 실천하기 위해 책을 쓴 저자들은 실제 수업에서 직접 설계한 교육과정의 지도를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공개하고 있다. 성취기준에서 어떻게 내용적인 요소, 행동과 가치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통합해서 교육과정을 설계했는지 저마다의 서로 다른 관점으로 특색 있는 설계안을 독자들에게 건네고 있다. 저자들이 그려낸 교육과정 도해들을 보면 독자들도 나름 자신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된다.
지금도 어려운 학교 현장에서 치열하게 교육과정과 씨름하고 있는 무명의 수많은 교사들이 있기에 아직도 우리 교육은 희망이 있다. 수업에 무게 중심을 두고 학생들의 삶과 밀접한 학습 전이가 이루어지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선생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