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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방금 전
| 두들링·크로스해칭에서 도자기까지… 관계와 고독, 공감과 희망을 담은 ‘달토끼’의 세계 진킴(Jean Kim) 작품세계...그림의 출발점, ‘외로움’과 ‘관계’ 작품 관람과 감상 포인트...‘보는 그림’이면서 ‘읽는 그림 |
InORBIT SPACE(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9 인오빛 갤러리)
[미술여행=김예은 기자]시각예술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진킴(Jean Kim)이 오는 8월 26일(수)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InORBIT SPACE(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9 인오빛 갤러리)에서 오랫동안 인물과 풍경, 도시의 순간을 특유의 서정적인 시선으로 순간 순간을 기록해온 사진가 안웅철과 익숙한 형태와 기능을 해체하고 다시 바라보며 선과 재료를 통해 새로운 존재와 의미를 만들어내는 김대성이 참여하는 ‘Rabbit Moon’ 3人전을 개최한다.
서로 다른 매체와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3人의 작가가 한 공간에서 만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부터 풍경과 기억, 관계와 내면의 감정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진킴은 오랫동안 구축해온 ‘달토끼(Rabbit Moon)’의 세계를 두들링과 크로스해칭, 도자기 등 서로 다른 작업 방식으로 선보인다. 작가 자신의 분신에서 출발한 달토끼는 달에서 소원별을 만들다 지구로 내려와 수많은 존재와 관계를 맺으며 외로움과 기대, 실망과 위로를 경험한다. 진킴은 이 작은 존재를 통해 관계 속의 고독과 연결, 공감과 희망이라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이야기해왔다.
진킴(Jean Kim) 작품세계...그림의 출발점은 ‘외로움’과 ‘관계’
진킴(Jean Kim)은 단순히 ‘귀여운 동물을 그리는 그림책 작가’로 보기보다, 고독·관계·소속감·희망을 동물 캐릭터와 서정적인 서사로 풀어내고, 이를 그림책에서 회화·두들링·도자·공간 작업으로 확장해온 작가다. 현재 한국과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그림책 작가·일러스트레이터·디자이너이자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아티스트다.
진킴(Jean Kim) 은 그림책 작가·일러스트레이터·디자이너이자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아티스트다.
진킴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정서는 의외로 외로움과 소외감이다. 작가는 초기 인터뷰에서 개인 작업의 주제를 관계에서 비롯되는 ‘loneliness and alienation’이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와 그들이 들려주는 외로움의 경험을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했다.
진킴의 이러한 성향은 초기 개인 프로젝트인 'Betweener'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Betweener'는 성별도, 나이도, 친구도 명확하지 않고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존재다. 작가는 이 캐릭터를 현대인이 인터넷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느끼는 고독과 소속 욕구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진킴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핵심 구조는 고독에서 누군가를 향한 욕망, 관계의 형성으로 연결되어 희망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핵심구조를 가장 잘 완성시킨 캐릭터가 ‘달토끼’이다. 그래서 진킴의 대표적인 모티프는 'Rabbit Moon', 즉 ‘달토끼’이다.
진킴의 대표적인 모티프는 'Rabbit Moon', 즉 ‘달토끼’이다.(이미지: 작가 제공)
달토끼, 단순한 어린이 캐릭터 아니야
작가의 ‘달토끼’는 한국에서 달을 바라볼 때 ‘달에서 방아를 찧는 토끼’를 떠올리는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진킴은 이 한국적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달토끼가 사람들의 소원을 받아 별로 만드는 존재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2018년 출간된 그림책 <Rabbit Moon>에서는 사람들이 종이비행기에 소원을 적어 달로 보내면 달토끼가 그것을 빻아 별로 만든다. 그런데 정작 수많은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달토끼 자신은 외롭다. 결국 지구로 내려가 친구들을 만나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여기서 달토끼는 단순한 어린이 캐릭터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만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 그리고 그 고독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견디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존재에 가깝다.
진킴 작가의 최근 작업에서는 이 달토끼가 작가 개인의 분신을 넘어 현대인의 감정을 투영하는 상징적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는 자료에서도 달토끼를 ‘고독과 연결, 단절과 공감,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담는 존재로 설명한다.
진킴의 작업에서 그녀는 한국적 소재를 ‘한국적인 그림’에 가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Rabbit Moon'의 흥미로운 점은 민속적 소재를 사용하지만 전통 회화의 형식이나 한국적 장식성을 직접적으로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킴은 ‘달토끼’라는 한국문화의 기억을 가져온 뒤, 이를 ①소원 ②별 ③여행 ④외로움 ⑤친구 ⑥귀환 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 구조로 변환한다.
