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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TEC 2026, AI·디지털 워터 넘어 ‘순환형 물경제’로
AI 기반 운영 최적화에서 물 재이용·에너지 회수까지
PFAS·신종오염물질, 사이버보안, 노후 인프라·인력난 대응
한국 20개 기업 참가, 펌프·관망관리, 시스템등은 참여 미흡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WEFTEC 2026은 세계 물산업이 단순한 수처리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AI와 디지털 기술, 물 재이용, 자원·에너지 회수, 기후변화 대응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핵심 키워드는 AI 기반 운영 최적화, 디지털 워터, 순환형 물경제(Circular Water Economy), PFAS를 비롯한 신종오염물질 대응, 사이버보안, 자동화, 인력난 및 Workforce Development로 압축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된 보다 중요한 변화는 ‘AI를 얼마나 도입했느냐’보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실제 상하수도 시설 운영에 어떻게 적용하고, 기존 운영인력의 역할을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전시제품들은 아직 파일럿 기능에 머문듯한 인상을 준다,
‘혁신을 위한 호기심’에서 현장 적용으로
WEFTEC 2026 개막 세션에서는 물산업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메시지로 ‘Curiosity as a Catalyst for Innovation(혁신을 위한 호기심)’을 제시했다.
기조연설에서도 기존 관행에 대한 재검토와 지속적인 학습문화의 정착,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의 모색, 차세대 물 전문가 육성이 강조됐다.
이는 AI와 자동화가 기존 인력을 단순히 대체하는 방향으로만 발전해서는 안 된다는 산업계의 현실적인 인식과도 연결된다. 숙련 운영자의 은퇴와 신규 인력 부족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장의 경험과 데이터를 체계화하고, 새로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WEFTEC에는 950개 이상의 기업이 전시에 참여하고 130개 이상의 기술 세션이 진행되면서 물산업의 최신 기술과 정책, 실제 운영사례가 폭넓게 소개됐다.
해외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온타리오·앨버타, 독일 바이에른,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이 국가 또는 지역 단위로 참가했으며 일본과 중국 기업들도 개별적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한국 기업 20개사 참가…기술 분야 다양화
한국에서는 한국물산업협의회(KWP)를 중심으로 한 공동관에 1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개별적으로 참가한 기업을 포함해 약 20개 기업이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주요 참가기업과 전시 분야는 ▲블루센(손창식·스마트 수질계측기) ▲로얄정공(박재덕·수처리기기) ▲솔브(조두혁·버터플라이밸브) ▲유앤유(유광태·광학식 스마트센서) ▲에너토크(이충열·전동액추에이터) ▲인우코퍼레이션(공성욱·이온교환섬유) ▲타셋(이동주·드럼스크린) ▲하이필엠(권상오·산업용 분리막) ▲윈택그로비스(이상훈·활성탄 재생설비) ▲자인테크놀로지(신민철·초음파 유량계) 등이다.
또 ▲코렉스코리아(이신우·GRP 조립식 물탱크) ▲투모로워터(김동우·하수처리공법) ▲에코베이스(최랑규·휴대용 자동채수기) ▲PPI America(이종호·PVC 배관) ▲TNE(박기철·터보블로워) ▲워터트리네즈(김인철·수처리 멤브레인) ▲싸이몬(안재봉·산업자동화 솔루션) ▲토이코스(엄준석·AI 기반 누수탐지 솔루션) 등이 참가했다.
국내 기업의 기술 분야가 수처리 장비에서 계측·센서, 자동화, 멤브레인, 배관, 누수탐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다만 대형 펌프와 스마트 펌프, 고도화된 관망관리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의 참여가 없어 아쉬움을 던져준다,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제품 단품보다 시스템 운영과 자산관리까지 결합한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겼다.
해외 전문지들이 본 WEFTEC 2026
WEFTEC 현장에 대해 미국등 해외 물산업 전문언론들도 AI를 단순한 신기술이 아니라 물산업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도구로 평가했다.
Wastewater Digest(WWD) 는 WEFTEC 2026의 주요 화두로 ▲AI 활용 ▲자동화 ▲사이버보안 ▲디지털 전환 ▲스마트 우수관리 ▲신규 펌프 및 수처리 장비 등을 꼽았다. 특히 Schneider Electric, Duperon, Hapman, Smith & Loveless 등 주요 참가기업의 신제품과 기술혁신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WaterWorld와 WEFTEC Show Daily 역시 물산업의 AI 도입 확대와 함께 책임 있는 AI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력 부족, 순환형 물경제, 사이버보안, 디지털 혁신을 물산업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으며, WEF의 100만 달러 규모 회원협회 지원 프로그램도 주요 뉴스로 다뤘다.
