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쉽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첼시(잉글랜드)가 라치오(이탈리아) 원정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4-0 대승을 거두고 E조 선두를 유지하였다. 첼시의 에르난 크레스포,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카를로 쿠디치니는 자신들의 친정팀인 라치오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보이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반면 라치오는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홈에서 대패를 당해야만 했으며, 베르나르도 코라디를 비롯한 공격수들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수 차례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바람에 조 최하위로 처지고 말았다.
첼시는 전반 15분만에 크레스포가 프리킥 상황에서 베론의 슈팅을 골키퍼가 처낸 볼을 가슴으로 밀어넣어 선취골을 기록하였다. 크레스포는 이후에도 두 차례의 득점 기회를 맞이하였으나 골로 연결하지는 못하였으며, 라치오는 코라디의 슈팅이 번번히 상대 골키퍼 쿠디치니의 선방에 막히는 바람에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계속된 공방을 펼치전 양팀의 경기는 후반 초반 라치오의 수비수 미하일로비치의 퇴장으로 첼시 쪽으로 급격히 기운다. 미하일로비치의 퇴장으로 경기 주도권을 장악한 첼시는 후반 25분부터 10분 동안 아이더 구드욘슨, 대미언 더프, 프랭크 램프드가 한 골 씩을 터트리는 응집력을 발휘하며 라치오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 시즌까지 첼시의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팀을 이끌었던 지안프랑코 졸라가 경기장을 찾아 자신의 옛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해 눈길을 끌었다. 졸라는 현재 세리에 B 카타니아에서 뛰고 있으며, 그의 활약(4골)속에 카타니아는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첼시, 라치오와 함께 E조에 속한 베식타스(터키)는 스파르타 프라하(체코)를 홈으로 불러들여 호나우두의 해딩슛으로 1-0 승리를 거두고 조 2위로 뛰어올랐다.
H조의 AC 밀란(이탈리아)은 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카카의 그림같은 발리슛에 힘입어 브뤼게(벨기에)에 1-0 신승을 거두고 조 선두 자리를 탈환하였다. AC 밀란은 클라렌세 세도르프의 슈팅을 시작으로 주도권을 장악하였으나, 이후 상대 공격수 멘도사의 스피드에 고전하며 수비 불안을 노출한다. 파올로 말디니가 부상으로 교체된 데 이어 알레산드로 네스타가 멘도사를 방어하다 2번째 경고를 받는 바람에 퇴장을 당하고만 것. 수비의 핵 2명이 모두 빠진 데다가 수적인 열세까지 안은 AC 밀란은 이후 상대의 거센 공격에 시달렸으나, 디다의 선방과 멘도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이 따라주며 실점 위기를 가까스로 넘길 수 있었다. 결국 AC 밀란은 후반 종료 직전에 카푸의 크로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발리슛으로 연결한 카카의 드라마틱한 결승골로 1-0 승, 지난 경기에서의 패배를 깨끗이 설욕하였다.
같은 조의 셀타 비고(스페인)는 아약스(네덜란드)에 승리를 거두고 조 3위로 뛰어올랐다. 페테 뤼셍의 페널티킥과 사보 밀로세비치의 헤딩슛, 그리고 바그너가 연속골을 터트린 셀타 비고는 베슬리 송크와 라파엘 반 데 바르트가 한 골 씩을 만회한 아약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3-2 승리를 거두며 클럽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누렸다. 그러나 아약스의 수비수 야쿠부의 파울로 얻어낸 뤼셍의 페널티킥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판정이었다.
슈투트가르트는(독일)는 파나티나이코스(그리스)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E조 선두 자리를 유지하였다. 홈팀 파나티나이코스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슈투트가르트를 강하게 몰아붙였으나 골키퍼 티모 힐데브란트가 중심이 된 상대 수비진에 막혀 골을 터트리지는 못하였다. 이후에도 계속 슈투트가르트의 골문을 위협하던 파나티나이코스는 후반 15분에 미칼리스 콘스탄티누가 그림같은 중거리 슛으로 선취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하였으나, 그들의 기쁨은 잠시였다. 7분 뒤 상대 공격수 케빈 쿠라니의 크로스를 파나기오티스 피사스가 자책골로 연결하는 바람에 동점을 허용하고 만 것.
고전을 면치 못하다 다소 행운이 깃든 동점을 만들어낸 슈투트가르트는 이후 경기 주도권을 장악하며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였고, 후반 30분과 32분에 한 골 씩을 추가하며 역전에 성공한다. 쿠라니의 중거리슛과 쿠라니의 패스를 받은 힌켈이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슛을 터트려 순식간에 스코어를 3-1로 벌린 것. 결국 경기 초반에는 원정경기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던 슈투트가르트는 후반 중반 이후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대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으며,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파나티나이코스는 1무 3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은 사실상 물건너가고 말았다.
같은 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는 글래스고우 레인저스(스코틀랜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디에고 포를란과 루드 반 니스텔로이의 맹활약으로 3-0 완승을 거두고 승점 3점을 추가하였다. 전반 6분만에 포를란이 선취골을 터트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반 니스텔로이가 손쉬운 2골을 추가하며 홈 팬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선사하였으며, 반 니스텔로이는 29차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27골을 터트리는 위력을 발휘하며 간판 골잡이로서의 위용을 자랑하였다.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세르비아)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홈 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하며 F조 최하위를 벗어나는데 실패하였다. 파르티잔의 감독 로타르 마테우스는 경기 전의 인터뷰를 통해 승리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였으나, 상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신들린 듯한 선방에 막혀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호나우두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실수를 연발하였고, 라울 곤잘레스, 지네딘 지단, 루이스 피구의 슈팅이 모두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올리지는 못하였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비록 승리를 거두지 못하였지만 승점 10점으로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하였다.
전반 21분에 터진 배니 맥카시의 선취골을 끝까지 지킨 포르투(포르투갈)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데코의 공백 속에서도 올림피크 마르세이유(프랑스)에 1-0 승리를 거두고 F조 2위를 유지하였다. 마르세이유는 잘 싸우고도 디디에 드로바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과 상대 골키퍼 비토르 바이아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Man Utd: Howard, Gary Neville, Ferdinand, Silvestre, Fortune, Ronaldo, Phil Neville, Keane, Giggs (Bellion 67), Forlan (Kleberson 67), van Nistelrooy (Fletcher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