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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고교 일진협회 】──────────
※전국 고교 일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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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신 내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요즘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들의 비즈니스 사업에도 큰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같은 식구들끼리 힘을 합쳐 위기를 모면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모신 것은 서로 친목도 다질 겸 새로운 얼굴들도 익히자는 취지에서입니다. 이렇게 모두 모이는 것도
드문 일이니 부디 사이좋게(강조) 회포나 푸시길 바랍니다. 마음껏 즐기시다 가십시오.”
짜작짝짝짝-.
사아칸의 인사말이 끝나자 연회장의 사람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모두들 예의상 손뼉을 치는 것일 뿐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강호파의 보스, 사아칸은 심통 맞은 얼굴로(웃고 있었지만) 단상에서 내려왔다. 솔직히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은
정말 의문이다. 이렇게 조직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를 경찰들이 모를 리가 없다. 분명 호텔 어디선가 기회만을 엿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어? 아니, 아무것도.”
한번 심각해지면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다. 신이는 그런 내 손을 잡으며 날 현실로 빠져 나오게 해주었다.
지금 연회장은 시끌벅쩍이다. 서로를 경계하고 있는 약한 사람들과 경계를 풀고서 인사를 하러 다니는 강한 사람들도 나뉘어져 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난 지금 경계를 하는 쪽이고 지금 나에게 다가오고 있는 저 사람은 경계를 풀어헤친 쪽이다.
한동구, 내가 만만하다는 건가?
“여어, 네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쓰래빠의 새로운 보스지?”
척-. 악수를 청하는 한동구의 앞을 가로막는 민규와 태기였다. 한동구(전국구 No.3, 37세.), 대파의 일인자다.
“말씀을 높여 주십시오.”
성난 눈매로 이야기하는 민규다. 그에 한동구는 흥, 하고 콧방귀를 꼈다. 내밀었던 손을 내려버린다.
“됐어. 그만해.”
난 두 사람을 물러서게 했다. 한동구의 뒤에도 그를 호위하는 조직원들이 여럿 서 있었다. 이 사람은 분명 예전 자신의 부하들과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운운하러 온 것이다. 훗,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한다는 건가?
“처음 뵙겠습니다. 연개소리라고 합니다.”
난 살짝 목례를 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였다.
“으음, 처음은 아니지. 한 세 번은 봤나? 하하, 하긴 그때는 코흘리개 꼬맹이였으니 기억을 못하는 것도 당연하지.
뭐 지금도 내 눈엔 어린애로 보이지만. 크하하.”
개구리 같은 팅팅 부운 큰 눈에 납작한 콧대, 두터운 입술.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남자는 전에 상대해주었던
그런 피라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은 참아야만 한다.
“젊다는 건 좋은 거지요.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흥, 애비를 닮아서 참 낙천적이구만. 한마디로 쓸개 빠진 멍청이라는 소리지.”
이 자식이‥ 우리 아버지를 잘도 모욕 했겠다?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렸다.
“저희 아버지에 대한 말씀은 되도록이면 삼가 해주십시오.”
“왜? 부끄러운 건 아는가 보지? 한 조직의 보스가 병으로 죽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하하.
너희들은 쓰래빠의 전 보스가 무슨 병으로 죽었는지 알고 있냐?”
뒤에 있는 자신의 부하에게 질문을 내던지는 한동구였다. 우리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아니야, 난 처음 듣는 소리인 걸? 우리 아버지는 어떤 인간한테 칼부림을‥.
“광견병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뭐? 뭐라고?? 내 눈은 서서히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나의 인내심은 저 자식들이 지금부터 몇 마디를 더 지껄이느냐에 달렸다.
한동구는 턱을 쳐들며 웃어대었다. 매우 기분 나쁜 웃음소리이다.
“크하하핫! 맞아, 아주 잘 알고 있구나. 그 멍청인 미친개한테 물려서 그만 죽고만 거지. 의학이 발달한 이 21C에 말이야. 쿠하핫!”