그래서 'Rabbit Moon'은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달토끼이면서도 해외 독자에게는 ‘외로운 달토끼가 친구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읽힌다. 실제로 Scholastic 역시 이 작품을 한국 민속에서 영감을 받은 wishes, play, loneliness, friendship의 이야기로 소개했다. 이는 진킴 작업의 중요한 특징으로 읽혀진다. 한국적인 소재를 정체성의 표식으로 내세우기보다 보편적인 감정으로 번역한다.
진킴 그림의 시각적 특징...‘부드러움’과 ‘손의 흔적’
그림책 시기의 작품을 보면 디지털 일러스트처럼 지나치게 매끈하지 않다. 진킴은 기본적으로 연필, 펜과 잉크, 종이의 질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흑백 작업을 먼저 한 뒤 스캔하고 디지털로 색을 입히는 방식을 사용했으며, 연필을 문지르거나 펜으로 크로스해칭(cross-hatching)을 만들어 종이 위의 물성을 살린다. <Rabbit Moon>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명확하다. 연필로 그린 화면에 디지털 컬러를 더하고,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처리하며 어두운 밤의 배경과 밝은 별빛을 대비시킨다. Kirkus는 이러한 표현이 작품 전체에 포근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고 평가했다. <Wide-Awake Bear>에서도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디지털 채색된 그래파이트 연필 그림의 부드러운 질감이 겨울 동굴의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진킴의 그림은 대체로 둥근 형태 + 낮은 채도의 색 + 연필의 입자 + 부드러운 명암 + 작은 동물 캐릭터라는 시각 언어를 갖는다. 하지만 최근 작업을 보면 ‘귀여움’보다 ‘밀도’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최근 진킴의 회화·드로잉에서는 또 다른 특징이 강하게 나타난다. 하나의 화면 안을 △사람, △토끼, △동물, △로봇, △우주선, △악기, △음식, △식물, △사물 같은 수많은 작은 이미지가 거의 빈틈없이 채워진다.
실제로 최근 진킴의 회화·드로잉에서는 또 다른 특징이 강하게 나타난다. 하나의 화면 안을 △사람, △토끼, △동물, △로봇, △우주선, △악기, △음식, △식물, △사물 같은 수많은 작은 이미지가 거의 빈틈없이 채워진다. 진킴은 두들링(doodling)과 크로스해칭을 반복하면서 작은 이미지들을 축적한다. 가까이 보면 각각의 캐릭터가 서로 다른 행동과 상황에 놓여 있고, 멀리서 보면 이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형상을 만든다. 이 방식은 작품의 내용과도 연결된다. 하나의 존재 → 다른 존재와 연결 → 수많은 존재 → 하나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화면을 꽉 채우는 것은 단순한 장식적 두들링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관계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진킴의 그림... ‘보는 그림’이면서 ‘읽는 그림’
진킴 작품을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볼 때 꽤 관심을 모은다. 일반적인 그림책에서는 A 장면 → B 장면 → C 장면 순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반면 최근 회화에서는 수백 개의 장면을 한 화면 안에 동시에 넣는다. 따라서 관람자가 어느 캐릭터를 먼저 보고 어디로 시선을 이동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최근 작가 소개에서도 이를 ‘보는 그림이면서 동시에 읽는 그림’이라는 특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진킴이 그림책에서 익힌 스토리텔링의 방식을 회화로 확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진킴은 최근 회화에서 도자·입체·공간으로 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작업이 평면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달항아리를 연상시키는 둥근 도자 표면에 달토끼와 작은 존재들을 가득 그려 넣거나, 입체 및 공간 작업으로 ‘Rabbit Moon’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둥근 도자 자체가 하나의 행성처럼 작동하면서 그림 속 세계가 실제 공간으로 나온다는 구조다. 이는 진킴의 이력에서도 잘 확인이 된다. 〈Rabbit Moon: Wish Star〉, 〈Rabbit Moon: The Journey〉, 〈Rabbit Moon: My Universe〉, 〈Search for the Moon Rabbit〉 등 Rabbit Moon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진킴을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소개한다면 이는 작가 활동의 절반 정도만 설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그림책 → 캐릭터 → 드로잉 → 회화 → 오브제·도자 → 공간으로 하나의 서사적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아티스트에 더 가깝다.
두들링·크로스해칭에서 도자기까지...관계와 고독, 공감과 희망을 담은 진킴의 ‘달토끼’ 세계
수많은 작은 이미지와 이야기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두들링(doodling)은 진킴의 대표적인 조형 언어 중 하나다.
