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야학교
형설야학교는 1980년 10월 3일 사랑, 성실, 봉사라는 교훈을 걸고 부산 사하구에서 개교를 했습니다. 형설야학은 노동야학의 형태가 아닌 순수야학으로 지난 30여년간 지역 사회내 교육소외계층에 대해 무료로 검정고시 교육을 실시 했습니다.
형설야학의 학생과 선생
형설야학은 다른 야학과 마찬가지로 학생을 배우면서 가르친다라는 의미로 학강, 선생을 가르치면서 배운다라는 의미로 강학이라고 지칭합니다. 이는 서로 일방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는게 아닌 상호간에 배움과 가르침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들에게 단지 지식만을 전달해드리고 우리는 이들에게서 많은 삶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고 갑니다.
형설야학의 주된 학강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여성분입니다. 이 분들은 지난 시간 작게는 가족의 발전, 크게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 10대 시절부터 지금은 누구나다 누릴 수 있는 기회에 학업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지금까지 일을 하시고 계신 분들입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그분들의 인생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를 보자면
"내가 부산에 국민학교 6학년에 왔는데 이제 한학기만 더 다니면
졸업장을 주는데 부모님이 못보내게 하는기라. 가시나가 배워서 뭐하겠냐고
너네 오빠 공부시킬려면 돈이 필요하니 가서 일해야지 무슨 공부냐고
내가 울며 울면서 제발 국민학교 졸업장만 따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그냥 부모님이 공장으로 보내버리드라. 그리고 오빠 뒷바라지 한거지.
그래도 내가 터울이 큰 언니들이 있어가 그 언니들이 내를 불쌍하게 여기서
공민학교 야간에 몰래 보냈는데 어머니가 그걸 알아가지고 또 집에 끌려가서
많이 맞았지 뭐...그래서 오빠 뒷바라지 했는데 오빠는 성공한 뒤로 내를 무시하고
난 아직도 이렇게 산다...."
대부분의 학강들은 이런 식으로 10대 시절부터 일을 해왔는데 여전히 생활환경이 좋지 못해 야학에 찾아오게 됩니다. 생활환경이 나아졌다면 지금의 야학에 오지 않고 검정고시 학원이나 학교등에 들어가면 되지만 그러지못해 야간에 실시하며 무료교육인 야학에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형설야학교의 수업은?
저희는 한글반, 초등반, 중등반, 고등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형설야학교의 재정은?
정부지원금을 받지만 그 지원금은 5월~12월, 사실상 5~11월까지 지원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연말 정산때문에 12월 초에 집행이 끝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12월부터 4월까지는 형설야학의 자체재정으로 살아가는데 매달 드는 임대료, 교재비, 복사비 등등 상당한 금액이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야학이라는 인식(아직도 야학이 있냐? 빨갱이 집단이 아닌가)하는 실정으로 기타 복지관이나 이러 곳에 비해서 야학들은 단돈 한푼 후원받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현재 헌법에서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이 평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던 분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박탈당한 교육의 기회때문에 평생 수치심을 가지고 살고 있으며 사회에 나가서는 까막눈이라 부끄러워서 은행 및 관공서도 못가고 아니면 학력이 높지 않아서 생활형편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취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많은 불편함을 감수 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러분들의 주위에는 교육소외계층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그들이 부끄러움때문에 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잘 모르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우리라도 무료로 그들을 학습을 도와주자고 해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 현재 야학입니다. 하지만 야학운영이 점점 힘들어 지고 있는 실정이지요.
다른 곳은 정기후원자다 아니면 기타 기관들이 관심들이 많아 후원과 지원을 많이 받고 있으나 야학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직도 야학이 있나 아니면 뭐하는 곳이나 등 의심을 눈초리를 받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교육이라는 특수성때문에 그들 역시 꺼리게 됩니다. 공부하는거면 뭐 살만한거지~하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배우지 않고서는 무시당할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 그리고 그 사회안에 들어갈려고 해도 돈이 부족한 실정. 이게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웃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야학에 오지만 야학은 난방비, 냉방비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형설야학에는 일전에 학창시절을 겪지 못하셨던 분들을 위한 중요한 행사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졸업식’. 둘째, ‘형설의 밤’. 셋째, ‘형설 주점’. 넷째, ‘형설 봄나들이’ 정도를 그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위의 행사들 중 ‘형설의 밤’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졸업생과 재학생, 현직강학과 퇴직강학들 모두가 만나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고 다과와 함께 즐길만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일종의 학교축제입니다. 그리고 ‘형설주점’은 6월 즈음 야학 근처 소박한 주점을 임대하여 당일 매출액을 지급하며 식사와 더불어 반주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현 야학 가족들과 이전 야학 가족들 모두가 모여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나 ‘형설의 밤’과 같은 축제이겠습니다. ‘형설 봄나들이’는 이름 그대로 봄 소풍을 의미하여 4월 중,고등 검시를 마친 시점에서 그동안 고생하신 학강 분들을 위해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가서 부담 없이 즐기고 야학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소소한 이벤트를 즐기는 행사입니다. 마지막 ‘졸업식’은 형설야학에서 가장 의미 있는 행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야학에 검정고시 준비를 위해 나오시는 분들은 졸업장이라는 한 장의 종이 때문에 오랜 기간 가슴앓이 하며 지내오셨습니다. 이분들에게 졸업식이란 단순히 합격증을 전해 받는 형식적인 행사가 아닙니다. 짧게는 4~5개월 길게는 9~10개월 동안 압축된 3년간의 정규 교육과정 내용들을 학습하기 위해 생업에 종사하시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버텨왔던 노력의 결실을 전해 받는 순간입니다. 따라서 저희 형설야학은 이런 귀중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하실 수 있도록 어머님 아버님께 강학들의 편지를 전해드리고, 다과와 함께 야학에 재학하던 시절을 추억으로 되짚으며 담소를 나누고, 간단한 몇몇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음 희망해에 이렇게 희망모금을 신청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런 행사들 때문입니다. 형설야학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은 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하거나 진부한 일들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야학 가족들에게는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든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들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뿐 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형설야학에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며 찾아오시는 부산 사하구 괴정 일대의 수많은 어머님 아버님들께도 마음속 응어리를 녹여드릴 귀중한 시간이 될 것 이라는 점 또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교육 사각지대에서 상처받았던 많은 분들께 배움의 기회 그리고 평생 부러움으로 남을 학창시절이라는 추억을 만들어 드릴 수 있는 형설야학으로 오래도록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될 수 있게끔 희망한줌 쥐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형설야학을 도와주세요.
첫댓글 와우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