그럼, 그 미친개라는 게‥진짜‥개? 아니야, 저 놈은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날 우습게보고 말도 안돼는 거짓말을 지껄이고
있는 거라고. 그따위 말도 안돼는 거짓말을 내가 믿을 줄 알고? 흥! 천만에!
“형님‥.”
날 염려하는 태기의 손길이었다. 난 괜찮다고 눈치를 보내었다. 하지만 괜찮을 리 없었다.
“그 딸은 얼마나 멍청할까? 난 정말 궁금했어. 뭐 얼굴은 꽤 반반하다만, 그 나이에 조직을 떠맡다니, 너무 어려.”
한마디만 더 지껄여라. 그땐 이 주먹으로 그 코를 더 납작하게 만들어 줄 테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딱 한마디만 더.
“너만 괜찮다면 내 놀이개가 되어도 좋.”
“요즘 대파가 잘 나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다 헛소문이었나 보군요. 그 팅팅 부운 눈을 보니 매일 끼니를 라면으로 때우시나 보죠?”
주먹이 올라가려는 찰나 한동구의 말을 자르는 사람이 있었다. 다른 보스들과는 달리 밝은 색의 양복을 입고 온 눈에 띠는 남자였다.
구제파의 소이켠.(No.2, 22세.) 하늘색 와이셔츠에 파란색 넥타이. 그리고 하얗게 탈색한 짧은 커트머리.
무엇보다도 몸매가 좋았다. 얼굴로 민병철(구제파의 전 보스)의 오른팔이 되었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았다.
뭐, 녀석의 실력을 보지 않는 한 진짜 사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말이다.
“크흑, 당신은‥.”
기가 눌린 한동구의 모습이었다. 쳇,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 금방 꼬리를 내리는 저 모습.
“연개소문님은 제가 알던 분들 중 가장 늠름한 분이셨습니다. 꼭 장군 같다고나 할까? 개구리 같이 생긴 당신과는 격이 다르죠.”
“윽, 알고 하는 소리요?”
“네, 잘 알다마다요. 저희 전대 보스와 절친한 친구 사이셨는걸요.”
우리 아버지와 민병철이 친구? 처음 드는 소리인데‥.
“크흠! 그만 가봐야겠군요. 다른 사람들도 만나봐야 하니. 즐겁게 노십시오.”
한동구는 헛기침을 토해내며 급히 자리를 피하였다. 역시 아버지에 대한 얘기는 모두 거짓이었던 거야.
그러니 아버지를 잘 안다는 사람이 나타나자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게 아니겠어? 소이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동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왠지 좋은 사람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저기 정말인가요? 저희 아버지와 당신의 보스였던 민병철이 친구였다는 말‥.”
내 말에 소이켠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곧장 대답을 해준다.
“아니요. 뻥이었어요.”
에엑? 난 황당함에 얼어붙어버렸다. 태기가 “뭐 이런 자식이 다 있어?”라며 언성을 높였다.
다른 사람들은 계속 지켜보았다.
“하지만 저런 개구리 보다야, 당신 아버지가 나은 건 사실이지요. 그건 웬만한 양아치들한테 물어도 다 똑같은 대답을 할 거예요.”
난 그를 보았다. 가벼워 보이는 인상이었지만 진실한 것 같았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던 인물이었으니까.
“그나저나 듣던 대로 쓰래빠에는 한 인물 하시는 분들 뿐이군요. 얼굴로 조직원을 뽑는 건가요?
그래서야, 어디 예전처럼 성장이나 하겠어요? 과연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계에서 얼굴 따윈 통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움도 피로 얼룩지면 곧 끝이니까요. 지금 여기에 모인 사람들에게
당신들의 얼굴에 칼집을 내는 것 따윈 종이를 자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 녀석도 날 아니 우리 조직을 얕보고 있는 걸로 밖엔 보이지가 않는다.
솔직히 그것보단 너무나도 정곡을 찔러서 할말을 잃을 정도이다. 뒤에서 듣고만 있던 신이가 앞으로 나왔다.
