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달리 비가 그쳤기에 우산 없이 버스에 탔다. 아저씨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신 고마우신 주민 분 덕분에 아저씨는 앉아서 노래교실까지 도착하실 수 있었다.
“나 이 사람 알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다른 회원 분을 아신다고 하시며 직원에게 소개해 주시는 아저씨, 두 분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며 노래교실로 들어가셨다.
“제가 드릴 말씀이 있어요 여러 분들~”
회장님께선 회원 분들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시며 전달 사항을 전하셨다.
첫 번째 말씀은 회식 장소와 메뉴 정하기였다. 노래교실 방학인 8월이 되기 전에 회식을 한 번 할 예정이라고 하시며 날짜와 장소를 정해야 한다고 하셨다. 직원은 아저씨에게 잘 설명 드린 뒤에 원하시는 날짜와 메뉴에 손을 들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좋아유~”
아저씨는 7월 둘 째 주와 셋 째 주 모두 좋다고 손을 드셨다. 회식 날은 7월 17일 셋 째 주로 정해졌다.
회식 메뉴를 정할 때에도 아저씨는 순두부찌개와 짜글이 둘 다 좋다고 하시며 손을 드셨다. 메뉴는 짜글이로 정해졌다.
두 번째 말씀은 당부 사항이었다. 노래교실에서 회원 분들이 신으시는 슬리퍼 양 쪽을 잘 끼워서 정리하지 않으면 다 섞이니 잘 끼워서 정리해달라는 부탁이셨다. 아저씨께 잘 설명 드리니 알겠다고 하셨다.
“아저씨 오늘 장순자 선생님도 만나셨는데 여름옷 사러 같이 가실 수 있는지 여쭤보시겠어요? 제가 고르는 거보단 장순자 선생님이 더 잘 골라 주실 것 같아서요”
“반팔? 물어볼까?”
아저씨의 체중이 감소했고, 낡은 옷도 꽤 있기에 여름옷을 장만하셔야 했다. 젊은 직원이 고르는 것 보단 동년배의 어르신이 함께 골라 주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기에 아저씨께 여쭸더니 좋다고 하셨다.
“옷 사러 가자 옷!”
“옷? 뭐 묻었어?”
“옷 사러 가자 반 팔!”
“뭐라는겨?”
직원은 뒤에서 듣고 있다가 두 분의 대화를 잠깐 거들었다.
“아저씨께서 여름옷을 장만하셔야 하는데 같이 사러 가자고 하시는 거예요”
“아~ 옷 사러 가자고? 그래 가자”
“내가 커피 사줄게”
“그려 예쁜 옷 사러 가자 같이!”
“좋아유”
조만간 일정을 잡아 함께 옷 사러 가시기로 하셨다.
노래교실을 마치고 돌아가며 실내화를 운동화로 갈아 신어야했다. 아저씨께서 슬리퍼 양 쪽을 끼우지 않고 그냥 정리하시기에 직원은 옆에서 아까 회장님의 말씀을 다시 설명 드렸다.
아저씨께선 슬리퍼를 끼우신 뒤에 잘 정리하시고 노래교실에서 나오셨다.
2024년 7월 3일 수요일 최승호
아저씨 옷 사시는데 장순자 선생님이 동행해 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시게 제안 잘 하셨네요. 흔쾌히 같이 가자고 이야기 해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