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와 추억 만드려고
'길면 6개월 삶' 40代, 세 살·두 살배기 자녀와
놀이동산서 애틋한 추억 만들기
아빠 아픈지도 모르는 아이들… 회전목마 타며 "아빠, 아빠"
이동식 침대에 누운 아빠는 엷게 미소 지었다 "좋아, 좋아요… 좋습니다"
1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놀이공원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시한부 신경암 환자 박상은(44)씨와 딸 현주(가명·3),
아들 영수(가명·2)가 온 것이다. 박씨의 아버지와 누나들,
조카 그리고 병원 측 의료진과 봉사자들과 함께였다.
박씨는 얼마 전 병원에서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이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박씨가 겪는 병은 신경종양.
신경에 종양이 생기는 유전성 질환인데,
1000명에 1명이 걸리는 희귀병이다.
이날 박씨는 이동식 침대에 누운 상태였다.
키가 171㎝인 박씨 몸무게는 50㎏이 채 되지 않았다.
종양 덩어리들이 튀어나와 살갗이 울퉁불퉁했다.
이날 박씨는 두 아이가 회전목마를 타는 모습을 지켜봤고,
가을꽃이 핀 화단에서 아들딸과 사진을 찍었다.
"애기들이 어려서, 아빠가 아픈지 어떤지도 몰라요" 하고
박씨의 조카 우영화(28)씨가 말했다. 아이들은 "아빠, 아빠" 하며
사촌 누나 품 안에서 박씨에게 손을 흔들었다.
박씨의 누나 재현(47)씨는 "동생이 오랜 투병 생활을 해서
바깥나들이는 4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수원시에 있는 병원에서
이곳 용인시 에버랜드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남짓.
앰뷸런스 안에서 박씨는 구토를 수차례 했다.
그래서 박씨는 점심도 못 먹고 누워서 아이들 먹는 모습만을 바라봐야 했다
신경암은 일반 암과는 달리 전이가 20~30년간 서서히 진행된다.