“계속 듣고 있자니 꽤 거북한데? 우리 누가 센지 어디 한번 겨뤄볼까?”
재킷 소매를 걷어 올리려는 신이다. 자존심이 많이 상한 모양이다. 그건 신이뿐만이 아니라 내 뒤에 서 있는
우리 조직원 모두가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렇지만‥. 난 팔을 뻗어 신이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만해. 지금 네 실력으론 어림도 없어.”
“윽‥뭐?”
사실이니, 굳이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다. 신이는 분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이 아이를 다치게 할 수는 없다.
소이켠은 웃음을 띠며 신이를 보았다.
“당찬 고양이군요. 그 고양이 이름이 뭐죠?”
나에게 묻는 소이켠이다. 신이가 고양이라고? 난 신이를 걱정했다. 이 자존심 강한 아이가 자신을 고양이로 비유하는 남자를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덤빈다 한들 결과는 뻔하다.
“내 이름은 새신이다! 본명은 한신. 고양이가 아니란 말이다!”
신이는 다행이도 화를 억제하고 있었다. 자신의 본명까지 이야기하는 신이. 무척이나 열이 받은 모양이다.
소이켠은 가슴에 팔짱을 낀 체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곧 생각한 것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새신이라면, 저도 들은 적은 있지요. 서울에 분포하는 고양이들 중 아마 최고 라죠? 이거 실수했네요.
고양이가 아니라 살쾡이였는데. 그나저나 뜻밖인데요? 쓰래빠에 있을 줄은‥.”
“그럼 나는 고양이?”
뒤에서 궁시렁 거리는 유인이었다. 나름대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소이켠의 부하 한 명이 그의 귀에 대고 뭔가 속삭였다.
그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소이켠이다.
“그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뵙도록 하죠.”
그가 돌아서자 일제히 양 옆으로 벌어지는 남자들이었다. 부하들 사이로 지나가는 소이켠.
그의 부하들은 녀석이 지나가자 다시 모여 그를 따라간다. 호두와 몇몇 사람들은 그들을 향해 중지를 펼쳐들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신이는 소이켠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표정이 없었다.
“저 사람들을 잘 봐둬. 2년 후 우리가 쓰러뜨려야 될 사람들이니까.”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2년 후면 난 좀 더 강해져 있어야 한다. 아니 강해져 있을 것이다. 나의 부하들과 함께.
우리는 심각해지는 것도 잠시 배를 채우기 위해 접시를 하나씩 들었다. 뷔페 테이블을 따라 각자가 먹고 싶은 음식을 담기 시작했다.
테이블 정면으로 조직의 많은 보스들이 속속들이 눈에 들어왔다. 난 조직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 네 사람에게 차례대로 가르쳐 주었다.
우선 우리는 고기코너로 왔다. 길게 일자로 뻗은 테이블에는 갈비, 주물럭, 산적, 돈가스, 치킨 등 다양한 육류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돼지갈비 두 조각을 접시에 담으며 눈으로 맞은 편 과일코너에 있는 남자 한명을 가리켰다.
“저기 앞에 있는 저 남자가 바로 똥배파의 조춘이야.”
“머리에 왁스칠한 인간 말이야?”
옆에 서 있던 신이가 물었다. 제대로 보고 있었다.
“응. 대머리 맞아. 나이는 35세, 박치기가 특기지. 저 사람의 박치기는 1t이나 되는 강력한 이력이 있다고 해.
나야, 안 부딪혀봐서 잘 모르지만. 어쨌든 머리를 조심해야 돼. 이곳에 있는 대머리는 모두 저 남자의 부하들이야.
똥배파의 파율(派律)은 머리를 모두 미는 거야. 참고로 파율(派律)이란 조직의 규칙, 즉 법을 말하는 거야.
그러니깐 우리 조직의 파율(派律)은 한마디로 쓰래빠를 신는 거지.”
모두들 내 이야기를 심각하게 경청했다. 고기를 대충 주워 담은 우리는 앞 칸의 샐러드 코너로 갔다.