PR은 ‘Water-AI Nexus™’ 특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물 수요, AI 기반 운영 최적화, 정책과 규제, 사이버보안, 디지털 트윈, AI 에이전트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Amazon, Veolia, Xylem, WSSC Water 등 글로벌 기업과 기관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AI와 물산업의 접점을 논의했다.
WEFTEC 공식 미디어 역시 산업 트렌드와 기술혁신, 정책 논의 및 전시회 현장의 주요 이슈를 지속적으로 소개했다.
이들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전시회의 AI 관련 논의는 단순히 ‘AI 기술이 등장했다’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시설 운영, 예측분석, 디지털 트윈, AI 에이전트, 자동화 설비를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로 구체화되고 있다.
물 재이용·에너지 회수, 순환형 물경제가 새로운 축
이번 WEFTEC에서 또 하나 뚜렷하게 나타난 흐름은 Circular Water Economy, 즉 순환형 물경제다.
기존 하수처리장의 목표가 오염물질을 제거해 방류수 수질을 확보하는 데 있었다면, 앞으로는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물과 에너지, 영양염류, 바이오가스 등을 다시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술 세션에서는 물 재이용 확대와 관련해 ▲재이용수 기술 ▲물 재활용 정책과 규제 ▲실제 적용사례 ▲운영 노하우 등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State of Water Reuse’와 ‘Water Reuse 101’ 등의 세션을 통해 물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재이용수의 역할도 논의됐다.
자원회수 분야에서는 ▲하수슬러지(Biosolids) 자원화 ▲영양염류 회수 ▲바이오가스 생산 ▲에너지 회수 등이 다뤄졌으며, 물·에너지·자원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접근이 강조됐다.
특히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의 확대가 물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용수 확보와 재이용,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물관리 전략도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PFAS·신종오염물질 대응은 아직 ‘실증 단계’
PFAS를 비롯한 신종오염물질 대응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축이었다.
기술 세션에서는 하수처리 과정에서 PFAS의 추적과 관리, 규제 변화에 따른 대응전략, 오염원 식별 및 제거기술 등이 논의됐다.
전시장에서는 공기와 이온교환수지, 활성탄 등을 결합한 PFAS 처리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소개됐다. 다만 일부 기술은 아직 상용화가 완전히 정착됐다기보다는 파일럿 또는 실증 단계의 기술이 상당수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는 PFAS 문제가 단순한 하나의 처리공정으로 해결되기보다는 오염원 관리부터 분석·모니터링, 처리, 폐기물 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접근해야 하는 분야임을 보여준다. 미국에서의 PFAS는 3M이 미국 공공상수도사업자들과의 PFAS 관련 소송에서 최대 125억 달러 규모의 명목상 합의액, 현재가치 기준으로는 약 103억 달러를 부담하는 합의를 했다. 2024년 3월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지급기간은 13년으로 설정됐다. 이 자금은 PFAS를 검출했거나 향후 검출할 수 있는 미국 공공상수도사업자의 PFAS 대응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므로서 3M 사건은 PFAS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이는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경향이 크며 PFAS 기업들도 향후 물처리, 토양처리등에 법정 다툼이 아니라 ESG경영측면에서 적극 사회공헌을 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은 ‘에너지 소비 절감’에서 ‘에너지 생산’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최적화 역시 주요 기술세션의 핵심 주제였다.
하수처리시설의 탈탄소화를 비롯해 ▲질소 제거공정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바이오가스 및 에너지 회수 ▲온실가스 N₂O 저감 등이 논의됐다.
운영 측면에서는 질소·인 제거 공정(BNR)의 최신 기술, 혐기성 소화조 운영 개선, 저산소(Low DO) 운전, 침전지 성능 향상, 하수관로 유지관리와 세척 최적화 등 기존 처리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들이 소개됐다.
특히 하수처리장이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설에서 벗어나 바이오가스와 자원 회수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했다.
펌프도 ‘고효율 제품’에서 ‘스마트 운영’으로
전시장에서는 하수 이송펌프, 원수 및 정수용 대형펌프, 슬러지 이송펌프, 약품 주입용 정량펌프, 침수형(Submersible) 펌프, 고효율 에너지 절감형 펌프와 스마트 펌프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대거 소개됐다.
