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대화명이 하늘아기교주라고.. 싸이 방명이 교주를 믿으라 했다고 정말 나를 믿겠노라 하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정말 진정한 신도라며 나를 부를때 항상 교주님이라고 부르던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은 하나님의 자식이라며 기독교에 푹 빠져있는 그가 나는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과거 기독교에 광적으로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뒷통수를 연이어 맞았기에 광적으로 믿는 사람들을 보면 그때 그 상황이 생각나 가끔은 나도 모르게 멀리하게 될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은 계속 나에게 다가와주었고 시간이 흐른 뒤 나는 그 사람과 가까워져있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홈피에 글을 남기고 쪽지와 메일을 통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정말 솔직하고 편안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기억도 안나는 언젠가 장애인과 메일 친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메일 주소를 올려놓은 것을 보고 3년쯤 지나서야 연락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기억도 못했지만 알려준 주소로 들어가보니 제가 자원봉사자로 신청했던 메일과 내 소개를 읽어보고 메일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저보다 2살이 많았던 그 남자는 뇌성마비 1급으로 성수동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인천에서 태어났다며 제가 인천에 사는 것도 자신과 인연이 있는거라며 좋아했던 그 사람은 컴퓨터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사람이었고 다양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게임을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쪽지로 주고 받으면서 은근슬쩍 나를 좋아하노라 하는 말에 저도 모르게 장애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을 그어놓고 그 안으로 못들어오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잘난것은 아니지만 괜히 친해졌다 정들어 제가 그 안에서 못헤어나올까 겁이 나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끊임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했고 어느날 갑자기 아프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래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었기에 건강해져서 다시 소식을 주리라 생각을 했습니다. 오빠와 동생이 아닌 남자와 여자로써의 만남은 부담스러웠고 그래서 다음이라는 말만 하면서 그 사람과의 만남을 피했었습니다.
오랜만에 그 사람 홈피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싸이월드에서 클럽을 가입하고 사람들과 교류를 했기에 그 사람이 제 홈피에 안들어온지 한달이 되었다는 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일촌들 홈피에 들어가면서 오랜만에 들어간 그 사람의 홈피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아프다는 생각을 하면서 방명록을 하나하나 읽어보던 중 그 사람이 10일날 벽제화장터에서 한줌의 흙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천에 오면 같이 공원에 가겠노라 약속하고 성수동에 가게 되면 꼭 한번 들리겠노라 약속했던 것들이 생각나면서 무언가에 맞은듯 컴퓨터 화면이 정지된듯 제 머리속도 정지가 된듯 하였습니다. 장애인 복지를 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던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 사람에게 왜 선을 긋고 대했는가 제 자신에게 물어봤을때 저는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비장애인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선을 긋지 않았으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생각은 하지만 제 마음에는 또하나의 풀지 못하는 상자가 생겨버렸습니다. 그 사람에게 약속만 해놓고 하나도 지키지 못했던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머가 그리 바쁘다고 아무것도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제가 선을 그어놓아 마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빈소조차 없이 사망하자마자 예배를 드리고 화장터에서 한줌의 흙으로 변해버린 그의 마지막 모습은 너무나 편안해보였다고 합니다. 항상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했던 그이기에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제 마음의 울타리를 없애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를 받아들이려면 이 울타리를 없애고 오픈되어야 하는데 아직 없애지 못했습니다. 없앴다고 믿었지만 그것은 제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의 울타리를 없애버리고 싶습니다.
첫댓글 ㅠ.ㅠ 사이버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슴아픈 일이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교주님 힘내세요...
인생은 어차피 후회 속에서 사는것 아닐까요? 저질르고 후회하는 삶이 조금은 생동감 있는 다이나믹한 것이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다이나믹한 삶을 만들어 가는게 나을듯하군요. 그렇다고 이게 답은 아니고, 인생은 정답이 없는듯 합니다.
맞아요~끝이 없는게 인생사,,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지나고나서 돌이킬수없다는것을 ,,,,나영씨 너무괴로워하지말고 힘내세요,,현실을 어절수없엇잖아요,,
슬픈 이야기군요, 힘내십시요 , 자책은 금물입니다, 결혼하면 자유롭지 못해 봉사가 힘들어 질것 같았는데 전 오히려 더 편해졌습니다. 아마 결혼하면 뭔가 달라질겁니다.
인생으 기로에서는 당연히 쉽지 않겠지요...내가 개척해야 하는 일이기에...지킴이님 말씀대로 정답은 없는 거라도 생각 합니다....내가 마음열기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아무쪼록 힘내시고 고인에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