야채와 채소들이 종류별로 있었다. 난 칵테일 잔으로 건배를 하고 있는 두 남자를 가리켰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가 왕파의 왕봉지, 왼쪽에 있는 남자가 오늘의 주인공인 사아칸이야. 왕파는 부산에서 제일 가는 조직이야.
저 조직의 파율(派律)은 반드시 비닐봉지를 하나씩 지참하고 다니는 거야. 보스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부하들은 흰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지.”
“봉지를 왜 들고 다니노? 웃기네.”
호두가 양상추 하나를 깨물며 의문을 표시했다. 난 오이와 당근을 접시에 담았다.
“왕파의 특징은 비닐봉지로 상대를 질식하게 만드는 거야.
지친 상대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힘껏 눌러버리지. 잔인한 놈들이야.”
“강호파는?”
신이가 물었다. 강호파. 가장 어려운 상대이다.
“규모가 엄청나지.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거든. 이기려면 우리도 그만큼을 늘이는 수밖에 없어.
강호파는 10년간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경찰도 강호파라면 두 손, 두 발을 다 들 정도야.
강호파에겐 특이한 특징 같은 건 없어. 그렇다고 실력이 뛰어난 녀석들이 많이 모인 것도 아니지.
하지만 중상위(중[中]중에서 상[上])쯤 되는 실력을 지닌 자들이 고루 모여 있어. 그런 녀석들이 몇 백 명이나 된다고 생각해봐.
아무리 실력 좋은 사람을 열 명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절대 이길 수가 없는 거야.”
“조직원이 몇 백 명이나 된다는 거가?”
“그건 나도 자세히는 몰라. 하지만 확실한건 구제파와 배고파를 합친 정도라는 거야. 나도 민규한테 들은 거지만.
아차! 그리고 강호파에서 기억해두어야 될 인물은 바로 사아칸의 오른팔인 진형우야. 지금 여기엔 없는 것 같지만
우리랑 같은 나이야. 작년에 강호파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있어. 실력이 엄청나다던데.”
“나, 그 사람 알아.”
유인이었다. 진형우를 알고 있다고? 하긴,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닌다고 했으니까. 우리 모두는 유인이에게 집중했다.
하지만 정작 신유인 본인은 신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근데 나보다는 신이가 더 잘 알거야. 같은 학교에 다녔으니까.”
같은 학교? 그럼 S고에?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다. 신이는 강호파의 사아칸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사아칸은 칵테일 잔을 입술에 대고 있었다.
“진형우‥, 한때는 친구였지.”
신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 진형우와 신이가 친구였다니‥.
그럼 지금은 아니라는 소리인가? 왠지 더 들어야만 사실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신이의 표정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듯 했다.
후-, 어쩔 수 없지 뭐. 다음에 듣는 수밖에. 우리는 앞쪽에 있는 테이블로 건너갔다. 튀김코너.
탕수육을 비롯해 해산물이나 야채를 튀긴 음식들이 잔뜩 있었다. 이번에는 인상을 쓰고서 자신의 부하에게
호통을 치고 있는 한 남자를 가리켰다.
“대파의 한동구. 너희들도 아까 봤다시피 재수 없는 놈이야. 저 녀석은 절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
채식주의자지. 물론, 부하들에게도 권장하고 있어. 아니 그게 파율(派律)이지. 그 중에서도 생파를 즐겨먹어.
생 양파까지. 한마디로 말해 독종이지.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인간이야.”
희웅이가 미간을 찡그렸다. 녀석, 양파에 대한 아픈 추억이라도 있는 건가? 우리는 옆으로 걸어가 과일코너로 왔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들이 쌓여있었다. 난 오렌지를 시작으로 미친 듯이 과일을 접시에 담기 시작했다. 콕콕.
그런 내 어깨를 툭툭치는 유인이다. 난 사과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며 유인이를 보았다. 눈짓으로 희웅이를 살짝 가리킨다.
