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正見] (319) 일 없는 사람(無事人)
항상 가볍고 아무 일도 없게 된다
심신이 가벼워지고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은 마음공부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다. /셔터스톡
깨달음이란 살면서 가진 모든 오온의 내용물이 본래 환영(공)인 것을 자기가 실체시하면서 일어난 마음고생이란 해프닝임에 활짝 깨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깨달으면 자기가 여태껏 가졌던 모든 생각이나 마음의 무거운 일들이 다 무게가 제로(0)인 공한 환영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 결과 눈앞에는 투명하고 밝은 본래의 순수청정한 의식만이 항상 현존하게 됩니다.
즉 그간의 모든 일들은 다 면전에서 생각, 감정, 감각으로 일어났는데, 정견을 통해보니 모든 오온활동의 본질은 결국 내가 그만한 무게와 아픔이라는 분별(자기최면)을 통해 스스로 만든 허깨비 같은 것들임이 드러난 것이지요.
그러므로 현실을 살면서도 항상 가볍고 아무 일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할 일이 전혀 없다는게 아니라 인연과 상황에 따른 해야 할 일은 있지만 그게 아무 무게감이 없으므로 마치 일 없는 사람처럼 삶이 온통 가볍습니다. 이것이 깨어난 이들이 다같이 공감하는 무사인(無事人)의 체험입니다.
사실 우리가 분별하지 않으면 그 평등지 상태에선 아무 일도 없지요. 그러던 것이 이런저런 생각, 감정 때문에 복잡한 일이 마음속에 생겨나면서 그 무게감 때문에 우리가 힘들고 괴로워지는 겁니다.
즉 인생의 무게란 사실 본질이 허깨비 같은 오온의 무게이건만 중생은 스스로 벗어나지 못합니다.
따라서 심신이 가벼워지고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은 마음공부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지 않고 생각에 의지해서만 공부한다면 그 생각이 만드는 무게 때문에 그의 삶은 아는건 더 많아질지 몰라도 점점 더 복잡하고 무거워집니다. 공부인은 스스로 이점에서 늘 돌아보고 경계해야합니다.
깨어난 자는 O자리를 머리로 알고자 하지도 않고 유지하려들지도 않습니다. 그런 유위행이 곧 생각과 느낌으로 만들어지는 분별망상이기 때문입니다.
부처와 중생의 차이는 바로 이것이니 깨어난 자는 분별에서 벗어나 그냥 자연처럼 존재하기에 저절로 면전에 본래의 O자리가 드러나게 됩니다.
글 | 김연수 한양특허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