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발규화(滿發葵花)
屋田滿發向日花옥전만발향일화
日出向日含微笑일출향일함미소
四月播種丈六尺사월파종장육척
菜蔬邊立風磬舞채소변립풍경무
<和翁>
옥상 텃밭에 해바라기 꽃이 할짝 피었네.
해가 뜨면 해를 향해 미소를 머금고 웃고 있네
사월에 파종 하였는데 육척이나 큰 키로
채소밭 가장자리에 서서 풍경소리에 맞춰 춤을 추네그려!
옥상 채소밭 가장 자리에 해바라기 씨를 지난 4월에 듬성듬성 심어 놓았더니, 유월 중순이 되자 키가 훌쩍 커서 환한 미소로 해를 향해서 웃고 있다. 채소밭 가운데는 쉼터 심우정(尋牛亭) 정자(亭子) 처마 끝에 풍경(風磬)소리가 나면 장단(長短)에 맞추어서 해바라기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되면서 도리 생태(生態) 춤(舞)을 춘다. 오색 풍선 바람개비까지 빙글빙글 돌아가니, 총천연자연(總天淵自然) 채소밭이 그대로가 생태공연장(生態公演場)이다. 감독은 천지조화옹(天地造化翁)이고, 조감독(助監督)은 여여법당(如如法堂) 당주(堂主) 화옹(和翁)이고, 출연진(出演陣)은 텃밭에 심어진 각종(各種) 채소(菜蔬)들이다. 거기다 올해는 토종(土種) 백봉오골계(白鳳烏骨鷄)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살고 있으니, 21세기 도중(都中) 요처(鬧處)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삼십년전에 한의원을 할 때 어떤 동양화(東洋畵) 그림을 그리는 화가(畫家)가 농촌(農村) 가을 추수(秋收) 풍경화(風景畵)를 가지고 와서 사달라고 부탁을 해서 그린 그림을 보았더니, 옛 고향 시골 농촌의 농사 벼 베기 풍경화를 다섯 가지 부록으로 설정하여 그림은 썩 잘 그렸는데, 그림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인 화제(畫題)가 없는 것이 흠(欠)이 눈에 띄어서 화제(畫題)를 써넣어서 가지고 오면 사겠다고 했더니, 그림은 그릴 줄 아는데 화제(畫題) 시구(詩句)는 쓸 줄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림을 보고 느낀 것을 수구로 적어주었다. 산도 좋고 물도 좋은 평수 촌마을에(好山好水平水村) 배고프지 않고, 춥지 않으니, 만사가 족하구(不飢不寒萬事足)나! 다. 춘궁기(春窮期) 보리고개를 삼시 세 때 굶다싶이 배곯고 살았던 화옹인지라, 그림 속에 가을 추수 풍경화는 써주고 보니, 그림이 그대로 태평성대의 삶을 구가하는 그림으로 살아났다. 사람 사는 이상향(理想鄕)은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지만 그곳을 가본 사람도 없고 말로만 전해진다. 그러니 각자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 거처지족(居處知足)이 무릉도원(武陵桃源)이다. 매사에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마음먹으면 그곳(해바라기 꽃 핀 곳)이 무릉도원이 아니겠는가? 생각이 든다. 얼벗님들! 날씨가 무척이나 덥습니다. 무더위에 무탈 건강들 하십시오. 해바라기꽃 단상이었습니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