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그랜드캐년을 하이킹하던 남성이 지난 주말에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돼 끝내 숨을 거둬 지난 3주 동안 이 국립공원에서 세 번째 희생자로 기록됐다고 abc 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0세 남성이 지난 7일 의식 없는 채로 발견된 곳은 브라이트 앤젤 트레일 들머리에서 100피트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고 그랜드캐년 지역 커뮤니케이션 센터가 전했다. 주위에 있던 이들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응급요원들도 현장에 달려왔지만 하이커를 소생시키지 못했다.
앞서 이달 1일에는 그랜드캐년의 리버 트레일에서 절반쯤 반응이 없는 69세 하이커가 발견됐는데 그는 나중에 의식을 잃고 말았다. 역시 행인들과 국립공원관리공단(NPS) 직원들이 소생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숨진 이는 텍사스주 오스틴 출신 스콧 심스로 확인됐는데 그는 팬텀 랜치란 곳에 접근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NPS는 트레일의 툭 트인 곳들의 수은주가 그늘에서도 섭씨 49.8도 이상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PS는 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협곡 아래를 걷는 일은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어려움에 처한 하이커들을 돕는 손길도 여름철 제한된 인력과 구조요청 급증, 직원들의 안전 수칙 준수, 헬리콥터 운항을 막는 기상 조건 때문에 지체될 수 있으니 탐방객이 스스로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서부에서 적어도 7명이 폭염 등의 원인이 촉발돼 숨진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고 NBC 뉴스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 5일 오레곤주에서 5명이 숨졌는데 이들의 죽음은 아마도 폭염과 관련된 것으로 조사 중이라고 멀트노마 카운티 검시사무실이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는 모터사이클리스트가 일사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6일에도 다른 한 명이 폭염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새크라멘토 출신 케빈 게르하르트란 남성도 폭염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NBC 계열 현지 방송 KCRA가 전했다.
데스밸리에서는 섭씨 55도까지 치솟은 온도계 앞에서 인생샷을 촬영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