희웅이의 얼굴이 굳어있었다. 희웅이의 접시는 테이블 위에 얹어져 있었고 그의 두 손은 주먹을 꽈악 쥐고 있다.
어딘가를 매섭게 응시하고 있는 희웅이. 난 그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그 곳엔 마른 남자가 음식을 주섬주섬 챙겨 먹고 있었다.
배고파의 김빈곤. 이런‥ 저 녀석도 온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난 접시를 들지 않은 다른 한 손으로 희웅이의 주먹을 잡았다.
“저 말라빠진 인간은 누구냐?”
난 희웅이를 살피며 신이의 물음에 대답해주었다.
“인천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는 배고파의 보스, 김빈곤이야. 제일 비겁한 놈이지. 저 조직의 특징은 하나같이
모두 마른 사람뿐이라는 거야. 일부러 그렇게 뽑는 건지, 아님 굶는 건지 이유는 나도 모르겠어.
파율(派律)은‥ 잘 몰라. 어쨌든 가만히 놔둬서는 안 될 인물이지.”
난 과일을 더 담아야 했지만 희웅이 때문에라도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희웅이를 떠밀다 시피해서 온 곳은 죽코너였다.
난 그릇에 호박죽을 조금 담았다. 반대편에서 식혜를 퍼담고 있는 조직의 보스가 보였다.
“저 남자는 울산의 복고파 보스, 오진국이야. 즐겨 듣는 음악, 즐겨 입는 옷 모두 옛날 풍을 좋아한대.
나이는 32세. 옛날 것을 좋아하기엔 조금 젊지. 옛날 무기를 모으는 것이 취미래. 몸 어디에 표창 등 구식무기를 숨기고 있을 지도
모르니깐 조심해야 돼. 복고파의 파율(派律)은 옛날 것을 사랑하자래. 웃기지?”
“저기 점마는 딴지파 아이가?”
호두가 입구에 서 있는 남자를 가리켰다. 대구에 살아서인지 알고 있는 듯 했다.
“맞아. 대구에 있는 딴지파의 보스인 포천청이야. 저 조직의 특징은 이마에 있어.
우두머리인 포천청은 이마에 달 문신을 부하들은 별 문신을 하고 있지. 저 놈들에겐 절대로 인질로 잡혀서는 안돼.
이마에 문신을 새긴다는 소문이 있거든. 어떤 모양인지는 나도 몰라. 파율(派律)은‥.”
“배신은 곧 개작두 처리! 맞제? 들어서 안다.”
호두는 놈들의 파율(派律)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응. 딴지파의 아지트에는 큰 개작두가 하나 있댔어. 배신자나 적은 목을 잘라버린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믿어서 손해 볼 건 없지.”
네 사람 모두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한 사람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아, 맞아. 쪽파가 비웠군.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쪽파의 보스, 김월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스윽-. 그때 다른 쪽에 있던 민규가 내게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형님, 로비에서 김월래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데요. 어쩔까요?”
흐음, 오긴 왔다는 건가? 난 가겠다고 말하였다. 민규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난 들고 있던 접시를 호두에게 맡겼다.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 너희들은 여기 있어.”
난 민규와 연회장에서 빠져 나왔다. 문 밖에서는 태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월래, 과연 무슨 일로 날 찾는 것일까?
어쩌면 대파의 보스인 한동구에게 명령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날 잡아두거나 처리하라고.
난 양 옆에 민규와 태기를 끼고서 1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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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까이야기1□
First Story。그녀석의 슬픈인형.
Second Story。ⓐⓝⓖⓛⓔ" ⓣⓞⓡⓨ.
Third Story。 전국 고교 일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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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움트트트트!! 왠지 액숀이 있을것같은~즐거운 생각이...소리양의 무술실력..다시한번 보고싶사옵니다!!
그럼요!!+ㅁ+!!! 저도 청도양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두 동의해요!! 요즘들어 소리의 실력이 뜸하더군요.. =ㅅ=ㅋ
오오오오 과연 어떻게 될ㅈl, 기ㄷH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