수많은 작은 이미지와 이야기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두들링(doodling)은 진킴의 대표적인 조형 언어 중 하나다. 언뜻 유쾌하고 복잡한 세계처럼 보이는 화면에는 수많은 사람과 동물, 사물과 달토끼가 뒤섞여 있다. 관람객은 그 안에서 달토끼를 찾아가며 작품을 직접 탐색하게 되고, 작가는 이를 통해 많은 존재와 함께 있으면서도 때로는 홀로 남겨진 듯한 인간의 감정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크로스해칭(cross-hatching) 작업은 반복되는 가느다란 선을 겹겹이 쌓아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낸다. 수없이 축적된 선 사이에서 달과 우주, 달토끼의 형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행위는 진킴에게 단순한 표현 기법을 넘어 시간을 축적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밀도 높은 두들링의 세계와는 또 다른 고요하고 내밀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작업과 함께 도자기로 확장된 ‘Rabbit Moon’의 세계도 만날 수 있다. 전통적인 형태의 백자 위에 수많은 이미지와 달토끼를 그려 넣음으로써 캔버스와 종이에서 시작된 서사를 입체적인 오브제로 옮겨간다. 서로 다른 재료와 표면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이러한 시도는 진킴이 구축해온 세계가 하나의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보다 확장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킴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각정보디자인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 겸임교수이자 기초조형학회 논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 Writers House 에이전시 소속 작가로 미국 Scholastic과 HarperCollins 등을 통해 그림책을 출간해왔으며 국제적으로 작품을 소개해왔다. 회화와 드로잉, 출판과 서사를 넘나드는 경험은 현재의 ‘Rabbit Moon’ 세계를 구축하는 또 하나의 기반이 되고 있다.
전시에는 진킴과 함께 김대성, 안웅철 작가가 참여해 서로 다른 시선과 작업 세계를 펼쳐 보인다.
김대성은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익숙한 형태와 기능을 해체하고 다시 바라보며 선과 재료를 통해 새로운 존재와 의미를 만들어낸다. 상처와 치유, 완전함과 불완전함,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가 익숙하다고 여겼던 대상에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김대성은 우리가 사물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안웅철은 오랫동안 인물과 풍경, 도시의 순간을 특유의 서정적인 시선으로 기록해온 사진가다. 가나아트센터 레지던시를 거쳐 세 권의 에세이를 출간하고 여러 차례 전시를 열었으며, 독일의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ECM Records의 국내 유일 커버 아티스트로 30여 장의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와 대한항공 기내지 등에 사진을 기고해왔으며, 최근에는 삼성문화재단 60년사 제작에 대표 사진가로 참여하는 등 사진을 중심으로 출판과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달토
세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교차한다.
세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교차한다. 김대성이 익숙한 대상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제안한다면, 안웅철은 사진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시간과 풍경을 서정적인 장면으로 붙잡는다. 진킴은 선과 이미지, 서사가 중첩된 화면을 통해 개인의 감정과 관계를 하나의 세계로 구축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세 작가의 시선은 각자의 언어를 유지하면서 하나의 공간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전시가 열리는 InORBIT SPACE는 예술과 미식, 사람 사이의 교류를 결합한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인오빛은 예술을 매개로 서로 다른 시선과 취향이 만나고 새로운 대화와 경험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편 오는 8월 26일(수)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오프닝 파티는 김다솜 아나운서가 행사를 진행한다. 큐레이션 세션도 마련된다. 오후 6시와 7시 두 차례 진행되는 세션을 통해 참여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관람객들과 나눌 예정이다.
오프닝 당일에는 3층 InORBIT Dining에서 프라이빗 다이닝과 네트워킹도 이어진다. 한남동 전시는 달토끼가 만들어온 세계가 회화와 드로잉, 도자와 공간을 거쳐 관람객의 현실과 다시 만나는 자리다.
●진킴, 달토끼‘Rabbit Moon’...한남동 InORBIT SPACE서 김대성·안웅철과 3人전
◑전시명: 김대성·안웅철·진킴 3인전
◑전시 일정: 오프닝, 2026년 8월 26일(수) 오후 6시~9시
◑전시 장소: InORBIT SPACE 1F / InORBIT Dining 3F(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9
◑참여 작가: 김대성 · 안웅철 · 진킴(Jean Kim)
◑큐레이션 세션: 김다솜 아나운서 / 오후 6시·7시
◑주최: 인오빛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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