특히 미국의 노후 하수도 인프라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 펌프의 교체와 에너지 절감형 펌프의 도입이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전력소비 절감 ▲펌프 효율 향상 ▲유지관리 비용 절감 ▲IoT 기반 원격감시 ▲디지털 트윈 연계 운영 ▲고형물을 포함한 악조건의 폐수 대응능력 등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펌프 역시 단순한 기계장비 판매에서 벗어나 센서와 IoT, 원격관리, 예측정비를 결합한 스마트 장비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의 참여가 없어 미국 물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펌프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디지털 운영기술과 에너지 절감 효과를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관은 ‘제품’에서 ‘관망관리 시스템’으로
파이프 분야에서는 단순히 배관 제품의 품질을 강조하기보다 도시 물 인프라 개선과 관망관리 기술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가 중요한 관점으로 제시됐다.
노후 하수관거 관리, 누수 저감, 관망 유지보수, 자산관리(Asset Management)와 배관 기술을 연계하는 방식이 새로운 시장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시장에 약 7년 전부터 진출한 PPI America는 이번 전시에서 상수도용 PVC 파이프 시스템을 비롯해 지진(Seismic) 대응형 배관 시스템, 지반 액상화(Liquefaction)에 대한 내구성 강화, 부식이 발생하지 않는 배관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특히 PFAS가 검출되지 않는 미국 NSF 인증 파이프, 미국수도협회(AWWA) 규격의 상수도용 PVC관 305 PSI 등급, AWWA C907 PVC 이음관을 활용한 파이프 시스템 등을 부각하여 소개했다.
파이프와 일체형 급·배수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PPI America가 제시한 방향은 단순히 ‘PVC라는 재질의 장점’을 넘어 노후 상수도관 교체, 지진 대응 인프라, 부식 방지, 장수명화, 유지관리 비용 절감, 재난 대응형 수도 인프라 구축이라는 미국 물 인프라 시장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
기후변화와 노후 인프라…물관리의 ‘회복탄력성’ 강조
기후변화 대응과 인프라 회복탄력성 역시 WEFTEC의 중요한 축이었다.
기술 세션에서는 미래 강우 패턴을 고려한 ‘Rainfall Design for the Future’, 도시홍수 대응,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재난 및 비상상황 대응, 노후 상하수도 인프라 개선 등이 논의됐다.
이는 기후변화가 상하수도 시설의 설계 기준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평균 강우량이나 과거의 수요량을 기준으로 시설을 설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극한강우와 가뭄, 홍수, 시설 노후화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회복탄력성 중심의 물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디지털화가 빨라질수록 사이버보안도 중요
상하수도 시설의 디지털 전환이 확대되면서 사이버보안도 독립적인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스마트 센서와 원격제어, 클라우드 기반 운영, 디지털 트윈, AI 기반 자동화가 확산될수록 물관리 시설은 기존의 물리적 시설을 넘어 하나의 디지털 인프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물산업은 시설의 수질·수량·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데이터의 안정성, 시스템 접근권한, 원격제어 보안,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복원력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정책과 재원도 기술 못지않은 시장 변수
기술만큼 중요한 의제로 정책과 재원 조달 문제가 다뤄졌다.
미국 EPA의 물환경 정책 업데이트를 비롯해 수처리시설 투자재원 확보, 규제 대응 및 컴플라이언스, 인프라 투자와 프로젝트 일정 관리 등이 기술세션에서 논의됐다.
결국 물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제품 자체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각국의 규제와 인증, 공공 인프라 투자, 운영비용, 에너지 가격, 재원조달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실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확인됐다.
WEFTEC 2026이 보여준 물산업의 미래설계
WEFTEC 2026의 흐름을 종합하면 세계 물산업의 방향은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운영 최적화다. AI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해 처리공정과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고장을 예측하며, 운영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향이다.
둘째, 물 재이용과 자원회수를 결합한 순환형 물경제다. 물을 처리해 버리는 개념에서 물·에너지·영양염류를 회수하고 다시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셋째, PFAS 등 신종오염물질에 대한 전 과정 관리다. 분석과 규제, 오염원 추적, 처리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하는 분야다.
넷째, 기후변화와 노후 인프라에 대한 회복탄력성 확보다. 극한기후와 노후시설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인력의 전환과 새로운 물 전문인력 양성이다.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현장 운영자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고 AI와 자동화 시스템을 관리하는 새로운 전문역량이 요구된다.
결국 WEFTEC 2026이 던진 메시지는 ‘AI가 물산업을 바꾼다’는 단순한 기술적 선언에 머물지 않는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물 재이용과 자원·에너지 회수를 연결하며, 노후 인프라를 개선하고, 이를 운영할 새로운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물산업의 실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세계 물산업은 이제 개별 장비의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물의 취수·처리·이송·재이용과 에너지 생산, 자원회수, 시설운영, 데이터 관리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WEFTEC 2026은 이러한 변화가 이미 기술 전시를 넘어 실제 물산업의 시장과 운영방식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 전시회였다.
(환경경영신문 https://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환경경영학박사, 시인, 문화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